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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사고의 비약 (思考 飛躍: Flight of Idea)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32>

 

   아프레게르(Apres-Guerre; 前後派)는 일차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예술사조로서, 전쟁 전의 표현파-추상파-초현실파를 총칭하는 아방게르에 대(對)한다.  6·25 직후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1954)’에 나오는 사치와 퇴폐의 여성상을, 아프레와 여성을 합성한 ‘아프레걸’이라고 불렀다.  사실은 아프레와는 거리가 멀고, 엄청난 파괴·살육 뒤에 겪는 ‘허무주의’일 뿐이었다.  첫째 해방과 정부수립 각각 5년 2년도 채 안된 세월에 의미 있는 문화가 성숙할 겨를이 없었다.
 전전(戰前)이 없는데 무슨 전후?  둘째 아방게르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과 인물을 비웃는 의미로도 쓰였으므로, 아프레 완장은 꽤 유효한 무기였다.  상대를 친일파 꼰대로 몰아가는 낡은 수법처럼...  셋째 문제의 본질은 갑작스러운 양키문화 습격사건이다.  가난하고 희망 없는 폐허에서 미국 원조물자로 연명하면서, 미국영화의 환상에 빠졌다.  자유분방한 민주국가 이면에 숨어있는 엄중한 질서와 준법정신은 아직 모르니까, 화려한 겉모습과 방종한(?) 남녀관계를 전부로 착각했다.  영화 자유부인에서 장 교수는 치과의사 박암이 열연했다.  지적 남성미가 물씬한 사나이였다.

 

   긴장 풀린 사회에서 박인수 사건이 터진다.  중학 중퇴 해군헌병 출신이 장교를 사칭하고, ‘사교춤’을 무기로 여성 70여 명을 농락했다.  권순영 판사는 1심에서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 보호할 수 있다.”며, 혼인빙자간음은 무죄, 공무원 사칭은 벌금 2만원을 선고한다(1955).  거의 여대생인 70여 명 중 ‘진짜’ 처녀는 미용사 한 사람 뿐이었다는 진술과 “법이 보호할 가치”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2-3심에서는 ‘혼빙’을 유죄로 보아 1년 징역을 선고했다.
 혼빙 법 자체가 없어진 현재에 와서도 ‘거짓’ 결혼약속은 사기일뿐더러, 설령 피해자가 몸 파는 창녀라 할지라도, 의사에 반한(속여서) 성행위는 폭력이다.  따라서 법 앞에 평등한 인간에게 ‘보호할 가치’ 운운은, 상상할 수도 없는 구시대적 발상이요 무지(無知)한 여성 비하다.

 

   나이를 먹으면 얼굴이 좀 보인다.  공인이니까 감히 평하건대, 박원순 서울시장의 관상은 이목구비가 모두 밖으로 내뱉는 바가지 상(像)이다.  편견일지는 모르나 탈바가지, 하회탈을 연상시킨다.  빈천(貧賤)한 상인데, 관상에서 극과 극은 통하며, 아무렇게나 생긴 물형(物形)은 극귀(極貴)라고 한다.  말소리도 징징 우는 소리인데, 시민운동 당시 기업에서 ‘삥’ 뜯기에는 유리했을 것이다.  선거운동 때 공약이 화끈했는데. 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걸작이다.
 “협찬 받으면 됩니다.”  협찬 즉 삥은 준조세의 적폐이자 암거래로, 기업경영과 국가조세제도를 동시에 갉아먹는다.  정경유착의 지름길이요, 부정부패로 이어진다.
 그는 관상을 넘어 상팔자, 아니 오뉴월 개 팔자다.  시민운동은 (아마도) 협찬을 받아썼고, 시장후보는 안철수가 버린 것을(지지율 5 : 95) 거저 주웠다.  ‘조국 사태’에 관해서는, “언론의 자유는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언론에만 해당된다.”라는 명언(?)을 했다.  자기 딴에는 박인수 일심판결이 기억났는지 망발이 재발한 것이다.
 십년 넘게 특수방송인 교통방송 마이크를 잡던 필자의 동기동창이 작년 급환으로 세상을 떴다.  목적방송으로서 핸들을 잡은 수많은 출퇴근길 시민이 귀를 기울였다.
 긴급한 팩트 전달이 생명인데 난데없이 이념타령에 올인 하면 그건 파면 깜이다.
 방송 임명권자가, 60여 년 전 상급심이 바로잡은 ‘위헌적 판결’을 재방송한 것은, 정신과에 상담해야할 ‘사고의 비약’ 증상이다.  하기야 유시민(類市民?)의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추론(推論) 방송”도 언론이라고 우기는 세상이니...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