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江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저것 봐, 저것 봐,네보담도 내보담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가 다와 가는,소리죽은 가을江을 처음 보것네.객기시인이 말년을 소일하던 종로2가 현현각에서 선생을 뵌 적이 있다.허름한 건물 계단을 5층까지 올라간 끝에 조그만 문을 밀고 들어서자 중년의 사내 몇몇이 한창 열기가 오른 포커 판을 앞에 두고 앉은 채로 방문객을 맞았다.그 중 한 분이 작은 목소리로 겨우 내 용무에 응대를 해 왔고, 나는 그의 주문대로 시인이 ‘하던 판만 마저 하고’ 내게로 건너오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다소곳이 그를 기다렸다.그 때의 용무란 말단으로 참여한 3류 잡지의 창간호에 선생의 축시를 넣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격에 맞지 않는 고료였음에도 선생은 그저 웃음으로 내 젊은 만용을 용인하셨다.몇 년 후, 선생이 타계하셨다는 소식에 덤덤히 선생의 시집을 다시 빼어 들었다.그리
강릉이라는 작은 도시에 사는 덕에 집에서 나와 40분 정도만 걸으면 학교에 도착합니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차를 타면 보지 못할 것들을 걸어 다니면 많이 보게 됩니다. 오늘은 금요일 출근길에 찍은 ‘시시한’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모두 스마트 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비온 뒤의 상쾌한 아침.학교 가는 중학생.어느 커피숍의 벽.미인과 함께 사진 한 장 찍고...우리 병원 건너편 꽃집. 얼굴 안 나오게 찍으라고 하니 손만 찍을 수밖에...8시 수업이 방금 끝난 듯. 보존과 조교수와 전공의들.이곳이 우리 병원.엄흥식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서울대학교병원 치주과 전공의 수료서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 박사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 원장
'나의 소원은 첫째도 자주독립이요, 둘째도 자주독립이요... '라고 백범 선생께서 설파하셨지만, 저는 그런 원대한 소원이 아니라 인간적이면서도 소박한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낮술'입니다. 그것도 남부럽지 않게 마시는 낮술 말입니다.점심시간에 병원 인근의 감자탕집이나 순댓국집 등에 가보면 반주로 ‘쏘주 각 일 병’ 정도는 일상이 되어버린 이웃 아저씨들과 드센 동네 아주머니들을 목도하면서, '지금껏 나는 인생 헛살았구나!'하고 자조를 한 적이 많았습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낮술을 한 잔도 못하는 그 자괴감이란...)요즘 일부 어르신들 중엔 ‘비아그라’ 반의 반 쪽 정도를 혈액순환 개선을 목적으로 드시는 분들이 계신데, 아스피린을 장복하는 경우처럼 부작용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건강만 허락한다면 반주 두어 잔이 오히려 비아그라 이상의 효과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그런데 왜 예로부터 낮술을 금기시했을까요?여러 가지를 상정해 볼 수 있겠지만, 우선 낮술을 드시는 분들은 대개 전날 밤의 과음 때문에 해장을 목적으로 마시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쓰라린 위장이 다시 알코올로 마취가 되면 더 마시게 되어 결국 인사불성이 되고, 이로 인하여 돌이킬
정식 교과목은 아니지만, 임플란트 회사에서 장비를 빌려 이틀 동안 수술과 보철 실습을 진행한다.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이라 실습에 임하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다.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심은 임플란트의 사진을 찍는 학생. 실습에서처럼 실제 임상에서도 항상 성공하길... ■ 강릉원주치과대학 4학년 2학기 임플란트 실습시간입니다. 정식과목은 아니지만 임플란트 회사에서 장비를 빌려 이틀동안 수술과 보철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이라 그런지 실습에 임하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심은 임플란트의 사진을 찍는 학생들. 실습에서처럼 실제 임상에서도 항상 성공하길 바랍니다... (학생들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뒷모습만 올립니다)엄흥식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서울대학교병원 치주과 전공의 수료서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 박사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 원장
1988년 어느 날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에 의학용어 기말고사 치러지고 있었는데 시험 유형은 영어는 한글로, 한글은 영어로 바꾸어 적는 주관식 시험이었다. 비교적 대부분의 문제들이 술술술 풀렸지만 몇 개의 단어가 어떤 치과대학 학생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deciduous'였다. 정답이 생각이 날 듯 말듯 하며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시험 감독중인 어떤 수련의 선생님께서 이렇게 독백하듯이 말씀하셨다. “음... 장마가 끝나면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오겠구나.” 번뇌 중이던 치과대학 학생은 그 선생님의 독백에서 deciduous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치과대학을 졸업한지 20년이란 세월이 흐르다보니 수많은 추억들은 이미 지우개로 지워져 버렸지만 필자의 머릿속에 몇 개 안남은 학창시절의 추억거리이다. ’Deciduous‘라는 의학 용어로 소아치과와 인연을 처음 맺은 그 치과대학 학생은 졸업 후 소아치과 수련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전라도 광주에서 소아치과로 개원중이며 많은 생각들 속에서 이곳에 ’소아치과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소아치과에서 주로 진료하는 Deciduous는 어차피 교환될 치아라는 이유만으로 State of Art와 Ne
박대통령 취임축하차 방한한 아소부총리의 “아시아 각국에 이토 히로부미의 공헌이 컸다.”라는 발언은, 19세기에 구미 열강과 맺은 불평등조약에서 치외법권(Extraterritoriality) 조항을 삭제한 업적(?)을 가리킨다(1899)*.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했다고 강변하지만, 자신이 먹으려고 깔아놓은 사전포석을 “내 논에 물대기(我田引水)”식으로 포장한 과장이다. 한일 협력위원회 주관 교류프로그램으로 방문한 고노이케 참의원에게 강창희 국회의장이 니체를 인용, “과거는 미래에 대한 정열이 과거의 고뇌를 능가할 때 스스로 잊혀 진다.” 말하자,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로 되받았다고 한다. 충청도 말로, “똥 뀐 놈이 성낸다.”더니, “너희가 니체를 알아?” 호통을 치고 싶다. 2011년 3월 쓰나미 강타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을 두고 ‘천벌’ 운운한 망발도, 한국 언론인이 아니라, “건방진 녀석**”의 늙은 정치인 이사하라 신따로가 원조로 알고 있다.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망언이 도를 넘고 있다. 도쿄의 2020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축하한다. 이웃사촌을 떠나 실리로 따져도, 관광수입이 늘고 선수단 파견이나 국민의 관전에 편리하며 영종
봉사료, 팁, 촌지, 봉투, 와이로, 급행료, 거마비... 등의 단어는 전부 다른 사람에게 돈을 준다는 뜻이지만, 그 목적은 제각각 다릅니다. 봉사료와 팁 이외에는 공여자의 불순한 의도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이집트 피라미드 안에서나 왕가의 계곡에서 '바쿠시시'가 없으면 사진조차 찍지 못하게 하다가도 일단 돈이 건네지면 아예 필자의 카메라를 뺏어들고 중요한 유물을 마구 찍어서 줍디다만, 어쨌거나 위에서 언급한 단어들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윤활유가 되기도 하고 더러는 폐유가 되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쇠고랑을 차게도 합니다.오늘은 팁에 대해서만 생각을 좀 해보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팁은 코끼리도 싸이 춤을 추게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팁의 타이밍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팁 말고도 남에게 주는 돈은 전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요즘도 교사에게 촌지를 주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학기 초나 중간에 준다면 검은 뜻이 있음이 분명하고, 학년을 모두 마치고 일 년 동안 아이를 돌보아준 것에 감사하다며 전해주는 선물은 그야말로 착한 촌지입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에게 촌지를 준다면 언제 줘야 좋을까요? 수술이 잘 되어 퇴원
벌써 찬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하네. 후배님은 명절이 있어 근무일수도 적고 매출도 떨어지는9월을 잘 보내셨는지? 추석 명절을 보내고 찬바람이 심해질 즈음이면 들려오는 소식이 있지. 어느 직원이 맘이 흔들리고 있다고…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그도 아니면 연말에 있을 월급 인상에 대해 슬슬 고민을 하게 되지. 요즘 들어 경기도 어려워서 내 수익은 자꾸 떨어져 가는데 직원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월급 올려달란 얘기를 해 대니 야속하지. 몇 만원 더 준다는 친구들 얘기에 혹해서 그동안 잘 키워 놓았더니 훌쩍 떠나버리는 직원들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더 이상 이 친구들한테 정주고 마음 주고 돈 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리게 되지.개원가에 세번째 막내 원장으로 처음 입문했을 때는 나도 잘 몰랐다네. 그때만 해도 나조차 거의 직원 수준의 원장이었고, 직원들도 그런 내게 서로 힘든 얘기를 털어 놓기도 하고 친하게 지냈거든. 그런데, 일년여 후 내가 대표가 된 후부터는 그렇게 친하게 맘을 다 얘기하던 직원들이 내게 거리감을 보이는 거야. 같은 직원이 아니란 것이지. 지금 후배님은 당연히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퇴사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대표원장일 테니 직원들하고 아주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아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만의, 여자만의 특성이 있다. 한때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책 한권으로도 모지랄 만큼 그냥 개개인의 차이가 아닌, 남녀 간의 흔한 차이가 얼마나 많은가에 놀라게 된다.특히 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남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아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습관중 하나가 바로 ‘포르노 중독’이다. 꽤 많은 남성들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야한 영화나 동영상을 즐기다가 밤잠을 설치고, 퀭한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나같이 예쁜 아내가 있는데 같이 포르노 한편 만들면(?) 될 텐데, 멀쩡한 나를 두고 포르노에 나오는 가슴 큰 여자들 보느라 코 박고 컴퓨터에 몰두한 남편을 보면, ‘내가 안 섹시해서 그러나?’ 아내들은 걱정하기도 한다. 여성들 중에도 ‘야동마니아’ 가끔 있지만, 대부분 멋진 러브스토리와 함께 아름답게 사랑을 나누는데 흥분하지, 남성들처럼 앞뒤 스토리 없이 바로 벗고 시작하는 포르노는 지저분하고 동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들에게 비치는 ‘보이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반해, 남성은
현대 의학은 그 위대한 기술과 효율성에 도취되어 의술이 만능인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인체를 마치 분해할 수 있는 기계나 부품으로 생각하고 잘 기름 치고 닦고 관리만 하면 언제나 새롭고 반짝이는 건강이 탄생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하물며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게 된 것도 의술의 발달에 따른 장비의 개발이나 약품의 개발로 인해서 된 것처럼 현대의학은 주장하고 싶어 한다. 물론 특정질병에 대한 예방, 치료 방법 등이 개발됨으로 해서 수명 연장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연장은 사회경제적 변화와 생활양식의 개선, 삶의 환경개선들의 효과 때문인 것이 더 많다. 현대 의학은 “건강은 만들 수 있는 것” 현대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은 “건강은 창조하는 곳”이 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요즈음 의사들은 과학기술로 무장된 값비싼 첨단 의료장비에 대한 의존과 신뢰도가 지나쳐 남용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진료방법을 선택해도 건강을 얻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도 고급자원을 남용하여 불필요한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첨단 장비에만 둘러쌓인 의사들은 당연히 환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니 듣지 않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