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산업사회의 가장 큰 비극은 인간의 생활이 어떤 제도나 규범에 예속된 인간이 점차 소외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 받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의 인간성이나 개성, 독창성 등이 거대한 문명이란 이름의 톱니바퀴 속의 부속품처럼 전락돼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사실은 보건의료 분야에도 예외는 아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첨단의료장비와 의술이 개발되어 보다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지만 그 반면에 의료에서 점점 인간(사람)이 빠져 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게 됐다. 의술에서 인간성 경시현상이 발생되는 원인은 의료제도의 문제, 사회구조적 문제, 의학교육의 문제 그리고, 정치, 경제적 문제까지를 포함하는 매우 다양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경시의 근본원인은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는 정신을 실천하는데 의료인 자신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의사들이 질병을 치료하는 행위는 표면화된 신체적인 이상증상만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궁극적으로 질병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모순을 범하고 있는 셈이다. 질병자체에 대한 지식을 가
아무리 사랑이 넘치던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씌인 콩깍지도 떨어져나가기 마련이다. 안보이던 단점들도 보이고 섹시해 보이던 몸도 점점 망가져 가다보면, 20~30년씩 두 사람만의 사랑을 과시하는 부부는 아름답다는 칭찬보다는 유별나다든가 주책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이럴 때 자녀들이 부부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아이가 없는 부부는 그만큼 부부생활의 한 기둥이 없으니 생활도 단조롭기도 쉽고 다른 부부들과 대화도 원활하지 못 할 수 있으며 더 각별한 사랑이 필요하곤 한다. 1년 이상 부부가 자녀를 가지려고 노력하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불임’부부라고 하고, 보통 7쌍 중 하나 꼴이라는 통계가 있다. 불임의 원인을 찾으려면 부부 각각이 특별한 이상이 없나 확인해봐야 하는데, 보통 여성만의 문제가 50%내외, 남성만의 문제가 35%내외, 그리고 두 사람 모두에게 문제가 있거나 각각은 문제가 없는데 둘 사이에 맞지 않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15%내외로 알려져 있다.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칠거지악 운운하며 여자만 죄인취급을 받던 시절에도 직접 간접적으로 합쳐 약 반수에서는 남자도 책임이 있었다는 얘기다. 소박맞았던 선조할머님들이
‘fish of the day’ 우리 식당 입구에 놓아 둔 어항 속 물고기를 짓궂게도 우리는 이렇게 부릅니다. 메뉴 가운데 생선 요리는 활어를 그 자리에서 잡아 손님 상에 올린다는 의미로 ‘fish of the day (오늘의 생선)’라고 하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손가락 한 마디 크기도 못 되는 그 녀석이 정말로 어느 날 ‘fish of the day’ 로 식탁에 오를 리는 없고 장난 삼아 어항 앞에 그렇게 써 놓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무심코 오가는 손님들도 실소를 금치 못합니다. 특별히 ‘키운다’고 할 것도 없이 그저 물이나 갈아주면서 ‘ 어이, fish of the day.’ 하고 한마디씩 놀리기나 한 것이 벌써 4개월쨉니다. 어항 물을 바꿔 주던 매니저가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며 “never die! (절대 안 죽네!)” 하던 때가 두 달도 더 전이니 우리는 이미 그때부터 녀석의 생명력을 신통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처음에는 예쁘고 앙증맞아서,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한 번씩 들여다 보면서도 며칠이나 더 살려나 했던, 살면 살고 죽어도 그만이라 생각했던 것이 4개월이 넘고 보니 꿋꿋이 살아 가는 그 미물에 전과는 다른 눈길을 주게 됩니다. 어차피 가게 치장을
개원가의 경영 현실이 갈수록 힘들다고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잘되는 병원은 경기와 무관하게 잘 되지요. 그 병원은 어떤 이유로 잘되고 있나? 이건 참 궁금한 주제이지요. 개원을 앞두고 있고, 개원을 진행 중인 후배 선생님들을 위하여 본인이 먼저 개원한 11년차 선배로, 경영을 공부해 본 선배로서 제가 경영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던 실무 이론을 중심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형식의 칼럼을 제공하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 합니다.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의견 주실 분은 dentmast@gmail.com 으로 문의 주시면 함께 공부해 보려 합니다.후배님, 매일매일 열심히 살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지? 그런데, 문제는 아직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오늘은 좀 더 간략하게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는 부분을 함께 고민해 보자구. 우리가 그동안 얘기해 왔던 포지셔닝 전략들 중에서 핵심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세가지로 구분해 놓은 것이 앞 그림에서 보여주는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는 것이야. 난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으니 후배님도 한번 정말 그런지 생각해 보자구^^.전략적 포지
남북회담 파견기자가 북측 기자에게 농담을 던졌다.“당신들은 김정일 위원장을 하늘이 낸(天出) 장군님이라는데, 남에서는 천출(賤出)하면 출신이 미천하다는 뜻입니다.”했다가 시쳇말로 맞아죽을 뻔 했단다. 이상한 일이다. 이론상 혁명을 이끌 위대한 성골은 귀한 집안보다 노동자·소작농·머슴출신이라야 옳지 않은가?이런 신격화야말로 저들이 이념과는 담을 쌓은 사이비 공산주의요, 386 시인 최영미의 표현대로 “돼지 3대가 지배하는 이상한 외투의 나라”라는 증거다. 세계적인 프로들이 60타 안쪽의 스코어를 꿈꾸지만 역사상 59타를 친 골퍼는 다섯 명뿐이라는데, 왕초보 김정일 위원장이 36타를 쳤다고 한다. 소도 개도 웃고 돼지도 웃을 일인데, 북한 주민들은 철썩 같이 믿는단다.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식량을 미끼로 가축처럼 사육·훈련시킨 세뇌의 결과는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이제 29세의 김정은을 가리켜 존엄(尊嚴)이라 하는데, 이를 북한식 발음으로‘조놈’이라고 읽었다가는 뼈도 못 추릴 판이다. 북한 TV에서 예의 그 아줌마가 독기 찬 말투로,“위-대하신 우리 조놈!”을 연발하는 꼴을 보면 왠지 웃음만 나온다. 구약의 첫 살인은 카인과 아벨 형제간 싸움이요, 서민에서 재벌
설이나 추석처럼 명절에 평소 볼 수 없던 친지들이 모두 모여 차례도 지내고 각자의 근황도 살피는 자리가 마련되면, 항상 어느 집 누구가 결혼했고, 누구는 아기를 낳아서 백일이 되고, 누구는 부부 사이가 너무 나빠 이혼 직전이고 등등 온갖 대소사를 주어 듣기 마련이다. 좋은 일도 많지만 사실 더 재밌게 수다떠는 주제는 남의 일, 특히 좋지 않은 일이 더 많고 누가 바람피워 부부가 잘 사네 못 사네 하는 이야기를 할 때면, 모두 은밀한 공범들이 된 듯 소리를 낮춰 속삭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려서부터 남자들끼리 정치 경제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이모, 사촌 누이들끼리 하는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였던 것 같다.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렸던 조카, 동생이었던 내가 비뇨기과 의사가 되어 활동하면서, 가족 모임 중간 중간 조용히 불러 물어보시는 일이 늘어간다. 일반적인 건강문제도 물어보시지만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질문도 많은데, 병원에 가도 시간이 없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한다고 푸념하시는 흔한 비뇨기계 여성 질환들을 몇 가지를 정리해 보겠다. 갑자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볼 때 요도가 짜릿하거나 따가우며, 아랫배가 불편하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방광염’일 가
옛날 우리 의료인들은 누구에게나 침해 받지 않는 귀족적인 위치를 향유해 왔음을 부인 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 시책으로 보험제도가 도입되고 의사, 치과의사 숫자가 타의에 의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면서 의료의 과잉 생산시대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정부관료적인 사고는 의사의 숫자를 많이 늘려 놓으면 저절로 의사들의 콧대가 꺾일 것이고 따라서, 문턱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극히 공리적인 계산에서 나온 사회주의적 발상이 지금 우리 의사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환자들도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보험제도에 의한 의료행위의 획일화 내지 규격화 되면서 치료자체가 일종의 상품 같은 품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의료행위를 상품과 마찬가지로 포장을 해서 그 값을 일정하게 매김 해 놓고 환자들에게 팔아 치우는 행위나 뭐 다를 게 있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의료의 품위와 권위가 실추된 것이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도 노래 부르는 숫자대로 값을 받지 않고 그 가수의 인기도나 경륜에 따라 스테이지 단위로 개런티가 결정되며, 식당에서 파는 음식인 경우 똑같은 자장면도 고급식당이나 어떤 그릇에 담아 파느냐에 따라 그 값이 차이가 있거늘 하물며 의술의 경우에만 유독 보험이란 미명하에 획일적인
제가 낸 책 중에 호주에 살면서 틈틈이 기록한 우리 가족과 이웃의 이민생활 이야기집 심심한 천국 재밌는 지옥이 있습니다. 여러 편의 글 중에 복잡하고 경쟁 심한 한국과 비교하면 두루 살기 좋은 호주는 말 그대로 천국인데 이질 문화와 정서상의 걸림을 생각하면 ‘심심한’ 천국이요, 비리와 사고로 편할 날이 없는 한국은 꼭 지옥같지만 그래도 말과 정서가 통하고 볼 것도 많고 갈 곳도 많아 시끌벅쩍 정신없이 돌아간다는 뜻에서 ‘재밌는 지옥’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 글의 제목을 책의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우스갯소리에서 따온 책제목이 뜻밖에 인구에 회자되면서 호주만 ‘심심한 천국’이 아니라 뉴질랜드도 그렇고, 캐나다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다는 식의, 이른바 한국보다 생활 환경이 나은 나라에 사는 한국 이민자들의 ‘고국과의 비교 공감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그 책을 낸 지 12년이 지난 지금,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몰라도 단언컨대 호주는 더 이상 ‘심심한 천국’이 아닙니다. 그 동안 저와 한국 이민자들이 이국 문화에 멋들어지게 적응해서 남의 나라에 살아도 더 이상 소외감을 느끼거나 심심하지 않게 되었대서가 아니라 살기가 너무 팍팍해지고 부대끼게 되어 이제는 ‘천국
밥만 먹고도 살 수 있지만 피자도 먹고 국수도 먹어야 행복하듯, 이성과의 직접적인 성관계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혼자 하는 자위행위도 즐거울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나 이성과의 접촉이 쉽지 않은 노년기에는 유일한 성적 긴장의 돌파구로 남녀 모두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고, 의사들에게는 이성과의 성관계에 장애를 느끼는 환자들에서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자위행위’다. 많은 사람이 즐기면서도 잘못된 속설이 많고, 근거 없는 죄의식 때문에 자위행위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어 몇 가지 흔한 궁금증을 풀어볼까 한다.- 자위를 많이 하면 정자나 난자가 확연히 줄어든다?: 자위를 자주 한다고 정자나 남자를 만드는 능력에 결함이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다만 남성에서 사정을 하고나서 얼마 안 되서 다시 사정할 경우 미성숙 정자들이 강제로 끌려나올 수 있어, 임신에 대한 문제를 판정하는 정액검사는 3일 이상 금욕 후에 검사해야 보다 정확한 정자의 수나 형태, 운동성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자위를 많이 하면 신장 기능에 무리를 주어 탈모를 유발한다? 혹은 간이 나빠진다?: 자위를 많이 한다고 신장이나 간, 탈모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다만 성장기에 너무
일주일에 두어 번 들르는 칼국수 집에는 사골국물에 아삭한 배추겉절이가 일품인데다가 K신문이 있다. 이어서 다방에서 H신문을 보고 필요하면 사서 스크랩 한다. 또 다른 좌 성향의 신문 H는 안 본다. 활자가 낡고 작아 중장년 이상은 읽기 힘들고, 돋보기를 써도 5분을 견디지 못한다. 조선·중앙은 정기구독 하니까 이렇게 해서 균형을 잡는다. 지난 2월 K신문 고정칼럼에“소련이 무너진 사연”이 실렸다. 박근혜 당선인(당시)의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한 언급,“구소련이 핵무기가 없어 무너진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에 대한 비평이다.“국제적 고립과 국력소모로 붕괴를 자초하지 말라는 경고”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으나, 구소련과 비교한 건 뜬금없다고 비난한다.‘단서·미덕·자칫’등의 수사로 재주껏 눙쳤지만,“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우려라든가“구소련과 비교가 뜬금없다”는 논설위원의 비판이야말로 뜬금없다. 막대한 핵무기를‘갖고도’붕괴했다는 말을, 핵무기‘때문에’붕괴했다고 해석한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생뚱맞다. 1945년 미국이 핵폭탄을 투하하자, 소련은 그 기술을 훔쳐 4년 만에 원자탄을 만들고, 수소폭탄의 성공은 시차가 불과 1년이다. 그 후 두 초강대국은 핵탄두는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