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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브릿지에 금합금 대신 '거미섬유' 쓴다

특허 낸 정록영 원장 "삭제없이 훨씬 강한 고정력 가능"

 
치과의료의 가장 큰 과제는 결손치아를 대체할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일이다. 크라운브릿지가 오랜기간 그 자리에 있긴 했지만, 술자도 환자도 지대치를 과도하게 삭제해야 한다는 점이 영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 때 휴먼브릿지라는 최소 침습 방식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역시 '금속도 오래 사용하면 탄성을 잃게 된다'는 상식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힘을 잃고 말았다.

임플란트가 보편화 된 현재로선 '보다 효율적이기'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연치 성능의 70%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 임플란트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몇 개월 정도는 기다려 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IT 기술이 가세하면서 품질의 일관성을 위한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개원가에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걸로 끝일까? 줄기세포로 빠진 치아를 새로 나게 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보철적 개념의 효율성으론 임플란트가 최종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치과의사도 당연히 있다.

정록영 원장(미소드림치과)도 그런 이들 중 한사람이다. 정 원장은 4년전 이미 '고강력 고탄성 고분자 섬유(거미섬유)를 이용한 치과용 보철물'이란 명칭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이 특허는 금합금 대신 거미섬유를 이용한 브릿지에 관한 것으로, 가장 큰 장점은 지대치를 삭제하지 않고도 손쉽게 보철물을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술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의치를 치면열구전색제를 이용해 양 지대치와 점 접착시켜 고정한다<사진 1>. 둘째, 이 의치와 지대치의 상부를 고강력 고탄성 고분자 섬유로 덮어 씌운다<사진 2>. 셋째, 의치와 양쪽 지대치 사이를 실로 묶어 고강력 고탄성 고분자 섬유를 고정시킨다<사진 3>. 넷째, 섬유 위에 의료용 접착제를 도포해  단단히 접착시킨다<사진 4>.

그러고 나면 남은 할 일은 교합조정 뿐이다.

 


이 네번의 과정만으로도 현재의 금속 브릿지보다 훨씬 강한 고정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정 원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 보철법의 승패는 당연히 거미섬유와 의료용 접착제에 달려 있다. 이 두 가지 소재가 기대 만큼의 성능을 발휘해 준다면 환자들은 굳이 힘들게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얇고 가볍고 질기고 유연하면서도 강한 탄성의 거미섬유는 항공과 자동차산업은 물론 최근엔 의료산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엔 '거미섬유로 인공근육을 만드는 연구가 미국 MIT 연구진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탔다. 정 원장은 새 보철법에 사용될 고강력 고탄성 고분자 섬유의 조건으로 55Gpa 이상의 탄성률과 2.5Gpa 이상의 인장력을 가진 의료용 거미섬유를 꼽았다.
거미섬유와 치아를 강하게 결합시킬 접착제로는 광중합형 접착제나 초분자 벨크로 타입 의료용 접착제가 쓰일 예정이다. 특히 포항공대 연구단(단장 김기문)이 개발한 의료용 접착제는 쿠커비투릴과 페로센의 화학적 결합력을 벨크로에 응용한 것으로, 수분이 많은 구강내 환경에서도 강한 화학적 결합력을 유지할뿐만 아니라 전기적 산화에 따라 결합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 벨크로를 자유자재로 붙였다 뗐다 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수술부위 봉합용 접착제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정록영 원장은 이들 신소재들을 활용한 새 보철법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시술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없는데다 시술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래는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삭제 없이 브릿지가 가능할까?
"가능하다. 교합조정이 조금 고민이긴 하지만 전처치 이상의 삭제는 필요가 없다."
-치아의 접점까지만 거미섬유로 감싼다는 설명인데, 아랫부분은 두께와 색깔을 어떻게 맞추나?
"거미섬유나 접착제 모두 상상 이상의 소재들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사용할 거미섬유나 접착제를 특정하고 있다는 얘긴가?
"이미 정해 두었다. 하지만 아직은 밝힐 단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