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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처음 겪는 세상: 강등(降等)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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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개에게 물리면 물을 무서워하니까(恐水病), ‘공수처’라면 광견병 걸린 개 임시 수용소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곳이란다. 하위공직자들이 열 받아 “차별 철폐!” 띠 두르고 위헌심판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더 신기한 것은 시행해보기도 전에 법을 고친다는 국회다. 고치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법사위나 본회의에서 법안의 오류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의원들의 무지, 아니면 국민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보여주려는 무리수다. 국회는 현대 법치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입법기관’으로서, 한번 선출되면 리콜하기 힘든 대통령에 비하여 국민의 요구사항을 실시간 반영해주는 ‘호민관(護民官)’이기에, 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다. 따라서 의장은 통상 당적을 버리고 표결에 불참하여 불편부당의 권위를 과시하는데, 이날 박병석 의장은 표결에 동참하였다. 비록 남 부끄러운 ‘개정안’이더라도 거대여당이 숫자로 밀어버리면 통과는 기정사실이니, 의장으로서 초연하게 표결에 빠져도 핑계는 당당하고, 역사에 이름이 남을 좋은 기회였건만... 하기야 전임 국회의장을 세 계급이나 깎아 서열 5위의 대통령 얼굴마담 총리를 시켜주자, 그래도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정세균 총리의 임명을 보면, 굳이 전직 명문대 총장을 비서실장으로 쓰면서 신나던, 최종학력 고졸 대통령의 얼굴이 떠오른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세 글자로 줄이면 바로 ‘신천지’다. 비록 코로나 19 원조인 큰 나라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초기 방역을 망친 책임은 있으니,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고의로’ 감염을 불러들이지 않은 것은 맞다. 세월호 현장 팽목항에 가서 했다는 말, “얘들아, 고맙다.”도 공연한 의심을 사게 된 ‘말의 씨’다. 말실수가 너무 잦으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밑천 즉 기본실력이 드러난 것이다. 입만 닫고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했는데, 체코-체코슬로바키아를 모르고 발칸-발틱을 혼동하며,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인사말을 바꾸다니. 
 군대는 최상의 효율을 위하여 특화된 조직이므로 계급에 따라 중요도를 따지면 안 되지만, 주력과 지원 병력은 구분이 된다. 공수특전단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선발하여, 피땀을 흘려 숙달된 부(副)사관이 전투력의 핵심이다. 태국 총리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즐겨 봤다고 하자 문대통령은 (내가) 바로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말해서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맞는 말인데 왠지 속는 듯한 느낌은 무슨 까닭일까?
 첫째, 특전임무는 부 사관이 주 전투 병력이다. 둘째, 주 병력을 지원(支援)하는 병(兵)도 나라사랑의 열정과 사나이의 패기로 지원(志願)한 병력인데, 개중에는 간혹 반정부 시위로 구속되어 ‘강제 징집’된 병도 있다. 6·25 전쟁 중에 이승만 대통령이 만든 대학생 징집연기 제도를 취소하는 형식이다. 훈련이 빡센 특전사에 가서 병역을 필하고, “인간이 되어(?) 돌아오라.”는 뜻이다. 이런 배경을 종합해보면, 대통령 말씀은 ‘자칭 세계적인 예술가’처럼 약간의 뻥으로서, 종자 산초가 기사 돈키호테를 참칭하는 꼴이 아닌가?

 

   지방법원장이 고등법원장이나 대법관을 건너 뛰어 대법원장으로 승차(陞差)하고, 사법시험 낙방거사가 법무장관이 되어 검찰을 개혁하는 등, 3 계급 특진의 파격적 인사에 이제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뒤집어보면 전임 국회의장 출신 총리처럼, 많은 공직이 세 단계쯤 ‘강등’ 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공직의 추락은 그렇다 쳐도 나라와 백성의 격과 위상도 동반 하락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는 아무리 허우대를 키워봐야 중국과 일본은 대한민국을 업신여긴다. 청나라에서 파견된 내시(太監)가 조선 왕보다 한 계급 위였다는 전통에 따라, 중국 외교부장은 우리 대통령을 툭툭 치고, 국제 의전 상 대통령보다 아래인 일본 총리는 만나자는 제안에 대꾸도 없다.
 평양의 걸어 다니는 골격표본은 우리 군을 특등 머저리라 부르고, 대통령을 가리켜 삶은 소대가리니 미국산 앵무새니, 막말이 풍년이다. 이 신천지를 벗어나 국격(國格)을 회복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앞날은 밝을 수 없다. 환갑에 철난다 하고 결자해지라는 말도 있으니, 스스로 알아서 물길을 바로잡는다면 더더욱 좋으련만...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