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60)수상 가문은 외조부 기시수상, 부친 신타로 외상을 낳은 명문이다.서던캘리포니아와 세이케이 대 철학과를 나왔고, 푸근한 인상의 신타로는 생전에 선조가 조선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오노 나나미(77)는 가쿠슈인 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공식교육기관이 아니라 30여 년간 독학한, “로마인 이야기” 등 베스트셀러 작가다. 못 배운 어린아이도 아니고 나이 지긋한 소위 지식인들이, 왜 일본제국이 저지른 “과거사·위안부 얘기”에는 “회까닥” 이성을 잃을까? 일반론으로 풀어보자. 2차 대전 후 냉전시대에, 승전국 미국의 적극적인 비호아래 안보는 무임승차요 6·25와 베트남전쟁 특수까지 어부지리를 누리면서, 일본은 폐허로부터 넘버 투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부동산이 다락같이 폭등하여 일본 땅을 팔면 미국 본토를 몇 번씩 살 수 있다면서, 소니는 영화사를, 미스비시는 록펠러빌딩을 사들이는 등 거침이 없었다. 거짓말처럼 갑자기 거품이 꺼진다. 대다수 국민의 재산목록 1호인 집값은 졸지에 반 토막 나고 골프장 회원권은 1/10 값에도 안 팔려 줄줄이 도산하며, 기업은 사들인 미국회사·부동산을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며 토(吐)해낸다.가난해진 소비자는 지
3월3일은 3이 두 번 겹친다고 해서 ‘삼겹살데이’입니다. 물론 5가 두 번 겹치는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자 ‘오겹살데이’구요. 그렇다면 5월 9일은? 소리 나는대로 쓰서 조금 응용하면 ‘아구데이’입니다. 치과대학 선배님 중에는 턱관절 즉, 악관절만 전문적으로 치료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의 병원 전화번호 뒷자리가 ‘5975’입니다. 아구(턱)만 치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겠지요.아구의 표준말은 아귀입니다만, '귀'자가 귀신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발음도 그렇고 해서 사투리인 아구가 더 많이 쓰입니다. 동해안 강릉과 주문진에서 주로 잡히는 ‘삼세기’(삼숙이 혹은 삼식이)와는 종이 약간 다르지만, 인천의 '물텀벙'과는 같은 어종입니다. 아구는 남해안이나 서해안이나 어디서나 잡히는 놈이지만, 유독 마산을 중심으로 아구 요리가 널리 알려졌지요. (인천이나 여수, 부산 등도 나름 알려지긴 했지요.)요즘 젊은 사람은 생아구를 주로 먹습니다. 포슬포슬한 살도 맛있지만, 아구 특유의 젤라틴 비슷한 질감을 즐기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생을 좀 살아본 분들이거나 아구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은 구할 이상 아구수육을 주문하지요. 아구의 간은 '앙끼모'라고 해서 일본
반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열두 살 초등학생이 판사 앞에 섰다. 엄마가 아들 바지를 내리고 고추를 툭툭 치며 말한다. “판사님 이걸로 어떻게 폭행을 합니까?”아들이 한마디, “엄마, 그만 좀 해. 자꾸 만지면 우리가 불리해져!” 의지와 무관하게 자극을 받으면 공격 자세를 취하는 수컷의 눈치 없는 생리를 소재로 한 개그다.정자의 성숙에 3주 쯤 걸리고 적당히 배출하지 않으면, 젊고 건강한 남자는 몽정(夢精: Wet Dream)을 한다. 그래서 뽀빠이 이상용 씨 왈(曰), “세탁기 돌릴 형편이 안 되면 가끔 손빨래라도“ 하라던가? 자제력이 약해지면 충동적·돌발적인 성폭행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폭행 후 죗값을 치르고 나와 전자발찌를 찬 채로 재범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20대 전후 혈기 넘치는 남자의 집단인 군대사회에서는, 특히 극도의 긴장이 되풀이 되는 전쟁터에서 남성 리비도의 해소가 매우 중요라고, 비전투 장기주둔 지역에서 문제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 가장 오래된 직업(?) 매춘의 역사는 순례자를 맞는 신전의 여인들로 거슬러 올라간다지만, 미군들이 매춘부를 Hooker라고 부른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어원은 워싱턴 방위사령관 이름이며(Joseph H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제품을 출시되자마자 남보다 먼저 사서 써보는 사람들을 ‘얼리 어댑터’라고 하던가요? 대체로 그런 사람들은 성격이 조급하거나 강박적이어서 빨리 써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스타일인 사람들로 추정됩니다. 우리 국민성마저도 얼리 어댑터들과 흡사한 점이 많아서 세계적 전자회사들이나 자동차 회사들도 우리나라를 테스트 마켓으로는 최고라 여긴다고 하던가요? 일단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뿌려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기도 하고, 각종 사용 후기를 통해 제품의 결함을 보완하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 빨리 사는 바람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물건을 제일 비싼 값에 산다는 점이 문제겠지요.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새로운 모델의 차량이 나오면 대략 6개월 정도 지나야 결정적 결함이 드러나기 마련인지라 조금 여유를 갖고 구입을 하는 것이 좋은데, 남보다 앞서 구입하고픈 열망 때문에 종국에는 끊임없이 A/S 센터를 들락거리고야 맙니다.어디 이 것 뿐이겠습니까? 디지털 카메라, 신형 노트북, 대형 디지털 TV 등등... 가격 떨어질 때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구형 모델로 전락해 있고, 그렇다고 출시되자마자 사자니 바가지 가격을 쓸 것이라 두렵습니다.여담이지만, 작
목마와 숙녀한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부서진다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등대에....불이 보이지 않아도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거져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인생은 외롭지도 않고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목마는 하늘에 있고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애수]가을이 깊어지면 박인환의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목마와
지난번 '소중하지만, 맞지 않는 환자는 보내라' 편에서 환자들의 성격을 진단하는 도구로 DISC 시스템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뭐니 뭐니 해도 그들을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환자들에게 치과의사는 여전히 사회적 엘리트집단이므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가령 대기실의 환자 이름을 부르면서 먼저 인사를 해 보라. 그에게 직접 커피를 건네고, 그가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잠깐이나마 진심으로 그에게 관심을 집중시켜 보라.그와 마주 앉았다면, 당신의 의자 위치를 조정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바디랭기지도 환자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당신의 의자가 환자 의자를 기준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너무 가까운지, 너무 먼지 아니면 너무 높은지? 이런 요소들은 원장 선생님에 대한 환자들의 선입견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치과경영에 관심이 많은 A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나는 항상 '스트라이크 존'에 앉는다. 내가 붙인 이름인데, 환자와 비스듬하게 앉은 위치를 의미한다. 이런 각도에서는 언제나 환자를 똑바로 볼 수 있고, 팔을 편안
박정희 대통령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시를 시험제에서 추첨제로 바꾼 이후 평준화가 대세가 되었습니다.(중학교는 69년, 고등학교는 74년부터 평준화가 되었던가요?) 물론 그 이후에도 간간히 시험제를 유지하는 지방 명문고도 있었고, 최근엔 특목고니 자사고니 하면서 별도의 입학 사정을 하는 곳이 있긴 하지요.평준화가 좋은지 아니면 입시경쟁을 하는 시험제가 좋은지는 제가 교육학자가 아니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계층 이동이 가능했던 사다리'가 없어진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시험제가 있을 때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이제는 '현대판 음서제'만 기승을 부리고 있거든요.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은 물론이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려면 매년 수천만 원의 학비가 들어갑니다. 물론 순수 학비와 교재비만 그러하니 졸업할 때까지 몇 년을 뒷바라지 하려면 좋은 집안 출신이 아니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졸업만 하면 또 무얼 하겠습니까? 결국 실무를 익히려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또 높다란 장벽을 만나게 됩니다. 부모가 의사, 치과의사라면 자신과 관련된 병원에 부탁을 해서 수련을 받게 하고, 결국 자기 병원을 이어받게 하는
“의사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 한다”사람 밖에서 존재하는 질병이 없기 때문이다. 환자가 없다면 의사의 존재도 필요 없고, 의사가 없으면 환자 또한 의미가 없어진다.현대의학은 질병의 치료에는 과학적 이론과 방법만이 최상의 수단이가 생각 뿐 질병을 가진 사람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의학은 질병 자체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학적 의학과 환자 중심으로 치료의 본질을 강조하는 인문학적 예기의 관점이 서로 대립되는 차이점과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과학적의학지식과 예기에 속하는 경험적 지식을 통합해서 질병치료에 어떻게 적용시키는 문제가 현대의학의 과제이다. 현대의학은 과학적 객관적 지식만이 유용한 정보이며, 경험적 지식은 주관성이 좌우되고 변화무쌍하고 애매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 의사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은 학문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만 또한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도 임상의사에게는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이다. 경험은 지각(知覺, perception)과 인지(認知, cognitive)를 통해서 얻어지는 정보이기 때문에 지식의 새로운 범주를 창출해 보다 넓게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팔십 년대 초까지도 빈대라는 놈이 있었는데, 책갈피나 벽 틈에 숨었다가 불을 끄면 우루루 달려들어, 물리면 사흘쯤은 미치게 가려웠다. 보통 살충제는 어림도 없고 “쥐약이나 빈대 잡아요!” 외치고 다니는 행상꾼들이 있었다. 덕분에 빈대가 박멸되자 동시에 이들 꾼들도 사라졌다. 이들은 맹독성 농약 파라치온을 희석해서 집안 구석구석에 뿌렸는데, 아무리 긴 옷에 마스크로 무장을 해도, 조금씩 스며든 농약이 결국은 목숨을 앗아갔다고 했다. 사실은 때마침 연탄보일러가 보급되자 벽 틈에 살던 빈대가 전멸하고, 따라서 꽤 벌이가 좋던 빈대 잡이 직업도 사라졌다는 해석이 보다 더 그럴듯하다. 이제는 연탄보일러마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영화 사브리나에 나왔던 롤스로이의 최고급 차 팬텀. 일본의 한 졸부가 주문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돈 좀 있다고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는 것. 세태 변화는 어쩔 수 없어 콧대 높던 이 회사도 외국기업에 넘어간 뒤 달라졌다고 한다.제일모직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최고급 양모를 사려고 호주에 갔더니 역시 안 판다는 대답을 들었다. 몇 년 공을 들이니까 그제야 정장 열 벌 분량을 팔고, 정식 바이어로 인정받기까지 10년이 걸렸다던가
섬돌신덕재(중앙치과 원장, 치문회 회원)예쁘지도 곱지도 않은둥글넓적한 섬돌목수의 고운 눈썰미로 여기에 왔네짚신 나막신 꽃신 고무신 운동화 구두 모두 나의 벗이네가끔은 지팡이가 나를 의지하네.신발 제대로 놓으라는할아버지의 호통에나는 화들짝 놀라고빗물에 미끄러져이마를 찐 손자 녀석이 미안해처마 끝 낙숫물에 눈을 흘긴다.강아지가 놀아주고어린 손녀의 소꿉 놀이터가 될 때 난 난 난 정말 좋다.나의 넓은 등에 서서향나무 우물 너머 아스라한 들판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르신의 모습나는 어르신을 떠받드는 섬돌. [놀이]섬돌의 사전적 의미는 '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지만, 그건 그냥 하나의 사물을 규정하는 이름일 뿐이다.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결국 화자의 시간과 기억일 수밖에 없다.이 시 '섬돌'에서의 섬돌은 보셨다시피 단순히 마루 아래, 뜨락 위에 붙박이로 놓여 있는 목재 층계가 아니다. 적어도 화자에겐 정겨운 가족들의 신발, 할아버지의 지팡이, 강아지, 어린 손자 손녀와 시간의 온기를 함께 나눈 공동체인 셈이다.이처럼 무심할 수 있는 사물에 의식을 불어넣는 작업은 순수를 담보로 한다. 그 순수를 매개로 독자들은 기꺼이 화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