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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야동 좋아하는 남자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 <25>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아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만의, 여자만의 특성이 있다. 한때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책 한권으로도 모지랄 만큼 그냥 개개인의 차이가 아닌, 남녀 간의 흔한 차이가 얼마나 많은가에 놀라게 된다.

 

특히 성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남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아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습관중 하나가 바로 포르노 중독이다. 꽤 많은 남성들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야한 영화나 동영상을 즐기다가 밤잠을 설치고, 퀭한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나같이 예쁜 아내가 있는데 같이 포르노 한편 만들면(?) 될 텐데, 멀쩡한 나를 두고 포르노에 나오는 가슴 큰 여자들 보느라 코 박고 컴퓨터에 몰두한 남편을 보면, ‘내가 안 섹시해서 그러나?’ 아내들은 걱정하기도 한다. 여성들 중에도 야동마니아가끔 있지만, 대부분 멋진 러브스토리와 함께 아름답게 사랑을 나누는데 흥분하지, 남성들처럼 앞뒤 스토리 없이 바로 벗고 시작하는 포르노는 지저분하고 동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들에게 비치는 보이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반해, 남성은 보이는 모습보다 보는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들 한다. 그리고 여성은 촉각, 후각자극에 매우 민감한 반면, 남성은 이성에게 끌리거나 흥분을 느끼는 가장 큰 자극이 보고 듣는 시각, 청각자극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길을 가다가도 밀려오는 시각적인 자극을 피하지 못 하고 이 여자 저 여자 기웃거리다가 혼나기도 하고, 어디선가 야한 신음소리만 나와도 온갖 야한 생각을 하며 쉽게 흥분하곤 한다. 실제로 남성은 성기능을 검사할 때 낯설고 좁은 공간이라도 충분한 시청각 자극이 있으면 정상적인 발기반응을 보이지만, 여성의 성기능 검사는 그러한 방식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홈페이지로 성상담을 하다보면, 컴퓨터나 비디오로 음란물에 매달리는 남자친구에 대한 걱정이 종종 있다. 혹시나 내 남자친구가 변태나 성도착증 환자가 아닐까, 나를 진정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성욕을 푸는 도구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등의 질문들이다. 그러나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을 즐기는 남자들이 건전한 검색과 일에만 인터넷을 사용하리라 기대한다면, 아직 남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하겠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어, 시간만 나면 눈이 뻘게져 포르노사이트를 찾아 나선다면 좀 자제하기를 권하겠지만, 친구가 찾아서 보여주는데도 싫다고 도망가는 남자라면 오히려 걱정해봐야 할 정도로 남자들의 보고자 하는 욕구는 강렬하며 본능적이다. 좋게 말하면 남자다운 행동이고, 나쁘게 말하면 짐승 같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남성의 강렬한 본능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생산적인 동기부여에 사용되고 있으며, 간단한 예로 인터넷을 찾는 마니아들의 보다 나은 동영상에 대한 갈망이 우리나라 동영상 기술을 세계적으로 만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남성 자신도 자신의 자연스런 욕구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해소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여성도 사랑하는 남성의 시각적인 본능을 이해하고, 적당한 자극과 해소를 돕는 것이 현명한 여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