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김세영 협회장이 지난 16일 협회회관 근처 음식점으로 전문지 기자들을 초치,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별도의 자료 없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김 협회장은 치협 현안 전반에 대해 설명했는데, 특히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둔 전문치의제 제도 개선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협회장은 “전문의 문제는 이상과 현실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그동안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지금은 이를 고쳐나가야 할 단계이므로 26일의 임시총회는 이 문제와 관련한 치과계 내 이견의 최대공약수를 찾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2시 협회회관 강당에서 열릴 임시총회는 ‘치과의사 전문의제도에 관한 법령개정 추진의 건’을 단일 안건으로 다루게 된다.
이번 법령개정안의 포인트는 경과조치 도입을 통한 소수정예의 포기와 11번째 전문과목 신설. 이미 물 건너간 소수정예에 발목이 잡혀 내년이면 풀릴 ‘전문과목 표방’ 상황을 무방비로 맞을 순 없다는 게 이 문제에 관한 집행부의 기본 인식이다.
11번째 전문과목 (가칭)치과통합임상전문의의 신설 역시 AGD과정 이수 회원들을 경과조치를 통해 전문의제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경과교육이 이번 2월로 모두 끝이 나면 AGD는 4,000여명의 자격취득자를 두게 되는데, 개원가에 전문의 표방이 현실화 될 경우 AGD 자체가 빛을 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세영 협회장은 따라서 ‘평소 회무스타일 대로 땜질보다는 정공법을 택했다’면서 대의원총회가 집행부 안을 채택해주면 오랜기간 팀웍을 이룬 현재의 복지부 전문의 팀과 법률안을 만들어 상반기내에 법 개정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복지부령을 고시한 후 내년부터 시행하는 스케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치과전문의는 늘 내부 합의가 문제
‘경과조치안 급조 논란’에 대해서도 ‘소수정예 원칙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의 대안은 경과조치 밖에 없지 않느냐’며, ‘4월 정기대의원총회에 상정할까도 생각했으나 2월 25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복지부 담당자가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고 조율해야 하는 불편이 따라 부득불 임시총회를 소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협회장은 ‘치과전문의제도는 늘 내부 합의가 문제였다’고 상기하고, ‘합의도출을 위해선 토론도 논쟁도 필요하지만 대의기구를 통해 결정이 된 이후엔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이번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전문의제도 개선 상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회원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직접 작성한 이 호소문에서 김 협회장은 ‘불법 네터워크 척결, 전문의제도 문제 등에 대해 꼼수를 쓰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 하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후 ‘회원들의 이해와 성원을 당부’하는 것으로 말을 맺었다.
식사와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이외에도 몇 가지 현안에 대한 김세영 협회장의 설명이 뒤를 이었다.
사무장병원 대책과 관련해서는 의협이 관련 특위를 구성한데 대해 환영을 표하면서 ‘의료계가 공동으로 정부에 현행 리베이트 전담반 수준의 사무장병원 전담반을 구성해주도록 제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의약품 리베이트 보다는 사무장병원이 국민 건강에 끼치는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그 이유.
이외 이날 나온 질문과 답변을 간략히 소개한다.
- 전문의제도 문제 이외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현안은?
“최근 치과대학 신설 움직임이 또 다시 감지되고 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할 사안인 만큼 이 문제에 관한 한 치과계가 절대적으로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
-유디치과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건가?
“우선은 내부고발을 취합하는 중이다. 지금 상항은, 정중동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올 해는 유디 문제를 완성해야 하고, 꼭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치협의 목표는 유디치과가 없어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유디도 동네치과들과 똑 같은 경쟁구도에 들게 만드는 데에 있다.
-협회장 상근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직접 해보니 업무량이 많아 상근을 하지 않고선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퇴임 후를 생각하면 3년간의 진료공백이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차기 선거와 관련 서울치대가 후보단일화에 나서고 있다. 어떻게 보시나?
“아직 1년 반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후보 단일화를 거론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일이다. 하더라도 물밑에서 해주면 좋겠는데, 저렇게 대놓고 하니 다른 대학에선 어떻게 생각할지 염려스럽기도 하고…”
한편 김 협회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차기 출마여부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노 코멘트”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세영 협회장과 안민호 총무이사, 이강운 법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민정 홍보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