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과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GAMEX 2025가 지난 14일 코엑스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로 37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학술 6,163명, 전시 2,379명 등 8,542명이 참가해 이틀간 연인원 1만여 명이 행사장으로 누빈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기꺼이 발품을 마다 않은 이곳에서 이들은 과연 무엇을 얻어 갔을까.
먼저 GAMEX의 임상 위주 학술 프로그램은 여전히 강력했다. 라미네이트, 근관치료, 국소의치, 임플란트, 치주와 교정 등 임상 현장에서 매일 부딪히는 주제들이 강연장 곳곳에 배치됐고, 연자들은 감각적인 제목과 명확한 메시지로 청중들을 끌어당겼다. 때문에 화려한 전시장과는 별개로 강연장 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연자와 호흡을 맞춰 집중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유료 핸즈온 코스는 사전 신청에서 이미 전석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AI 동시통역이 도입된 점도 이번 대회의 새로운 시도로 꼽힌다. 일본, 대만, 중국에서 초청된 해외 연자들의 강의를 실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학술적 교류의 폭이 넓어진 만큼 현장 참가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포스터 전시회도 예년보다 한층 풍성해져 임상과 기초 연구, 보험, 구강건강 등 치과계의 다양한 성과들을 공유하는 새로운 장이 됐다. 여기에 교양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GAMEX 학술의 다채로움과 무게감이 동시에 살아났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했다.
전시장이야 말로 참가자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머문 곳이다. 160개 업체, 650부스 규모로 꾸려진 이곳 역시 나름의 변화가 시도됐는데, 예년과 달리 대형업체들의 화려한 부스뿐 아니라 소규모 부스도 좋은 위치에서 관람객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한 것. 특히 올해는 소규모 업체의 경우 추첨 방식으로 부스를 배정한 데다 전시장 상품권의 일부를 이들 부스에서만 사용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 그 결과 평소 발길이 뜸했던 작은 부스들에도 참가자들의 방문이 이어져 전반적으로 전시 업체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곳곳에 마련된 체험 부스와 스탬프 투어도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했고, 재료나 장비를 꼼꼼히 살피는 개원의들의 모습과 이벤트 코너에 길게 줄을 선 참가자들의 웃음소리 역시 넓은 전시장에 축제같은 활기를 더해줬다. 다만 대형부스 중심의 전시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 THE PLATS 홀이 여전히 동떨어져 보이는 점 등 여러가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GAMEX 전시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번 GAMEX 2025는 학술과 전시를 넘어 치과계 정책 현안에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무척 흥미로웠다. ‘노인치과주치의 제도’를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는 제도적 관점과 학계, 치협 그리고 개원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치과의사의 사회적 기여를 논의했다. ‘저수가 덤핑광고’ 및 ‘비급여 진료비 광고 금지’ 서명운동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고, 보험위원회와 심평원 관계자가 함께한 상담 부스는 참가자들의 상담 요청으로 종일 붐볐다. 치료비용과 관련 정책을 비교하는 자리로 마련된 일본, 대만 등과의 국제 보험간담회 역시 개원의들의 현실적인 관심사를 다루며 의미를 더했다.
국제적인 성과 또한 뻬놓을 수 없다. 이번 GAMEX에는 일본 치바현, 대만 신베이시, 중국 랴오닝성과 하얼빈시,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싱가포르, 몽골 등 10개국에서 80명의 방문단이 참여했다. 이들 각국 대표들과는 SUMMIT 미팅을 통해 인력 수급 문제와 치과계 현안을 공유함으로써 GAMEX가 단순한 국내 행사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국내외에 과시했다.

따라서 이번 GAMEX 2025는 흥행과 기획 모두에서 성과를 일궈낸 대회로 평가될 수 있다. 학술은 옛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고, 전시는 상생을 위한 여러 장치와 체험형 콘텐츠를 가미함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러나 IDS가 글로벌 신제품 발표의 장으로, SIDEX가 국가대표 전시회로 인정받듯 GAMEX 역시 학술의 힘에 걸맞은 전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GAMEX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구축해야 하리란 지적 또한 여전하다. 이를 위해 대회 조직위가 좀 더 장기적인 플랜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내년 GAMEX 2026은 새 집행부 주관으로 9월 19~20 양일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