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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UD치과가 사회공헌대상? ‘헐~’

이젠 보건복지부까지 말려드나

유디치과가 사회공헌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무척 충격적이다. 유디치과라고 상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 상이 ‘사회공헌’이나 ‘보건복지부’ 같은 이름을 걸고 있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적어도 현재로는 이 치과가 이런 상을 받지 말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유디치과는 지난 14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3회 행복 더함 사회공헌대상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상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언론인협회가 주최하고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이 후원하는 상으로, ‘사회공헌으로 모범이 되는 우수한 기업이나 기관을 선정해 알림으로써 사회공헌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올해의 수상자는 유디를 포함해 광주은행, 베링거잉겔하임, 스타벅스, 인천환경관리공단 등 모두 27개 회사로, 주최 측은 ‘한국리서치를 통한 설문조사와 학계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바람직한 기업상을 구현하고 있는 우수기업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 치과계는 유디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까?
백보를 양보해서 유디치과가 사회공헌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개해왔는지 알 바 아니라고 쳐도 이 치과가 수상자로 부적합한 이유는, 언론을 통해 수차례 이 치과의 운영방식이 논란이 돼 왔고 또 그로 인해 주변과의 숱한 소송들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상의 권위를 위해서라면 설사 유디가 훌륭한 일을 많이 해왔더라도 주변 문제나마 제대로 정리된 다음에 상을 주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아무리 주최 측에 선정을 맡겼다하더라도 장관상을 받게 될 기관에 행여 결격사유는 없는지 정도는 살폈어야 하지 않을까? 산하 단체인 치협이 전체 치과계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포한 바로 그 상대에게 떡하니 ‘행복 더함’ 상을 수여한다는 건 한마디로 코메디가 아닐 수 없다.
유디치과도 어떤 명분에서든 동업자집단을 혼란스럽게 만든 잘못에선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런 경우라면 그 상을 받겠다고 나서는 것도, 상을 받았다고 이곳저곳에 떠벌리는 것도 다 같이 염치없는 짓이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유디의 반값 임플란트와 같은 시장 상황을 빗대 이렇게 말했다.
“시장은 그 자체로 공정함을 뜻하진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비시장적 가치와 규범, 공동선을 망각해선 안 된다. 시장지상주의가 어떤 식으로 공동체를 약화시키는지 잊어서도 안 된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공익을 쟁취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을 토론하는 것이다. 시장이 어떻게 하면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현재의 치과계가 다 같이 곱씹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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