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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꿈을키우는집 아이들의 '키다리아저씨'들

수원분회, 정기 진료봉사로 아이들의 내일도 함께 키운다


지난 18일, 진료봉사는 7시반부터 시작됐다. 서둘러 치과를 마감한 수원시치과의사회 임원과 원장들이 경기도치과의사회관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운 후였다. 이들이 회관 2층 한가족센터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금방 왁자지껄 밝아졌다.
준비가 끝나고 진료가 시작되자 2층 한가족센터는 핸드피스 소리, 기구 부딪치는 소리, 아이들 소곤대는 소리로 떠들썩해졌다. 민봉기 회장이 유니트체어 하나를 차지해 고학년들을 맡고, 우승희 원장이 저학년들을 맡아 검진도 하고, 스케일링도 했다.
아이들은 근처 아동양육시설 ‘꿈을키우는집’ 원생들이었다. 이들 49명을 대상으로 수원분회는 지난 1월부터 격주 혹은 매주, 5~6명씩 나눠 봉사를 이어왔다. 이날도 13명의 아이들이 한가족센터를 찾았고, 봉사자들은 구강검진과 예방처치뿐 아니라 치아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그림그리기 시간을 갖는 등 놀이처럼 아이들과 어울렸다. 특히 이날은 아이들의 칫솔질 습관을 확인한 뒤 직접 거울을 들고 바르게 닦아보게 하는 실습까지 함께 진행했다.
진료는 앞의 두 사람과 한윤범 총무이사, 심도희 · 장석훈 선생이 교대로 맡았다. 함께 온 장안구보건소 유찬희 팀장과 홍유나 주무관도 이것 저것 손을 보탰다. 

진료가 끝난 건 9시가 훌쩍 지난 무렵. 아이들이 하나둘 씩 인사를 하고 돌아가고, 봉사자들은 익숙하게 정리정돈에 들어갔다. 유니트 위에 놓인 작은 칫솔들과 교육용 치아모형, 그리다 만 몇 장의 그림이 이날의 풍경을 대신했다.

수원분회는 '꿈을키우는집' 아이들 진료를 일회성 이벤트로 여기지 않는다. 평생 치아건강의 기초를 다지듯 아이들의 구강 상태를 기록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신속히 연계될 수 있도록 담당 교사에게 후속 안내를 병행한다. 지난해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 중 우수작을 뽑아 정기총회에서 상장과 부상을 수여하기도 했는데, 아이들도 그런 치과 선생님들을 무척 좋아해 만날 때마다 조곤조곤 말을 붙이려 애를 쓴다. 정이 들기도 했겠지만, 그들의 선한 목적이 아이들의 눈에도 금방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경치회관을 나서면서 민봉기 회장이 인사처럼 “우리 아이들 오늘 양치질 정말 잘하더라”고 칭찬을 건넸다. 일행들도 훨씬 가벼워진 마음으로 웃음을 보탰다. 진료봉사의 전형같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꿈을키우는집은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수원분회는 2021년 온라인 자선모금 행사인 ‘사랑나눔 썸머 페스티벌’을 통해 학대 피해 아동의 심리치료비로 2,870만 원을 ‘꿈을키우는집’에 기부하며 인연을 맺었고, 이후 꾸준히 나눔 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