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플란트 산업이 긴 침체기에 들어 있지만 관련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그걸 배우려는 수요 또한 줄지 않고 있다. 14일 저녁 선정릉역 부근 메가젠 강남사옥으로 한 무리의 치과의사들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젊은 원장들이었지만 게 중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도 섞여 있었다. 이날 참가자들이 저녁을 샌드위치 한쪽으로 때우며 들은 강연은 메가젠 소속 김종철 원장의 ‘유레카 R2 원데이 임플란트’
‘R2 GATE를 이용한 진단, 수술, 보철까지’를 부제로 붙인 이번 강연은 한 마디로 캐드캠을 이용해 하루에 모두 끝내는 임플란트에 관한 것이었다. 참가자들에겐 임플란트를 하루에 끝낸다는 자체가 놀라움인데, 김종철 선생은 한술을 더 떠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쉽다’고 강조했다. 정말 그럴까?
이 술식의 기본 개념은 이렇다. 환자가 오면 인상을 뜨고 모델을 만든다. → 모델을 스캔한다. → 스캔한 디지털 데이터를 R2 GATE 프로그램이 읽고 최적의 임플란트를 설계한다. → 설계에 따라 3D 레진프린트로 가이드를 제작한다. → 캐드캠을 이용, 가이드에 맞는 주문형 어버트먼트와 보철물을 동시에 제작한다. → 환자의 구강 내에 서지컬 가이드를 장착하고 애니리지 시스템을 이용해 드릴링 한다. → 픽쳐를 높이에 맞게 고정한 후 헥사 방향을 맞춘다. → 차례대로 어버트먼트와 최종보철물을 결합한다.
이 정도면 어떻까? 이 계획에 따르면 환자는 첫날 치과에 와서 상담을 하고 인상을 뜬 뒤, 며칠 후 치과를 다시 방문해 잠시만 누워 있으면 ‘임플란트 끝’이다, 세상에~. 참고로 이 모든걸 가능케 해주는 R2 GATE 프로그램은 현재 베타 버전이어서 프리로 이용할 수 있다.
1시간여의 강연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기구와 재료들을 이용해 실습에 들어갔다. 2인 1조의 실습은 서지컬 가이드를 장착해 드릴링을 하고, 픽쳐를 심는 순서로 이어졌다.
모두들 진지했다. 이 순간만큼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우리의 임플란트 시장 같은 건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15명의 치과의사들은 10시 반이 지나서야 자리를 정리하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