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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말모이운동 3 : 옮긴 글 (飜譯語)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39>

 

   비긴 어게인밴드는 한류의 뛰어난 감성을 또 다시 온 세상에 떨쳤다.  R & B 20년 경력을 헤아리는 박정현의 애드립과 감정표현...  베로나에서 샹들리에도 절창이었지만, 1971 그룹 브레드가 발표한 노래 ‘If’의 감성은 가슴을 파고든다(191025).
 “If the world should stop revolving, spinning slowly down to die,
 I’d spend the end with you.
 And when the world was through, then one by one the stars would all go out.
 And you & I would simply fly away.”
 “지구가 회전을 멈추고, 느리게 돌며 죽어간다면.
 난 그대와 함께 마지막 날을 보낼래요.
 그리고 세상이 끝나면 별들은 하나하나 사라질 테고,
 그대와 난 그저 저 멀리 날아가면 그만이죠.    - 이상은 오리지널 번역.
 60년대 필자의 졸시(拙時) ‘밤과 시계(시집 짝사랑)’에서 “밤하늘의 가로등이 켜질 때부터, 그 별이 하나 둘 꺼질 때까지:  From the time the stars begin to turn on, until they go off one by two.”와 너무 닮아, 노랫말을 조금 바꾸어 보고 싶다.
 “세상이 돌기를 멈춰 서서히 죽어 가면,
  마지막 순간을 우리 함께 해요.
 세상이 끝나, 별이 하나 둘 모두 꺼지면,
  그대와 나 훨훨 날아 조용히 사라져요.”
 Go out을 ‘꺼지다’로, simply를 ‘조용히’로 바꾸고, 조금씩 간추렸다.

 

  속담에는 나라마다 특징이 숨어있어, 글을 옮길 때 낱말만 1 대 1로 바꾸면 그건 번역이 아니다.  영어“Finders keepers, losers weepers.”는 “찾은 놈이 임자지, 잃은 놈만 억울해.”해서, 운(韻: rhyme)은 놓치더라도 스피드감(rhythm)은 살려낸다.
 독일 속담 “Heute rot, Morgen tot.”는 로트와 토트의 운을 따라갈 수 없으니, “오늘의 빨강 내일은 죽음”을 넘어서, 생사(生死)의 명암을 홍백(紅白)의 대조 즉, “오늘의 홍안(紅顔)이 내일은 백골(白骨)”로 옮긴다.  미세먼지에 입 다문 환경단체의 비겁한 위선을 지적한 독자투고는 백번 옳다.  그러나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을 장애인 비하로 비난한 것은 지나치다.  이만큼 말밑(語源)이 분명한 곁말(allusive)이 따로 없고, 등장하는 서당훈장이나 생도가 장애인이 아님은 삼척동자가 다 아는데, 일상용어까지 입을 틀어막는 것은 또 다른 규제다.  유독 충청도에 겨우 남아있는 곁말은, 남도의 걸직한 육두문자와 함께, 소위 ‘비하판정’의 그물코가 너무 밭으면 거의 사라져버릴 것이다.  창작은커녕 글 옮기기(번역)도 겁이 난다.
 ‘채식주의자’를 ‘읽는 이의 언어’로 녹여낸 데보러 스미스에게, 맨부커 상의 박수가 더 쏠리지 않았던가?   “당나구 귀 띠구 뭣 띠구 나믄 뭐가 남는 디야?” 

 

   “사둔 남 말 한다.”가 사돈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다.  “까치 배때기마냥 허여멀끔하다” 또는 “너는 어쩌면 발뒤꿈치가 삶은 달걀 같냐?”는 시어머니 말 맵시를 ‘말모이 운동’은 더욱 더 발굴해내야 한다.  칼럼 충청도 사투리 1 과 2에서(021121 및 060116), 기억나는 곁말 몇 개를 소개한 바 있다.  혹시 잊은 분을 위하여 마무리 말씀만 다시 싣는다.  제1편: 충청도 제비는 강남제비처럼 사근사근하게, “싸모님, 춤 한 번 추실까요?”하는 법이 없다.  거두절미하고, 그저 “출 뀨?”다.
 제2편: 충청도 아재는 “자네 보신탕 먹는가?”하고 묻지 않는다.  귀에 입을 바싹대고, 은근하게 속삭인다.   “개- 혀?”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