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날 이후로 피부에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해요. 겁나서 검사하러도 못 가겠어요. 선생님, 저 병 걸린 거 맞지요?”하루에도 수십 개씩 의료상담에 대한 답변을 하다보면 어쩌다가 일을 저지른 청소년이나 사회 초년병들의 걱정이 가득한 질문들을 수시로 보게 된다.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자위행위를 하고서 막연한 죄책감과 성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해 오기도 한다. 1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들이 느닷없이 생긴 증상이나 성병 판정을 받고는 부부간의 신뢰가 무너져 험악한 분위기로 병원을 찾기도 하고, 결혼한 지 6개월이 채 안되어서 간단한 피부염으로 병원에 갔다가 성병의 일종이라는 말에 바로 이혼하는 신혼부부도 있다. 이처럼 미묘한 감정의 결정체인 성(性)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심한 공포심과 배신감, 수치심 등의 복합적인 감정으로 이성이 마비되고, 병에 대해 차분히 알아보고 의사의 조언대로 적절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조차하기 어려운가 보다.의과대학에 다니던 25년 전만 해도 실습을 나가보면, 대학병원 외래에 토요일이면 주사를 맞으러 몰리던 매독 환자들이 있었다. 평일 날 바쁜 외래환자들 때문에 과 사정상 몰아서 주사를
젊은이들이 많이 사라진 농촌에 가보면 전원도 켜져 있지 않은 낡은 냉장고에 하나 가득 약들이 쌓여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빨강, 파랑 알약들이나 캡슐약, 가루약도 포장지 하나 가득 있을 뿐 아니라, 비닐 팩에 담긴 한약과 통에 든 비타민까지 합치면 말 그대로 약만 봐도 배부를 정도다. 약의 내용도 다양해,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심장병,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만성질환에 쓰이는 약들 말고도, 건강에 좋다는 영양제, 한약, 보약, 건강보조식품, 며느리가 보내준 수입약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약들이 어지럽게 한다. 게다가 할아버님들이 할머니 모르게 한구석에 숨겨둔 약들이 있으니, 흔히 ‘happy drug’이라 부르는 성관계와 연관된 약물들이다. 여자들 모르게 남자들만 숨겨놓고 먹는 약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약해진 발기기능을 도와주는 ‘발기부전치료제’와 사정이 너무 빠를 때 먹는 ‘조루증치료제’가 그것이다. 엄격히 말하면 발기기능을 근본적으로 고쳐주는 발기부전의 치료제라기보다는 나이가 들고 각종 성인병으로 약해지는 성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해결사’역할을 하는 약들이다. 처음 약이 발견된 스토리가 기막히다. 심장약으로 약을 타 먹던 환자들이 심장병이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아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만의, 여자만의 특성이 있다. 한때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책 한권으로도 모지랄 만큼 그냥 개개인의 차이가 아닌, 남녀 간의 흔한 차이가 얼마나 많은가에 놀라게 된다.특히 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남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아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습관중 하나가 바로 ‘포르노 중독’이다. 꽤 많은 남성들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야한 영화나 동영상을 즐기다가 밤잠을 설치고, 퀭한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나같이 예쁜 아내가 있는데 같이 포르노 한편 만들면(?) 될 텐데, 멀쩡한 나를 두고 포르노에 나오는 가슴 큰 여자들 보느라 코 박고 컴퓨터에 몰두한 남편을 보면, ‘내가 안 섹시해서 그러나?’ 아내들은 걱정하기도 한다. 여성들 중에도 ‘야동마니아’ 가끔 있지만, 대부분 멋진 러브스토리와 함께 아름답게 사랑을 나누는데 흥분하지, 남성들처럼 앞뒤 스토리 없이 바로 벗고 시작하는 포르노는 지저분하고 동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들에게 비치는 ‘보이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반해, 남성은
이혼하는 부부가 나날이 늘어 조금 과장한다면 결혼소식보다 이혼소식이 더 많이 들리지 않나 의심할 정도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화목해 보였는데 갑자기 이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일종의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둘 사이에 아기가 있으면 그나마 이혼을 재고하는 중요한 요인처럼 생각했는데, 여성들의 경제자립도도 높고, 남편들이 아이를 맡더라도 육아가 과거보다는 조금 수월해졌는지, 이혼의 큰 장애가 되지 않는가 보다. 부부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이혼이 늘어가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가 보다. 반면에 아이를 너무나 갖고 싶은데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부부들도 전체부부의 15%정도나 된다. 아이가 없다고 반드시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간절히 원하는데 안 생기면 그 만큼 속상한 일도 흔치 않다. 자기가 사랑하는 배우자나 자기 자신을 닮은 생명이 생겨나 성장한다는 사실은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에겐 당연한 일이나 심지어 귀찮은 일처럼 쉽게 느낄지 몰라도, 안 되는 부부에겐 간절한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가 성숙해져서 반드시 내 뱃속에서 키운 아기가 아니더라도 입양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만든다면
남남으로 자란 성인 두 사람이 결혼해서 하나의 공간에서 뒤엉켜 부부로 함께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혼 초 신혼시절에는 연애시절 몰랐던 서로의 진면목도 알아가고, 조금은 놀라고 조금은 실망하더라도 더 큰 사랑으로 감싸고 맞춰가는 노력과 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부부 사이에 자존심과 감정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는 성관계 문제에서 이런 조율이 신혼 때 이뤄지지 않으면, 두고두고 갈등이 반복되거나 뒤늦게 결혼생활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결혼 전 성경험이 있는 부부라도 익숙해지기 전이라면 겪을 만한 오해나 고민들을 알아보자. 우선 가장 흔한 문제점들부터 보자면, 30세가 넘어 결혼하는 커플이 많아지면서 새신랑의 왕성한 발기능력도 술이나 담배, 스트레스, 과로의 잔매(?)에 어이없는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 당장 술과 담배부터 줄이고, 건강에 자신하지 마시고 규칙적인 운동부터 시작해서 극복해야 한다.신부는 신부대로 결혼 전 성관계에서 조금 아프고 쾌감이 적더라도 ‘초기에 원래 그런 거라고 하니까’, ‘오르가즘은 아니지만 황홀하고 남자친구가 좋아하니까...’하고 생각하지만, 결혼하고 신혼생활이 한 달, 두 달 지나
“내 몸이 이상해요. 어떻게 하죠?”“정상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아니, 좌우가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정상이에요?”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많은 의학지식들이 안방으로 직접 배달되고 있다. 고민되거나 궁금한 신체적 증상이나 병에 대한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찾기 어려우면 여러 병원들 홈페이지를 방문해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서라도 해결할 길이 열려있다. 남들에게 털어놓기 힘든 성에 관한 고민들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거리낌 없이 조목조목 질문하고 집요하게 답변을 얻곤 한다. 물론 일방적인 자료의 나열이 많고 평면적인 설명이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고민하는 증상만으로 질병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면, 자칫 모든 병이 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에이즈에 대해 검색해 보면 초기 증상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앓는다고 쓰여 있다. 사실 가벼운 감기증상이야 잠 한번 잘못 자도 생기는 흔하디흔한 증상인데, 그때마다 에이즈를 의심한다면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의학은 확률의 개념이 반드시 필요해 10억 또는 100억분의 일정도의 확률이라면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해야지, 그 적은
“이번에도 남자 짝이에요, 엄마. 난 왜 맨 날 남자 짝이지?”아들이 초등학교 때 매일 하던 푸념이다. 키가 약간 크기도 하지만, 워낙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가 차이가 나니까 남자애들끼리 짝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매번 여자 짝을 기대했다가 안 되면 속상한 마음을 애꿎은 엄마에 대한 신경질로 푸는 게 안쓰럽긴 했다. 그렇다고 우리 애만 여학생과 짝 지워달라는 것도 부모의 이기심인 것 같아 표시내지 않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여학생 짝하고 알콩달콩 실랑이를 하며 서서히 시작되는 사춘기를 자연스럽게 넘겼는데, 남학생만 득실대는 고등학교 2학년까지 변변한 연애 한번 못했다는 아들이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없을까봐 안타까워하는 아내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요즘이야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구분 없이 별로 낳지 않는 추세지만, 그 와중에도 면면히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전통이 있으니, ‘남아선호사상’이 그것이다. 아이 하나 잘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그 하나나 둘뿐인 자식 중에 아들이 없으면 왠지 힘이 없다고들 했다. 실제로 하나의 아들을 위해 누나가 대여섯인 집도 흔했고, 아들 하나 대학교육 시킨다고 누나들은 초등학교 다니는 것조차 거북해
2013년도 반이 훌쩍 지나 어느덧 많은 직장인들이 일 년 내내 학수고대하는 여름휴가철이다. 가족들끼리 피서지로 놀러가기도 하지만, 많은 미혼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피서지에서 생기는 즐거운(?) 추억을 꿈꾸는 시즌이다. 청춘남녀에게 즐거운 추억이라면 아무래도 짜릿한 성관계가 빠질 리 없고, 두 사람이 함께 즐거우려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는 준비나 상식이 필요할 것이다. 휴가가 끝나고도 하룻밤 불장난 때문에 두고두고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가장 먼저 걱정할 일은 ‘피임’이다. 하룻밤의 즐거운 추억이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피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어차피 나중에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길러야하니 영구적인 피임법은 해당되지 않고, 남성에서는 콘돔이 여성에서는 피임약이나 생리주기 조절법, 자궁내장치 등이 적절하겠다. 특히 가장 쉬우면서도 피임율도 상당히 높은 콘돔은 성병도 예방해 주니, 추억을 만들려는 남자라면 반드시 서로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일(?)이 생겼다면,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사후피임약’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다. 특히 피임을 한다고 했는데도 완전하지 못했다거나, 무방비 상태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스스로 쾌감을 얻기 위해 자신의 성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위행위’라고 한다. 남성에서 청소년기는 이성과의 교제가 제한을 받는데 비해 신체적인 성욕은 펄펄 끓어오르는 시절인지라, 넘치는 성욕을 발산할 수 있는 유일한 분출구 역할을 해 주는 고마운 수단으로, 적당하게 즐긴다면 정신건강에 이로운 성활동이다. 실제로 약 80-90%가 자위를 경험하거나 즐기고 있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다. 게다가 여학생들에서도 과거의 사회분위기에 눌린 여성들의 성에 대한 막연한 경건함이나 정조관념에 맞서 여성의 자위행위가 좋은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자위행위를 하고 나서 찾아오는 허전함이나 찝찝한 느낌, 심지어 죄책감에 고민하고, 자신도 모르게 자위행위를 자주하면서 쾌감을 자주 찾는 자신에 대해 부끄러워하면서, 성격까지 내성적이거나 염세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신체적 발달과 함께 정신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종교관을 정립해 가는 중요한 시기인 사춘기에 성을 더럽다고 생각한다든가, 남에게 철저하게 감추어야할 자신의 치부처럼 여기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자위행위는 결코 더럽거나 추한 행위가 아니다. 사람
젊은 시절 가족과 사회를 위해 치열하게 일하고 사랑하다가, 어느덧 나이가 들어 ‘노년기’에 접어든 우리의 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중년 남녀 대다수가 자신의 건강이나 성기능에 대해서는 무척 관심이 많고 관리를 하면서도, 부모님의 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쉽다. ‘에이, 그 나이에 뭘...’이라 하며 웃어넘기기 쉽겠지만, 60세가 넘은 우리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도 가끔은 여자를 간절히 안고 싶고, 어머니 할머니도 자신을 여자로 봐 주는 사랑이 그립다. 오죽하면 옛말에 ‘남자는 베게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찾는다’고 하지 않는가.몇 해 전 어쩌다가 자신의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대생을 성추행하고 심지어 살해해 뉴스에 오른 70대 어부 할아버지가 입에 오르내린 것도, 범행이 끔찍해서라기보다는 그 나이에도 그런 성충동과 성기능이 남아 있나하는 호기심이 더 많았을 정도로 우리는 노년의 성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처럼 보인다.그런데 문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데 있다. ‘나이 들어서 주책이야.’라는 주변의 시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잘 안되면서 뭘 한다고.’라며 가슴에 쐐기를 박는 할머님들의 핀잔이 더욱 기죽이고 있다. 이삼십 대 시절보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