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회무·정책

100주년.. 결산서 아직이지만 일단은 '성공'

몇가지 아쉬운 점 불구하고 '범 치과계적 협업' 특히 돋보여

 

지난 11~13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3일 내내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사전과 현장을 합쳐 7천여 명이 등록을 마쳤으며, 3일간 연 인원 1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인천 송도라는 지리적 한계와 협회비 미납 회원에 대한 등록비 차등 문제를 비교적 잘 헤쳐낸 셈이다. 지방 지부들의 협조가 특히 눈부셨다. 매년 개최돼 온 YESDEX, HODEX, CDC, INDEX, e-DEX가 올해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버스를 대절해 회원들을 송도 컨벤시아로 실어 날랐다. 100주년 행사의 취지에 걸맞게 치과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대회를 치러낸 것이다.

11일 저녁에 열린 기념식은 자못 진지하면서도 흥겹게 진행됐다. 10여 명의 참석 국회의원들은 물론 참석하지 못한 국회 인사들까지 영상 인사에 나서는 바람에 축사만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점이 약간 이례적이긴 했지만, 축사 이후엔 참석자 모두가 잔치에 온 듯 편안한 표정으로 행사를 즐겼다. 이 자리에서 박태근 협회장은 "일제 강점기였던 1925년 치과의료 불모지인 이 땅에 조선인 치과의사 7명이 한성치과의사회를 창립한 지 100년 만에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치과의료 선진 강국으로 우뚝 섰다"면서 "국민과 치과의사 모두가 행복한 세계 1등 치과의료를 만들고 가꾸기 위해 앞으로도 치협은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선 지영철·곽현종·김미중·염순준·이세종·최순정·안지만·안휘준 회원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국민과 함께한 100년, 밝은 미소 100세까지’를 응모한 박종은 회원이 100주년 슬로건 대상을 수상했다. 또 함석태 선생의 증손녀 함주현 씨와 신동근 21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동화약품, ㈜신흥, 오스템임플란트㈜, 롯데웰푸드㈜에는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박태근 협회장과 강충규 조직위원장, 박종호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그렉 채드윅 FDI 회장, 박영국 FDI 재정책임자, 춘 핀 린 APDF 회장,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전현희 의원, 남인순 의원, 이수진 의원, 강선우 의원, 서미화 의원, 김윤 의원, 이정문 의원, 김예지 의원, 이주영 의원, 하병필 인천시 행정부시장,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이용익 신흥 회장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3일간의 학술대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11일 오후 1시 정세환 교수(강릉원주치대)의 ‘치과의료정책의 발전: 주요 이정표와 전환점’으로 시작된 학술 프로그램은 첫날엔 정책 강연이 주를 이뤘고, 12일부터 특강과 개원의들을 위한 본격 임상 강연들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박영국 명예교수(경희대)의 ‘지구공동체에서 한국 치과의사의 역할’, 미국치과의사협회 마르코 부이치치 부회장의 ‘ADA 국제회원 제도 소개’, 고령화 사회를 맞은 세계 각국의 노인환자 대상 치과의료 정책을 살펴본 ‘NDA(National Dental Association) 포럼’, 김형모 원장(사랑이아프니치과)의 ‘사랑니 꼭 뽑아야 할까요?’, 허경회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의 ‘파노라마 방사선영상에서의 병소 스크리닝’, 이승현 원장(샘치과)의 ‘Doable Sedation: 안전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약물의 선택’, 민경산 교수(전북치대)의 ‘생활 치수치료의 최신지견’, 김준혁 교수(연세치대)의 ‘치과의사의 의료윤리’ 등이 특히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750부스 규모의 치과기자재전시회는 강연장과 꽤 먼 거리임에도 3일 내내 인파로 붐볐다. ㈜신흥의 DV라운지와 오스템임플란트의 라면 코너가 특히 인기를 끌었고, 몇몇 업체들은 재미있는 경품 룰렛으로 전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총 10억 원 규모의 경품도 참가자들에겐 큰 유인책이 됐다. 스탬프 투어나 사전 및 현장 판매 프로모션에 참가해 경품응모권을 많이 모아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전시장에 들어선 이상 이 부스 저 부스로 발품을 팔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들로 이번 치협 100주년 치과의료기기전시회는 같은 규모의 여느 행사보다 시종 활기차 보였다. 치산협과의 공조를 통해 당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결과라 더욱 만족스럽다. 다만 치협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기존의 ‘KDX 2025’라는 영문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합의에 의한 결과라지만, 다른 시각에선 치산협이 치협 100주년을 이용해 자신들의 행사를 치른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행사에서 치협 100년을 떠올릴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기념식에서 보여준 짧은 동영상과 100페이지 남짓의 책자 이외 상설 콘텐츠라곤 치의미전 안쪽에 조그맣게 칸막이를 해서 마련한 ‘히스토리 카페’가 유일했다. 그나마 전시 사료도 한정적이어서 11개 치과대학 1회 졸업생들의 단체사진과 협회사의 변곡점이 될 만한 행사나 장면들을 담은 사진 20여 점이 전부였다. 이 히스토리 카페는 이름 그대로 사진으로나마 협회의 변천사를 둘러보고 커피도 한잔 나눌 수 있는 소박한 공간으로 운영됐는데, 카페를 기획한 황우진 홍보이사는 “서울치대 박물관에서 옛날 유니트체어를 빌려 전시할까 하다가 생각보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했다”고 귀띔했다.

조직위는 대회 마지막 날인 13일 현장에서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태근 협회장은 이번 100주년 행사를 ‘PCO, 코사지, 기념식 내빈 소개를 없앤 3무 행사’로 소개했다. “PCO 없이 임직원들의 수고만으로 행사를 치러냈고, 기념식에선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코사지를 전부 없앴으며, 행사에 오신 모든 분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내빈 소개가 따로 필요치 않았다”는 것. 박 협회장은 또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되는 마당에 협회도 매년은 아니더라도 2, 3년에 한 번 정도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내년 총회에 안건을 상정해 대의원들에게 대승적 결단을 당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회는 이날 오후 5시 프리미어볼룸에서 마지막 경품 추첨을 갖는 것으로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왜 서울이 아니고 인천이냐”는 장소 타박도 있었지만, 인천은 1893년 일본인 치과의사 노다 유키가 한국 최초의 치과의원을 개설했던 곳인 만큼 그 자체로도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