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는 D.D.S.이고 풀어쓰면 Doctor of Dental Surgery이다. 즉 치과의사는 외과의사의 성향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수술하기 전에 외과의사가 방사선 사진을 보고 메스를 잡듯이 치과의사도 발치하기 전에 방사선 사진을 반드시 확인하고 포셉을 잡아야 한다. 영구치 발치인 경우에는 대체로 그런 것 같지만 유치인 경우에는 꼭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유치의 동요도가 심하거나 영구치 치관부가 육안에 보이면 방사선 사진 촬영을 간과하는 경우가 꽤 있다. 막연하게 발치되는 유치 하방에 영구 계승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행동 조절의 어려움이라는 변명 따위는 혹시 나중에 보호자와의 법적 분쟁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제로도 방사선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발치만 하였다가 몇 년 후 보호자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왜 아직도 영구치가 아직도 나오지 않느냐고? 그때서야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없다고 설명한다면 그것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보호자는 별로 없을 것 이다. 따라서 모두가 주지하듯이 영구 계승치가 선천적 결손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에 유치 발치 전 방사선 사진 촬영은 ‘부모님의 유언’처럼 꼭 지켜야 한다. ☞ 유치 발거 시 방사
“이번에도 남자 짝이에요, 엄마. 난 왜 맨 날 남자 짝이지?” 아들이 초등학교 때 매일 하던 푸념이다. 키가 약간 크기도 하지만, 워낙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가 차이가 나니까 남자애들끼리 짝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매번 여자 짝을 기대했다가 안 되면 속상한 마음을 애꿎은 엄마에 대한 신경질로 푸는 게 안쓰럽긴 했다. 그렇다고 우리 애만 여학생과 짝 지워달라는 것도 부모의 이기심인 것 같아 표시내지 않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여학생 짝하고 알콩달콩 실랑이를 하며 서서히 시작되는 사춘기를 자연스럽게 넘겼는데, 남학생만 득실대는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변변한 연애 한번 못했다는 아들이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없을까봐 안타까워하는 아내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요즘이야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구분 없이 별로 낳지 않는 추세지만, 그 와중에도 면면히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전통이 있으니, ‘남아선호사상’이 그것이다. 아이 하나 잘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그 하나나 둘뿐인 자식 중에 아들이 없으면 왠지 힘이 없다고들 했다. 실제로 하나의 아들을 위해 누나가 대여섯인 집도 흔했고, 아들 하나 대학교육 시킨다고 누나들은 초등학교 다니는 것조차 거
포항 물 횟집에서 거나하게 취기가 오른 ‘치문회(치과의사문인회)’ 일행이 뒤풀이로 찾은 장소는 ‘하지 백’. 내 살 반 남의 살 반이 될 만큼 풍성한 생선회와 소주로 초토화된 위장을, 생맥주로 달래는 ‘힐링’의 무대였다. 젊은 여사장이 기타를 치며 ‘그 시절’의 재즈와 팝송을 ‘난스톱’으로 들려준다. 사실은 음악과 맥주는 들러리요, 3층 카페에서 창 너머로 보이는 해운대의 황홀한 야경이 ‘이 밤의 포인트’였지만... 다음날 아침, 해변을 따라 동백섬을 향하는 문탠 로드 길에 바다를 보니, 간밤의 야경은 간데없고 그림엽서 같은 별천지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저 멀리 무지개처럼 걸린 광안대교와 둥글게 파고들어온 바다와 철썩철썩 파도가 간지러운 백사장이 하나가 되어,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것은 Beach와 Bay와 Bridge가 어우러진, 거대한 3 B의 미장센(mise-en-scene)이었다. 일요일 아침 꽤 늦은 아홉시 반. 복어 해장국집 앞에 손님들이 장사진을 쳤다. 30분 만에 입장, 다시 20분쯤 더 기다려 먹는 국물 맛은, 두 시간도 아깝지 않을 진미다. 여기뿐 아니라 동백섬과 장어구이 집하며 이기대(二妓臺) 산책로까지 가는 곳마다 북적대고, 해운
필자가 대학을 졸업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정년을 맞아 대학에서 퇴출된 것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50년 넘게 치과의사 노릇을 하면서 나름대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 일해 왔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자책감도 생긴다. 필자의 지금까지의 치과의사 생활은 치과의사가 됐음에 대한 ‘안도감’과 치과의사가 된 것에 대한 ‘후회’가 뒤범벅이 된 갈등의 연속이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치과의사가 된다는 사실이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한 시절(1960)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가 필자의 세대였다. 그 시절에는 치의학의 수준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치과에 대한 인식도 그만큼 낮았기 때문에 치과의사란 직업 자체가 그다지 자랑스러운 직업이 될 수 없었음이 당연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시대의 흐름에 힘입어 지금에 와선 치의학에 대한 선호도가 상위권으로 비약하게 된 현실로 우리 눈앞에 나타나 있다. 이러한 현실은 암울했던 시절을 겪었던 기성세대, 특히 필자 같은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환상적인 변화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혹스러움과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원인이나 근거가 없이 자연발생적인 사회현상이 아니고 보면 우리 기성세
2013년도 반이 훌쩍 지나 어느덧 많은 직장인들이 일 년 내내 학수고대하는 여름휴가철이다. 가족들끼리 피서지로 놀러가기도 하지만, 많은 미혼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피서지에서 생기는 즐거운(?) 추억을 꿈꾸는 시즌이다. 청춘남녀에게 즐거운 추억이라면 아무래도 짜릿한 성관계가 빠질 리 없고, 두 사람이 함께 즐거우려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는 준비나 상식이 필요할 것이다. 휴가가 끝나고도 하룻밤 불장난 때문에 두고두고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 가장 먼저 걱정할 일은 ‘피임’이다. 하룻밤의 즐거운 추억이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피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어차피 나중에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길러야하니 영구적인 피임법은 해당되지 않고, 남성에서는 콘돔이 여성에서는 피임약이나 생리주기 조절법, 자궁내장치 등이 적절하겠다. 특히 가장 쉬우면서도 피임율도 상당히 높은 콘돔은 성병도 예방해 주니, 추억을 만들려는 남자라면 반드시 서로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일(?)이 생겼다면,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다. 특히 피임을 한다고 했는데도 완전하지 못했다거나, 무방비 상태에
<후배들을 위한 경영학 실전 적용 토론 > 후배님. 요즘 경기가 참 어렵다고 하지? 그런데도 참 신기한 것은 되는 병원은 잘 된다는 거야. 우리 병원은 환자가 없어서 직원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일상인데, 옆 병원은 환자가 대기시간이 길다고 짜증낸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말이야. 그렇다고 후배님 병원이 그렇게 잘 못해주는 병원도 아닌데 말이지. 더구나 치료 잘 받던 환자들도 급한 치료를 마친 후에는 ‘그 치료는 다음에 상황이 되면 할께요’라고 말하고는 연락 주고 오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고 말이지… 그렇다면 도대체 그 환자는 왜 치료를 미루는 걸까? 병원간의 경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C analysis’라는 것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구. 여기서 얘기하는 3C라 하면 Competitor(경쟁자), Company(회사), Customer(고객)를 말하지. 오늘은 환자가 우리 병원에 오지 않는 것을 설명해주는 Competitor에 대한 얘기를 해 주려해. 경쟁자라면 ‘당연히 우리 병원 옆에 있는 치과를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말고도 더 있다니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5 Forces’라고 하여 경쟁자
수영장에 다양한 종류들의 놀이 시설들이 추가되면서 진화되어 요즘은 워터 파크라고 불리운다. 그중에서 필자는 커다란 물통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이 시원하고 재미있다. 족히 10미터 이상 되는 위치에 매달려 있는 물통에 점점 물이 고이다가 어느 정도 물이 차면 알람이 울리고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선사한다. 물폭탄을 맞으면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무척 즐거워한다. 치과에서도 워터파크의 물폭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사람들은 매우 괴롭고 고통스러워한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물통에 담겨진 물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곧 물폭탄이 터지기 일보 직전인 경우도 있고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자 다른 양의 물을 담은 물통을 가지고 치과에 내원하면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적절한 교육, 예방 및 치료를 통하여 환자들이 돈폭탄을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책무라 할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는 아이가 수영장에 처음으로 갈 때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을 치과 첫 방문과 연관지어 언급했었고, 이번에는 수영장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아이들에 대한 행동조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물이 차가운 수영장에서 3명의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각각의 아이들은 서
가끔 일반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치과에 10개의 전문 파트가 존재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치과 진료가 세분화, 전문화된 것은 그 만큼 각 분야의 진료 범위가 다양하고 한 명의 치과의사가 이 모든 분야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치과 재료나 치료 술식이 고도로 발달한 요즘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 과의 협진이 필수적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정치료와 관련된 협의진료의 종류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교정과와 다른 과가 협진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어금니가 상실된 후 오랜 기간 방치되어 인접하는 치아들이 기울어진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바로 보철치료나 임플란트가 들어갈 수 없으므로 교정치료를 통해 쓰러진 치아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38세 남자 환자로 #46 상실에 의한 #47의 전방경사로 공간이 소실된 환자입니다. #46 부위 임플란트 보철을 위해 어금니를 바로 세우는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임플란트 보철이 마무리되는 데까지 8개월 소요되었습니다. 교정과 협진이 필요한 두 번째 경우는 심미적 보철을 위한 전치부의 공간 재분배입니다. 상기 환
‘추리소설’하면 사건해결을 위한 ‘deduction', 즉 범인잡기 두뇌게임(who-dun-it)으로 국한되는 의미가 있으나, 사실은 애드가 앨런 포의 공포·심리소설(psychic- horror)부터 20세기 냉전의 산물인 스파이 소설(cloak & dagger)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데, 끝까지 결말이 궁금하다는 넓은 의미에서 ’mystery' 장르로 분류한다. 1990년대 초 월간 ‘임상의학’에 연재한 ‘치과인의 영화감상’에서, 영화로 본 3대 스파이 소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죤 르 카레(John Le Carre)의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렌 데이튼의 “국제 첩보국(Ipcress File)” 그리고 프레데릭 포사이즈의 “오뎃사 파일”이 그것으로, 지금까지도 이들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난 적이 없다. 커피향이 그윽한 북 까페, 열 명 이쪽저쪽이 모여앉아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홈시어터, 재즈가 흐르고 홈 바(Bar)에 싱싱한 레몬이 항상 준비된 집필실. 이는 필자만의 로망이 아닐 터인 데, 나이 50에 이 꿈을 성취한 진짜 행복한 사나이가 있다. 치과의사문인회(치문회) 제5차 문학기행에서 만난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 김성종. 연대를 나와 기자
<환자이야기> 평상시 먹는 재미 자체 보다는 누룽지, 검은 콩 뻥튀기 등 단단한 음식을 깨는 식감을 즐기는 A씨. 며칠 전 친구들과 삽겹살에 소주 한잔 하다가 오돌뼈를 씹던 중 깜짝 놀랄 만큼 찌릿한 느낌이 있었다. 그 이후로 식사 시에 가끔 그때처럼 깜짝 놀라고는 했다. 불규칙하게 찾아오는 불쾌감 때문에 무엇인가를 먹을 때 마다 신경이 쓰여서 먹는 재미가 이전 같지 않아서 치과를 찾았다. 하지만 이것저것 두드려보고 사진도 찍어 보고 한참을 보던 치과의사왈 "조금 더 써보다 오셔야 겠습니다." 너무 실망스러운 대답에 기운이 빠진다. 남은 당장에 신경 쓰여서 잘 먹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환자의 아픔을 몰라주는 치과의사의 모습에 화가 났다. <치과의사 이야기> 일진이 안 좋은 날이다. 어떻게 하루 만에 crack 환자를 4명이나 볼 수가 있단 말인가. 당장에 불편한 환자를 조금 더 써보고 오라고 돌려보내는 것은 정말로 못할 짓이다. 설득하는데 시간 뺏기고 해드린 게 없으니까 돈도 못 받고. 아픈데를 딱 짚어서 진단하지 못하니까 돌팔이 소리 듣기 딱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의사의 양심상 일단 치료하고 보는 식으로 진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