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을 졸업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정년을 맞아 대학에서 퇴출된 것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50년 넘게 치과의사 노릇을 하면서 나름대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 일해 왔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자책감도 생긴다. 필자의 지금까지의 치과의사 생활은 치과의사가 됐음에 대한 ‘안도감’과 치과의사가 된 것에 대한 ‘후회’가 뒤범벅이 된 갈등의 연속이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치과의사가 된다는 사실이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한 시절(1960)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가 필자의 세대였다. 그 시절에는 치의학의 수준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치과에 대한 인식도 그만큼 낮았기 때문에 치과의사란 직업 자체가 그다지 자랑스러운 직업이 될 수 없었음이 당연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시대의 흐름에 힘입어 지금에 와선 치의학에 대한 선호도가 상위권으로 비약하게 된 현실로 우리 눈앞에 나타나 있다. 이러한 현실은 암울했던 시절을 겪었던 기성세대, 특히 필자 같은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환상적인 변화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혹스러움과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원인이나 근거가 없이 자연발생적인 사회현상이 아니고 보면 우리 기성세
2013년도 반이 훌쩍 지나 어느덧 많은 직장인들이 일 년 내내 학수고대하는 여름휴가철이다. 가족들끼리 피서지로 놀러가기도 하지만, 많은 미혼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피서지에서 생기는 즐거운(?) 추억을 꿈꾸는 시즌이다. 청춘남녀에게 즐거운 추억이라면 아무래도 짜릿한 성관계가 빠질 리 없고, 두 사람이 함께 즐거우려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는 준비나 상식이 필요할 것이다. 휴가가 끝나고도 하룻밤 불장난 때문에 두고두고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가장 먼저 걱정할 일은 ‘피임’이다. 하룻밤의 즐거운 추억이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피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어차피 나중에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길러야하니 영구적인 피임법은 해당되지 않고, 남성에서는 콘돔이 여성에서는 피임약이나 생리주기 조절법, 자궁내장치 등이 적절하겠다. 특히 가장 쉬우면서도 피임율도 상당히 높은 콘돔은 성병도 예방해 주니, 추억을 만들려는 남자라면 반드시 서로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일(?)이 생겼다면,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다. 특히 피임을 한다고 했는데도 완전하지 못했다거나, 무방비 상태에서
후배들을 위한 경영학 실전 적용 토론 후배님. 요즘 경기가 참 어렵다고 하지? 그런데도 참 신기한 것은 되는 병원은 잘 된다는 거야. 우리 병원은 환자가 없어서 직원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일상인데, 옆 병원은 환자가 대기시간이 길다고 짜증낸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말이야. 그렇다고 후배님 병원이 그렇게 잘 못해주는 병원도 아닌데 말이지. 더구나 치료 잘 받던 환자들도 급한 치료를 마친 후에는 ‘그 치료는 다음에 상황이 되면 할께요’라고 말하고는 연락 주고 오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고 말이지… 그렇다면 도대체 그 환자는 왜 치료를 미루는 걸까? 병원간의 경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C analysis’라는 것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구. 여기서 얘기하는 3C라 하면 Competitor(경쟁자), Company(회사), Customer(고객)를 말하지. 오늘은 환자가 우리 병원에 오지 않는 것을 설명해주는 Competitor에 대한 얘기를 해 주려해. 경쟁자라면 ‘당연히 우리 병원 옆에 있는 치과를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말고도 더 있다니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5 Forces’라고 하여 경쟁자가 다섯 종류가
수영장에 다양한 종류들의 놀이 시설들이 추가되면서 진화되어 요즘은 워터 파크라고 불리운다. 그중에서 필자는 커다란 물통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이 시원하고 재미있다. 족히 10미터 이상 되는 위치에 매달려 있는 물통에 점점 물이 고이다가 어느 정도 물이 차면 알람이 울리고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선사한다. 물폭탄을 맞으면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무척 즐거워한다. 치과에서도 워터파크의 물폭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사람들은 매우 괴롭고 고통스러워한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물통에 담겨진 물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곧 물폭탄이 터지기 일보 직전인 경우도 있고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자 다른 양의 물을 담은 물통을 가지고 치과에 내원하면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적절한 교육, 예방 및 치료를 통하여 환자들이 돈폭탄을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책무라 할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는 아이가 수영장에 처음으로 갈 때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을 치과 첫 방문과 연관지어 언급했었고, 이번에는 수영장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아이들에 대한 행동조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물이 차가운 수영장에서 3명의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각각의 아이들은 서
가끔 일반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치과에 10개의 전문 파트가 존재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치과 진료가 세분화, 전문화된 것은 그 만큼 각 분야의 진료 범위가 다양하고 한 명의 치과의사가 이 모든 분야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치과 재료나 치료 술식이 고도로 발달한 요즘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 과의 협진이 필수적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정치료와 관련된 협의진료의 종류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교정과와 다른 과가 협진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어금니가 상실된 후 오랜 기간 방치되어 인접하는 치아들이 기울어진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바로 보철치료나 임플란트가 들어갈 수 없으므로 교정치료를 통해 쓰러진 치아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38세 남자 환자로 #46 상실에 의한 #47의 전방경사로 공간이 소실된 환자입니다. #46 부위 임플란트 보철을 위해 어금니를 바로 세우는 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임플란트 보철이 마무리되는 데까지 8개월 소요되었습니다. 교정과 협진이 필요한 두 번째 경우는 심미적 보철을 위한 전치부의 공간 재분배입니다.상기 환
‘추리소설’하면 사건해결을 위한 ‘deduction', 즉 범인잡기 두뇌게임(who-dun-it)으로 국한되는 의미가 있으나, 사실은 애드가 앨런 포의 공포·심리소설(psychic- horror)부터 20세기 냉전의 산물인 스파이 소설(cloak dagger)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데, 끝까지 결말이 궁금하다는 넓은 의미에서 ’mystery' 장르로 분류한다. 1990년대 초 월간 ‘임상의학’에 연재한 ‘치과인의 영화감상’에서, 영화로 본 3대 스파이 소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죤 르 카레(John Le Carre)의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렌 데이튼의 “국제 첩보국(Ipcress File)” 그리고 프레데릭 포사이즈의 “오뎃사 파일”이 그것으로, 지금까지도 이들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난 적이 없다. 커피향이 그윽한 북 까페, 열 명 이쪽저쪽이 모여앉아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홈시어터, 재즈가 흐르고 홈 바(Bar)에 싱싱한 레몬이 항상 준비된 집필실. 이는 필자만의 로망이 아닐 터인 데, 나이 50에 이 꿈을 성취한 진짜 행복한 사나이가 있다. 치과의사문인회(치문회) 제5차 문학기행에서 만난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 김성종. 연대를 나와 기자를
환자이야기평상시 먹는 재미 자체 보다는 누룽지, 검은 콩 뻥튀기 등 단단한 음식을 깨는 식감을 즐기는 A씨. 며칠 전 친구들과 삽겹살에 소주 한잔 하다가 오돌뼈를 씹던 중 깜짝 놀랄 만큼 찌릿한 느낌이 있었다. 그 이후로 식사 시에 가끔 그때처럼 깜짝 놀라고는 했다.불규칙하게 찾아오는 불쾌감 때문에 무엇인가를 먹을 때 마다 신경이 쓰여서 먹는 재미가 이전 같지 않아서 치과를 찾았다.하지만 이것저것 두드려보고 사진도 찍어 보고 한참을 보던 치과의사왈 "조금 더 써보다 오셔야 겠습니다."너무 실망스러운 대답에 기운이 빠진다. 남은 당장에 신경 쓰여서 잘 먹지도 못하는상황인데 환자의 아픔을 몰라주는치과의사의 모습에 화가 났다.치과의사 이야기일진이 안 좋은 날이다.어떻게 하루 만에 crack 환자를 4명이나 볼 수가 있단 말인가.당장에 불편한 환자를 조금 더 써보고 오라고 돌려보내는 것은 정말로 못할 짓이다.설득하는데 시간 뺏기고 해드린 게 없으니까 돈도 못 받고.아픈데를 딱 짚어서 진단하지 못하니까 돌팔이 소리 듣기 딱 좋은 상황이다.하지만 의사의 양심상 일단 치료하고 보는 식으로 진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Cracked tooth는 치과의사를 가장 난감하게 만
남녀를 불문하고 스스로 쾌감을 얻기 위해 자신의 성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위행위’라고 한다. 남성에서 청소년기는 이성과의 교제가 제한을 받는데 비해 신체적인 성욕은 펄펄 끓어오르는 시절인지라, 넘치는 성욕을 발산할 수 있는 유일한 분출구 역할을 해 주는 고마운 수단으로, 적당하게 즐긴다면 정신건강에 이로운 성활동이다. 실제로 약 80-90%가 자위를 경험하거나 즐기고 있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다. 게다가 여학생들에서도 과거의 사회분위기에 눌린 여성들의 성에 대한 막연한 경건함이나 정조관념에 맞서 여성의 자위행위가 좋은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자위행위를 하고 나서 찾아오는 허전함이나 찝찝한 느낌, 심지어 죄책감에 고민하고, 자신도 모르게 자위행위를 자주하면서 쾌감을 자주 찾는 자신에 대해 부끄러워하면서, 성격까지 내성적이거나 염세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신체적 발달과 함께 정신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종교관을 정립해 가는 중요한 시기인 사춘기에 성을 더럽다고 생각한다든가, 남에게 철저하게 감추어야할 자신의 치부처럼 여기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자위행위는 결코 더럽거나 추한 행위가 아니다. 사람
저는 요즘 아들애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일을 마치면 자정 가까이 집에 들어가지만 늦은 저녁을 한 술 뜨는 제 옆에 아들애가 슬그머니 자리를 잡으면 새벽 두 세시를 넘기는 것은 예사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부모 자식 간에 대화하는 일이 특별할 게 뭐냐고 하겠지만 아들애와 저와의 대화는 그저 대화가 아닙니다. ‘나는 방황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명제를 붙여줘야 할 것만 같던 아들이, 머언 먼 길을 돌아와 이제는 마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듯 제 옆에서 노란 꽃잎을 피우고 있으니까요. 이민 2세대 특유의 정체성 혼란과 타고난 예민함으로 생모를 찾아 헤매는 입양아마냥 ‘나는 누구인가’를 끈질기게 묻는 10대 아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저는 그 무렵 이런 글을 썼습니다. 가정주부들의 화제는 그저 남편이나 아이들에서 맴돌게 마련인데, 특히 자식들 이야기는 온종일 한대도 지침이 없다. 아이가 갓 났을 때부터 자랄 때, 학교 다닐 때, 시집 장가가서 자식 낳아 기르는 거며, 그야말로 내 목숨 다할 때까지 숨차게 이어진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밥을 잘 먹네, 말을 잘 듣네 어쩌네 하다가 학교엘 들어가면 공부를 잘하네 못하네, 안달
사례 1: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에서 목격한 일화. 주말 인기 관(館) 입장은 한 시간까지 기다리는데, 지그재그 식 가이드라인과 뙤약볕을 가려주는 지붕 덕분에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 몇 미터 앞에 서있는 한국 아줌마들에게로 한 아줌마가 다가와 몇 마디 소곤소곤 하더니, “우리가 남이가?”,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20분 쯤 지나 그녀가 들어갈 차례가 되자, 말없이 뒤에 서있던 백인 할아버지가 입을 연다. “이 여자 새치기 했어요; She cut-in (the line)." 관리인(usher)은 두말없이 그녀를 돌려세웠고, 결국 처음보다 두 배는 더 길어진 줄 맨 끝으로 쫓겨 가고 말았다. 사례 2: 시골에서 철강재를 팔아 큰돈을 번 K는 입버릇처럼, “이곳은 물이 작아도 너무 작아!” 하더니, 서울에서 건설업 3년에 부도를 맞았다. 빚쟁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예의 능란한 솜씨를 발휘, 5년이 채 안되어 업소를 몇 개나 거느린 부자가 되었다. “여기 공무원들 정말 어수룩해. 소득신고 같은 거 적당히 하는 건 일도 아니야.” 한 잔 잘 얻어먹은 친구들이 돌아와 이런 얘기를 전했다. 다시 몇 년 뒤에 갑자기 소식이 끊겼다. 납세자의 신고를 100% 믿어주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