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갑니다. 날씨 만큼이나 치과계에도 먹구름이 잔뜩입니다. 낮게 무거워진 하늘을 올려다 보노라면 불현듯 '당장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뭔가 또한 늘 해온 사람들의 몫이기가 십상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Bruce Springsteen의 'Dancing In the Dark'은 1984년 앨범 'Born in the USA'에 실린 첫 싱글입니다. 빌보드 2위에 오르며 그를 메가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대표곡이지만, 이 노래는 꽤 팽팽한 긴장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앨범 작업을 거의 끝낸 상태였음에도 음반사 측이 “라디오에서 확 꽂힐 곡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압박을 계속했다는군요. 스프링스틴은 볼이 잔뜩 부은 채 이 곡을 단 하루 만에 완성해냈답니다. 그런 배경 때문일까, 노래 전체에 흐르는 감정은 무대 위에서의 신나는 춤사위와는 달리 '답답하고 억눌린 현실을 어떻게든 뚫고 나가고 싶은 몸부림'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몸부림.. 가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죠. You can’t start a fire... Worrying about your little world falling apart. '불을 지피기 위해선 일단 움직여야 하며, 세상이 무너질까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다'는 의미인데, 어쩌면 평범하고 단순한 교훈처럼 들리지만 가슴 속의 어떤 감정선을 뚫고 나오는 순간 이 노랫말은 누군가에겐 눈물나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도 꽤 유명합니다. 스프링스틴이 콘서트 무대 위로 한 여성 관객을 끌어올려 함께 춤을 추는데, 이 여성이 바로 당시 무명이던 커트니 콕스(Courteney Cox)입니다. 물론 미리 약속된 연기이긴 했지만, 이 뮤비는 이후 시트콤 '프렌즈'로 세계적인 배우가 될 그녀의 인생에 뚜렷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노래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행동해야 할 어떤 '전환의 순간'을 선물했을지도 모릅니다.
You can’t start a fire without a spark. 젖은 하늘만큼이나 움츠러들기 쉬운 때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 안에 불을 붙일 작은 스파크 하나쯤은 미리 준비해두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