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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국회 앞 단식은 박태근 후보의 승부수였나?

초반 불리 뒤집고 김민겸 후보에 152표차 박빙 승리

 

박태근 협회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박태근 후보는 9일 저녁 8시 협회회관 5층 강당에서 진행된 문자투표 및 인터넷 투표 개표 결과 총 10,102표 중 5,127표를 획득, 득표율 50.75%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4,975표를 얻은 기호4번 김민겸 후보는 152표차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단상에는 강충규 · 이민정 · 이강운 부회장 후보가 올라 꽃다발을 목에 건 채 맞잡은 두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김종훈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은 강충규 부회장 당선인은 상기된 표정으로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7일째 단식을 이어온 회장님은 오늘 아침 보건복지의료연대 13개 단체장들과 함께 민주당사 앞에서 의료인 면허취소법 규탄 집회를 갖고,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이어서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저희는 앞으로도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고, 또 그것을 향상시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말로 짧은 당선소감을 대신했다. 
이날 개표장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강현구 회장 당선인과 경기도치과의사회 전성원 회장 당선인의 모습도 보였다. 

 

박태근 협회장의 재선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초반 막강한 서울대 세와 연세·경희 연합세에 밀려 예선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2월 13일의 삭발에 이어 3월 3일부터는 단식으로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맞서자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다른 후보들이 입으로만 '회원 권익'을 외칠 때 박태근 후보는 스스로의 고통을 담보로 혈혈단신 제도적 위협에 맞선 것이다. 

따라서 단식이 진행될수록 동정여론은 커져갔고, 마침내 1차 투표에서 38표차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 예선 1위가 결국 지방대 출신 박태근 후보를 그 어렵다는 재선으로 이끌었다. 
가능성을 본 중도표들이 적극적으로 결집에 나선 때문인데, 실제 학연을 기반으로 한 2개팀이 탈락했음에도 1차에 비해 617명이 투표대열에서 이탈했을 뿐이고, 탈락자 두 사람의 몫 3,734표는 박 후보와 김 후보가 1,924표 대 1,810표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 결선 전날 1, 3, 4번 후보가 공동성명서로 연대를 과시했음에도 유권자들은 2번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준 것이다. 초반 불리를 직감한 박태근 협회장의 단식이라는 극약처방이 먹힌 결과이다. 
반대로 가장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던 김민겸 후보는 비교적 느슨한 운동방식에 안주했다. 하지만 국회 앞을 순순히 경쟁 후보에게 내어준 댓가는 혹독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의료인 면허취소법이라는 이슈를 선점하진 못했어도 적어도 나눠 가지려는 노력은 기울였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4번 캠프는 그러나 협회장의 단식을 일찌감치 '선거용 쇼'로 치부함으로써 숟가락을 올릴 기회마저 날려 버렸고, 그 결과는 충격적인 패배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이외에도 몇가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다. 그 중 하나는 후보의 '브랜드 파워'가 표심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후보가 누군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 후보가 어느 대학 출신인지만 알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보가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해졌다. 그래서 때로는 인물이 학교를  뛰어넘기도 했는데, 그런 소신파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표 계산법에도 오류가 발생하게 됐다. 

 

자수성가에 성공한 2기 박태근호는 지금보다 큰 동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1년 7개월의 회무 경험을 쌓은 데다  이제야 비로소 온전한 집행부를 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혼의 파트너인 박영섭 사단과의 공조의 폭만 결정하면 치과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임명직 부회장으로는 박병기 전 조선치대 동창회장과 황혜경 문화복지이사가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