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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학술

'틀니를 끼면 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대한치과보철학회 제정 '제6회 틀니의 날' 기념식

 

틀니에 대한 첫 기억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화장실에 놓인 머그컵의 뚜껑을 열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란 것이다. 거기엔 물론 붉그스름한 빛깔이 크게 강조된 아버지의 틀니가 얌전히 들어 있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시기였음에도 컵 속의 틀니는 좀 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틀니의 효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땐.
늙으신 어머니의 틀니에 직접 개입하면서부터 틀니는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틀니를 위해 치과에 모시고 다니고, 관리요령을 설명드리고, 때때론 틀니를 닦아 드리기도 하면서 이미 당신의 신체가 되어버린 틀니가 더없이 소중해 보이기 시작했다. 그걸 손에 들어 이리저리 살피고, 어머니의 입속에 다시 자리 잡는 걸 보는 것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홀연히 다시 예뻐지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황순원 선생의 틀니'에서 '틀니를 끼면 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했다. '틀니를 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의 덜미를 잡히기 시작한다'고 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틀니를 껴야 봄은 다시 온다. 틀니를 껴야 인생의 덜미를 조금은 비켜갈 수가 있다. 그 고마운 이치를 어머니의 틀니를 통해 배웠다.


지난 7월 1일은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제정한 '틀니의 날'이었다. 그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식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권긍록 회장은 '틀니의 날의 틀니는 치과보철물을 통칭하는 의미로 쓰였다'고 말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저마다 한 두개의 틀니를 가슴 속에 숨기고 살아간다. 그 틀니를 꺼내 보일 때쯤이면, 그 때부터 진짜 틀니가 필요해질지도 모른다.
이날 기념식엔 인생의 틀니를 빗는 고마운 치과의사들이 모여 함께 축사를 들었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제6회 틀니의 날 기념식
▲경과보고: 심준성 차기회장(TFT 위원장)
▲인사말: 권긍록 회장
▲축사: 치협 김철환 회장직무대행(치의학회장), 황의환 대한치과병원협회장, 경경선 스마일재단 이사장, GSK컨슈머헬스케어 강상욱 대표, 박원숙 탈렌트
▲표창패 및 감사패: [표창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향숙 차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은애 차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정민 주임 [감사패] (사)구라봉사회 강태욱 회장, 미시간치과 이향련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