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치과들이 이달 초 짧은 휴가를 끝냈지만 무더위는 정작 지금부터라고 한다. 치과 내부야 냉방장치로 어느 정도 쾌적함을 유지하지만, 한낮이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후텁지근하다. 이런 찜통더위가 이달 말까지 지속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때가 때인 만큼 요즘은 일기예보에 함께 불쾌지수까지 전해준다. ‘주위의 누군가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일 수 있으니 말과 행동에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치과도 마찬가지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치과에 들어선 환자들은 치과치료에 대한 부담까지를 더해 기분이 별로일 확률이 높다. 이런 환자들에겐 진료 스탭의 사소한 말실수조차 시비꺼리가 될 수 있다. 결국 조심해야 할 쪽은 주인인 치과식구들이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여러 서비스 업종에서 상당히 중요한 소양으로 꼽힌다. 치과의 경우 환자들의 입장에선 고가의 진료비를 전제로 찾게 되는 곳이므로 특히 기대치가 높을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요즘 같은 때 치과 스탭들, 그 중에서도 치과의사들의 감정조절 능력이 특히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어떨까?

A치과. 첫 환자를 진료할 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30분 정도 처치시간이 지연됐다. 다음 환자가 이해를 해줬지만, 원장은 이런 상황이 대단히 불만스러웠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예약하지 않은 환자가 내원했는데, 이 환자는 그 날짜의 예약카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진료일정은 그 다음날로 잡혀 있었다. 여기에 컴프레서까지 부품이 고장 나 멈춰 섰다. 원장은 마침내 참지 못하고 개스킷을 집어 던졌다.

결과는 심각했다. 진료가 늦어지거나 기계가 고장 났기 때문이 아니라, 진짜 문제는 치과의사와 스탭들의 반응이었다. 이 일로 모두가 흥분하고 말았다.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성질을 냈다. 급기야 환자들은 물론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날 치과에서 일어난 불유쾌한 일들에 대해 알게 됐다.

상황 수습에 필요한 몇 가지 포인트

짧은 예이긴 하지만, 짜증나는 어떤 사건에 대처하는 A치과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리고 문제나 위기에 대한 과잉반응이 결국 실제 상황보다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만일 이 치과의사가 조금만 더 행동과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무슨 일에서든 기본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성공도 가능하다. 예로 든 A치과 같은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감정 수습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다.

1. 언짢은 기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환자, 스탭들에게 화가 나거나 언짢아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짜증스러운 일은 늘 일어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결하는 것이 원장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화를 내는 사람을 동정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할 뿐이다.

2. 극단적인 표현은 관심을 끌지 못 한다

극단적인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항상’ ‘절대로’ ‘가장’ ‘마지막’ ‘확실히’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 있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상황을 악화시킬 극단적인 표현은 피하는 게 좋다.

3. 바디랭기지가 더 큰 문제다

2살짜리 아이가 발을 구르고 화를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눈을 부라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한숨을 쉬고 신음을 토해 내는 것 역시 보기에 안 좋다. 서류와 기구를 던지듯 내려놓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언짢은 기분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4. 과장된 언행으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살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불가피한 일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인간적 성숙도가 나타나고, 때로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과장된 언행은 주위 사람들의 평가를 포함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리더는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힘부터 가져야 한다.

나쁜 상황에서 센스 있는 반응을 보일수록 동료로서, 보스로서,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원장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