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band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지인들에게 들은 필자는 New Trolls 같은 band를 기대하며 추천을 요청했다가 싸늘한 주변의 시선을 감수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알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에 국내에서 생겼다가 명맥이 사라진 '아이러브스쿨'의 확장판쯤 되는 폐쇄형 SNS를 지칭하는 말이 band였다. 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Facebook과 전문가를 위한 LinkedIn이 세계적인 표준으로 간주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부는 band 열풍 또한 '아이러브스쿨'의 전철을 조용히 밟아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백년전쟁시기에 헨리 5세가 Azincourt 전투를 목전에 두고 불리한 상황에서 영국의 귀족들과 병사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한 연설이 생각난다. Shakespeare는 'Henry V'의 4막 3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From this day to the ending of the world, but we in it shall be remembered, we few, we happy few, we band of brothers.” 결국 영국은 이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었는데, 훗날 미국의 역사가이자
필자는 드라마(drama)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드라마인데 굳이 작가의 힘을 빌려 인생체험을 하는 것에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나 국내 드라마는 사랑(love)이라는 주제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기에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간과할 위험성이 있어서 더욱 그러한 지 모르겠다. 그러나,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한번으로 끝나는 제한된 상영시간 내에 다면적인 인생을 압축해서 넣은 관계로 관람하고 난 뒤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들이킨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지인들의 권유로 한재림 감독의 觀相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癸酉靖難을 소재로 그 동안 많은 영상물이 쏟아져 나온 관계로 덤덤하게 객석에 앉아있던 필자는 영화관을 나설 때엔 2011년 Roland Emmerich감독의 Anonymous를 보고 난 후의 중량감을 간직하며 나오게 되었다.수양대군과 좌의정 김종서가 왕권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며 조선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실에 觀相家를 배치하여 가정을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필연성을 보여준 觀相은 William Cecil 수상과 Edward de Vere 백작이 Elizabeth 1세 주변에서 상이한 방식으로 영국의 앞날을
필자의 동문으로 방송인이자 가수 겸 화백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영남 선배를 작년 여름 사석에서 만났을 때 받았던 질문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힉스 입자(Higgs boson)’에 대한 것이었다. 입자물리학(Particle physics)에서 제시하는 표준모형상 기본입자 중 하나인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영국의 이론물리학자인 피터 힉스(Peter Higgs)가 1964년에 발표한 힉스 기전 (Higgs mechanism) 상 입자에 질량이 부여되는 과정에 필요한 소립자로서, 표준모형에서는 스핀이나 전하가없고 다른 페르미온(Fermion)과 약한 상호작용을 이루는 물질로 생각되고 있다”고 답변을 하였다. 조 선배의 평가가 바로 이어졌다. “결국 확실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로군”. 2012년 7월 4일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Organisation Européenne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CERN)에서 발견된 힉스 입자로 추정되었던 물질은 결국 올해 3월에 힉스 입자로 공식인증 되었지만, 전문인으로서의 '책임(Commitment)과 견해(Comment)'의 중요성은 아직도 필자의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 201
하버드대학 제362회 졸업식이 개최된 지난 5월 30일에 필자는 졸업식장 근처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이번 졸업식 축사 연자로 누가 등단할 것인지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다. K-POP 의 대표주자로 한국의 존재감을 전세계에 심어주는 가수 싸이가 이미 5월 초에 하버드대 캠브리지 캠퍼스 내의 메모리얼 처치(Memorial Church) 에서 강연을 한 바 있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했던 것 같다. 하버드대학 최초의 여성 총장인 드류 파우스트 (Drew Faust) 박사의 ‘가난과 폭력을 이겨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이라는 소개와 함께 등장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내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귀중한 연설을 해주었다. “실패(Failure)란 단지 삶이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기에 진정한 실패가 아니다. 우리가 고귀한 자아를 실현하려는 단 한 가지 목적만 추구할 수 있다면 성공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수학한 여러분들의 귀중한 경험은 이웃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쓰여질 때 비로소 의미를 발한다”. 결코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고 최근까지도 힘든 난관의 시기를 겪었던 그의 축사는 많은 참석자들의 심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