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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쪽을 누르면서 마사지하듯 근육 이완시키고...

[이승훈의 재미있는 입속여행]-⑭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하게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병의 경우 어느 정도의 전조 증상이나 예측이 가능하다지만 사고야 말로 불의불식 간에 당하는 일. 특히 야외 활동과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휴가철에는 사고가 많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치과 영역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와 거기 따른 응급 처치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사고에 의해 발생하는 응급 상황의 경우 후유증과 치유의 예후는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나는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을 하였는지 또 하나는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 처치가 되었는지 이다. 특히 집에 어린이가 있는 부모라면 가까운 대학 병원의 위치를 알아두고 특히 해당 병원이 치과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대학병원이라고 해서 모두 치과 당직의를 두고 치과 응급실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 병원 저 병원 옮기면서 수속하느라 아까운 시간만 허비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전반적인 주의사항은 이 정도로 하고 각각의 상황에 따른 응급 처치에 대해 알아보자.

 

1.턱에 강한 충격을 받았는데 갑자기 이가 원래대로 물리지 않고 벌릴 때 마다 통증이 온다

 

 

구타를 당했거나 어딘가에 부딪힌 후에 이가 이상하게 물린다면 턱이 부러졌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턱이 부러졌을 때는 가능한 턱을 움직이지 않도록 가볍게 고정한 채로 응급실에 가야한다.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부목으로 고정해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자연스럽게 치유되기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턱은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계속 움직여야 하고 생긴 형태 자체가 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부목으로는 자연스러운 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신 마취 하의 수술을 통해 턱을 원래 위치로 잡아 주고 한 동안 윗턱과 아랫턱을 고정 시킨 후 유동식이나 액체만 섭취해야 한다.

 

 턱이 부러진 상태에서 계속해서 음식을 저작하면서 방치하면 이후 골수염 등의 발생으로 최악의 경우 아래턱 뼈 전체를 다 들어내는 사태가 발생 할 수 있으므로 교통사고, 낙상, 상해를 입은 후 위 아래 치아가 정확히 안 물리는 듯한느낌이 든다며 빨리 치과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2.턱이 빠졌을 때 

 

 

입을 크게 벌리거나 측면에서의 충격 등으로 턱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턱을 원래 위치로 움직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빠진 쪽을 전체적으로 누르면서 마사지 하면서 근육을 이완시키는 법이다부드럽게 누르면서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 하면 턱이 원위치에 들어간다.

 

 이 방법으로 안될 때는 혼자는 힘들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환자를 침대나 바닥에 누이고 술자(턱을 넣을 사람)가 환자의 허리나 가슴쯤에 올라탄 후 엄지손가락으로 환자의 어금니를 나머지 손가락으로 환자의 아랫 턱을 꽉 쥐고 있는 힘껏 턱을 아랫방향(머리의 반대 방향)으로 당겨준다

작은 경사를 넘는 기분이 들었다면 턱은 자연스럽게 원위치에 도달할 것이다.

 

, 이때 환자가 반사적으로 이를 하고 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턱을 넣는 사람의 엄지 손가락을 거즈 등으로 감아서 보호하는 것이 좋다

턱이 빠진 채로 1시간 이상을 경과하면 근육의 경직이 심해져서 전문가라 해도 근육 이완제없이는 턱을 원위치 시키기가 어려워지므로 1~2회 정도 시도해 보고 실패했다면 계속 시도하기 보다는 빨리 응급실로 가야한다

 

3.치아가 부러졌을 때 

 

치아가 부러졌을 때는 부러진 선이 어디까지 도달 했느냐에 따라 예후가 천차만별이다.

경미할 경우 주변부를 가볍게 갈아내는 정도의 진료만 받으면 되지만 심한 경우 치아를 뽑아야 한다

부러진 선이 치아 안의 신경까지 도달했다면 환자는 강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이가 부러졌을 때 통증이 크지 않다면 일단은 응급으로 근관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치아가 단순히 부러졌는지 아니면 빠지거나 움직였기에 응급한 치료가 필요한지의 여부를 일반인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 일단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에는 어린이의 사고 역시 빈발한다. 특히 윗 앞니는 넘어지거나 부딪힐 때 가장 먼저 접촉하기 때문에 사고가 많은 편이다

 

어린이가 사고를 당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보호자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정한 후에 어린이를 잘 달래서 응급실에 데려와야 한다는 점이다아이가 다쳤다는데 놀라고 당황한 보호자가 정확한 상황 설명조차도 못하고 응급실의 의사를 윽박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부모의 동요는 그대로 어린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겁에 질린 어린이는 치료 자체를 거부해서 응급 치료를 더욱 힘겹게 만든다.

 

일단 치아 관련 사고가 났을 때는 이 말을 떠올리면서 의연하게 대처하길 바란다

 

"기껏해야 치아 하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참고로 영구치가 아닌 유치는 위치가 변하거나 심하게 부러지는 등의 손상을 입었을 때 무리해서 살리기 보다는 미리 뽑아서 안에 있는 영구치를 보호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수년 간 이가 없이 지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어린이가 다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4.치아가 움직였을 때, 완전히 빠졌을 때 

 

치아가 아예 부러졌을 때 보다 안으로 밀려들어갔거나 옆으로 움직이거나 튀어나오는 등의 치아 변위가 더 응급을 요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어떻게 초기 처치를 받았느냐에 따라 예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빨리 치아를 원위치 시키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만약 통증이나 기타 저항으로 치아를 원위치 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더 이상 시도하지 말고 바로 응급실을 찾도록 하자. 제때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는다면 치아를 뽑지 않고 살릴 가능성을 높힐 수 있다

치아가 통째로 빠져 나왔을 때 역시 큰 차이는 없지만 이때는 빠진 치아의 처치가 중요하다. 당황한 나머지 정확한 처치를 못하는 바람에 아까운 치아를 잃는 경우가 많다.

 

[치아가 빠졌을 때 가장 좋은 처치는 다음과 같다]

 

a.빠진 치아를 줍는다

b.주운 치아를 흐르는 물에 가볍게 닦아서 흙 등의 찌꺼기만 가볍게 제거한다. 절대로 세제를 사용하거나 화장지 등으로 물기를 닦아서는 안된다

c.치아를 우유, 식염수 등에 담아서 가능한 빨리 응급실로 온다. 우유 식염수 등이 없다면 치아를 입에 물고 오고 환자의 나이가 어려서 삼킬 위험이 있을 때는 보호자의 입에 보관해서 온다.

 

완전히 빠진 치아의 예후는 치아 주변 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라 결정 된다. 의사의 처치까지 걸린 시간과 초기 응급처치가 다 주요 요인이므로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면 치아의 보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치아가 움직였거나 빠졌을 때는 옆의 치아를 이용해서 고정한 후 치아가 고정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치과의사가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 가급적 해당 치아로는 음식물을 씹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1~2주 정도 후에 근관 치료를 받고 예후가 좋을 경우 보철 치료를 시행하면 해당 치아를 뽑지 않고 살릴 수 있다.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로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혹시라도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자녀가 갑자기 치아 관련 사고를 당했을 때 기자의 짧은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글: 이승훈

필자 이승훈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이수백치과 원장으로 근무 중이다.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원으로 진료와 더불어

개성이 강한 작품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