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7 (화)

  • 맑음동두천 13.3℃
  • 맑음강릉 13.4℃
  • 연무서울 13.0℃
  • 맑음대전 13.5℃
  • 맑음대구 14.2℃
  • 맑음울산 14.7℃
  • 맑음광주 14.5℃
  • 맑음부산 15.9℃
  • 맑음고창 14.5℃
  • 맑음제주 14.1℃
  • 맑음강화 10.7℃
  • 맑음보은 12.3℃
  • 맑음금산 14.1℃
  • 맑음강진군 15.6℃
  • 맑음경주시 15.1℃
  • 구름많음거제 13.0℃
기상청 제공

회무·정책

위법 행위보다 더 큰 쟁점은 '공고 지연'

세 후보 '이의신청'.. 내부 봉합 안되면 법정다툼 갈 수도


당선인은 공고됐지만 제34대 치협 회장단 선거를 둘러싼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영섭, 권긍록, 김홍석 세 후보가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17일에는 공동 기자회견까지 예고해둔 상태이다. 선관위 역시 18일 저녁 사건의 소명 절차 진행과 함께 재심의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김민겸 캠프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다. '타인 명의 문자와 홍보물에 허위사실 기재한 것 등 3건의 위반 사실이 확인돼 선관위로 부터 시정명령 2건과 공개경고 1건의 징계를 받았으나 이 내용이 선거가 모두 끝난 다음날인 11일 오전에서야 일괄 공고된 것이다. 여기에 시정명령 2건을 더해 김민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나온 총 6건의 징계 가운데 5건을 독차지하고도 유권자들의 필터링없이 무사히 선거를 치룰 수 있었다.
이런 사태는 애초 후보들이 가장 우려했던 관리부실 케이스 중 하나였다. 지난 2월 10일 기호추첨 후 가진 선관위와 각 캠프 사무장 간 룰 미팅에서도 똑 같은 질문이 나왔었다. '자료를 갖춘 고발 건에 대해선 정확하고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줘야 해당 사안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그래야 선거가 끝난 후 불복하는 사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관위에 답변을 구한 것.
이에 대해 선관위는 '고발이 몰리는 선거 마지막 3일은 하루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도록 모든 위원들이 스탠바이 할 것이므로, 시간이 늦어서 무슨 처치가 늦어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2년여를 준비해온 선관위를 믿어달라'고 호소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선거운동기간 마지막 3일 중 이틀인 7~8일은 휴일이어서, 마지막 날인 9일은 진료도 해야 해서 온라인 회의는 지지부진 더디게 진행됐고, 특히 부산대 건은 심각한 사안인줄 알면서도 투표가 종료된 후인 10일 오후 7시로 결심을 위한 오프라인 회의를 잡았다. 이러고도 선관위는 12일의 기자간담회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강변했다.
정말 그럴까? 유감스럽게도 이를 '최선을 다한 결과'로 인정해줄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선관위의 존재 이유에도 합당치가 않다. 헌법에 명시된 선관위의 기본 책무 중 첫번째가 바로 '선거의 공정한 관리'인데, 이 결과를 두고 공정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선거는 0.82%에 불과한 95표차로 끝이 났고, 마땅히 김민겸 당선인을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는 '유권자의 판단권이 침해된 사실'을 들어 이의를 제기했다.

 

이제 공은 선관위로 넘어갔다. 선관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 건은 다시 소송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정명령이든, 공개경고든 선거가 끝난 후에는 후보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치과계 안팎에선 이번 사안을 33대 회장단 선거무효소송과 겹쳐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당시에도 선거 과정에서의 위반 행위와 이를 둘러싼 절차적 하자가 문제로 떠올랐고, 결국 법원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번 사안을 곧바로 해당 판례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선관위가 ‘이미 끝난 선거’라는 이유로 사안을 가볍게 넘길 경우 논란은 내부에서 봉합되기보다 다시 법정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누구의 책임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번만이라도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유권자와 후보자의 권리가 선거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에만 집중해보자'는 제안을 드리고 싶다. 선관위가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이번 건은 치과계 선거문화를 바꾸는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