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의협, 약사회 등 모든 단체들이 회장을 직선제로 뽑고 있지만 오직 치과계만이 직선제를 실천하지 않고 있다. 이제 직선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상황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부작용을 걱정하기 이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직선제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직선제쟁취 전국치과의사연합(이하 직치련)의 이상훈 회장이 뱉은 한탄의 목소리다.
오는 4월 27일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이하 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다뤄지게 될 협회장 선거제도 개선에 대해 직치련은 치협 회장 직선제의 필요성을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6일 서울대치과병원 지하1층 제2강의실에서 직치련이 주최한 토크 콘서트 ‘이젠 직선제다’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는 원로 치과의사, 대의원인 중견 치과의사, 여자치과의사, 젊은 치과의사, 수년간 직선제의 이유를 설명하고 실제로 직선제를 실천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의 관계자를 패널로 초청해 직선제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패널로는 양정강 현 대한치과보험학회 회장, 박관수 강동구 치과의사회장, 윤지영 한솔치과 원장, 공형찬 건치 대표, 이경록 치개협 전 대변인이 참석했다.
이상훈 회장의 사회로 원로치과의사인 양정강 대한치과보험학회 회장부터 주제 발언을 시작했다.
양 회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협회장이 앞에 서야만 치과계의 위상을 더 이상 떨어뜨리지 않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강조 한 뒤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 직선제일 수 있다. 이 자리에 모인 젊은 치과의사들이 한목소리로 직선제를 주장하는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얼마 전 건치신문의 한 논설위원이 ‘직선제가 아닌 어떤 것도 꼼수다’라는 주장을 했던데, 이런 식의 주장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는 조금 어렵다. 옳고 그름의 잣대보다는 직선제 자체가 치과계 일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이유가 반영되어 직선제를 실천할 수 있는 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구회장이자 대의원인 박관수 강동구치과의사회 회장의 주제 발언이 진행 됐다.
“여기에 모였다는 이유는 바로 치과의사들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고 치과의사들인 우리가 몸소 겪고 있는 문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하면 치협 회장을 잘 뽑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박관수 회장이 치협 회장을 직선제로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전 꺼낸 이야기다.
박 회장은 “포털사이트에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을 끊고 싶다는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니 ‘천륜’이라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치협과 회원도 이런 관계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왜 먹고 살 것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합니까. 각자 먹고 살면 되는데요. 그런데 돌아보면 이는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힘들어진 환경만큼이나 치과의사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때로 이를 실천하기 가장 적합한 방식이 직선제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동구회 총무이사 시절 보수교육 강화를 위해 회원 스스로가 교육에 참여해 권리를 행사 한 후 회원자격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더니 회원들의 참여도가 늘었고, 이후 구회에 도움 되는 일들이 늘어난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권리 행사 및 의견을 전할 수 있는 것이 직선제가 될 수 있다는 것. 박 회장은 의무를 다하는 회원이라면 협회장을 뽑을 권리를 주고, 선거제도는 지부장회의나 대의원총회가 아니라 전 회원이 결정할 수 있도록 반송 우편설문조사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여자치과의사들의 주장도 명확했다.
윤지영 원장은 “어떤 이유에서 젊은 여자치과의사들이 직선제를 주장하는지 모른다. 여자 젊은 치과의사들은 현재 일자리가 없다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이유를 정확히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지도 못하기에 이제는 우리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치과의사 전체 중 25%가 여자치과의사고 치전원이 되면서 어떤 곳은 정원의 50%가 여자인 곳도 있다고 한다. 현재 면허를 가진 여자치과의사들도 일자리가 없는데 현재 치전원생들도 나와서 일할 곳이 없다. 페이닥터 정도인데 이마저도 쉽게 구할 수 가 없다. 이유는 경영이 힘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허신고제가 시행되면서 페이닥터들은 협회 가입도 힘들어졌다. 지부를 통한 가입이 방법인데 지부 입회비가 100만원이 넘어 너무 부담스럽다. 그런데 치협은 전혀 이 상황을 살피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회원의 의무로 나는 몇십년간 회비를 납부했지만 회원으로 돌아오는 혜택이라고는 치의신보가 고작이다. 회원인 내가 협회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하게 된 것이다. 협회는 회원들에게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한 출처를 밝힐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장은 여자치과의사를 대표해 “개원의 여자치과의사들을 대표해서 재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치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호소한다. 이제는 여치들의 권리도 신장되어야 할 때로 직선제만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힘줘 설명했다.
‘직선제를 통해 치협 협회장의 힘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강점을 설명하고 나선 이경록 전 치개협 대변인.
그는 “현재의 문제점의 해결법을 알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라며 “지금은 직선제의 필요성을 명확히 하고 정확히 파악한 뒤 우리가 원하는 의견을 내야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우리는 구조적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치협 회장을 뽑았다면 강한 대표를 만났을 것이고 치과의사들의 눈을 의식할 것이다. 즉 회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 우리는 좀 더 강한 그리고 우리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협회장을 뽑아야 한다. 대놓고 치과의사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치과의사들이 의료보험 등의 이유가 아니라 정상적인 진료를 했다면 적어도 망지는 않게 해줘야 하지만 현재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치협에게 책임이다” 덧붙였다.
마지막 발언자로는 건치 공형찬 대표가 나섰다.
공 대표는 건치의 직선제 준비 과정에서부터 직선제를 치른 후의 과정을 설명하며 치협 협회장 선거에 도입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공 대표는 “직선제가 필요하다면 치협에서도 하면 되는데 늘 ‘시기상조’라는 답변으로 직선제가 타당한지만 거론하고 있다. 건치는 2002년부터 직선제를 논의해 2011년 첫 직선제로 대표를 선출했다. 인터넷을 통한 투표로 회원들이 어떤 대표를 원하는지 확인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는 결과를 전하며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실제로 건치는 2010년부터 2011년 대표 선출을 직선제로 실천하기 위해 지부에 선관위를 두는 등의 노력으로 회원들의 참여도를 이끌어 냈고, 첫 직선제임에도 불구하고 투표율 70.99%를 기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