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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①치과에서 행복찾기 “어제 많이 웃었나요?”

창간특집[1] 치과는 행복한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답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모두가 염원하는 그 행복이란 결국 각자의 생활이 인정하는 긍정적 만족도로 표시될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치과에서의 행복이란 치과 구성원 각자가 추구하는 생활만족도의 총합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왜 이 시점에 치과에서의 행복일까요. 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지난 한 해 그만큼 치과들이 행복해지기 힘든 요소가 많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묻겠습니다. 2012년 한국의 치과는 행복했을까요? 그리고 2013, 한국의 치과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재미있는 데이터를 발표했습니다. 세계 148개국에서 각 15세 이상 국민 1천명에게 일상에서 느낀 행복감(Positive Emotions)을 물었더니 한국은 그리스 몽골 카자흐스탄 체코와 함께 중하위권인 97위에 랭크되더라는 것입니다. 갤럽이 이들에게 던진 질문을 우리 치과에 되묻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질문은 이렇습니다. 어제 당신은 잘 쉬었다고 생각하는지? 하루 종일 존중 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재미있는 일을 했거나 배웠는지? 즐겁다고 많이 느꼈는지?

택할 수 있는 대답 , 아니오중 당신은 몇 문항에서 자신 있게 예라고 외칠 수 있을까요. 이건 순전히 짐작입니다만 하나 아니면 둘?

 

 

 

치과 종사자들에게 한국 치과계를 이루는 개별 치과의 행복도는 생각보다 낮습니다. 설문조사 같은 걸 해본 적이 없음에도 자신 있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근거는 주위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밝지 않은 표정들입니다. 그리고 자주 듣게 되는 하소연과 어수선한 치과계 분위기도 도저히 행복할 수 없는 환경처럼 치과계를 비춰지게 합니다.

 

환자들로 이어지는 행복줄기

치과의 행복은 어떻게 보면 국민들의 행복과도 연관이 없지 않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당선인이 당당히 들고 나온 화두가 국민 행복이지 않습니까? 치과가 행복하지 않다는 건 일정부분 줄어든 환자 탓이기도 할 것이고, 국민들이 치과 치료를 망설이고 있다는 건 그만큼 가계가 빠듯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테니까요.

그럼 여기서 치과의 행복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하는 원초적 질문을 한번 던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답이 좀 애매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간단한 추론으론 적절한 수익과 팀웍 그리고 일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유디치과와의 일련의 대립은 결국 치과의 행복을 떠받치는 이 세 가지 중심축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 수가가 동네 치과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붕괴되면서 수익이 감소하고, 수익이 줄다보니 고용시장은 불안해지고, 결국 이런저런 반작용으로 이전엔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을 일의 가치마저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석이 다른 들 현상이 달라지진 않잖습니까. 많은 동네 치과들이 임플란트 가격을 두고 그들의 오랜 환자들과 멋쩍은 승강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바로 치과 주치의로서의 신뢰를 담보로 말입니다. 경력 30년인 A원장은 이런 상황에 좀 채 익숙해질 수가 없어 치과에 나오는 일이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살아난 뿌리뿐인 치아에 대해서도 전 같은 자부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환자들이 행복해진 것도 아닙니다. 싸게 치료받았으면 남긴 돈으로 소고기 사먹을 법도 하지만 환자들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가격이 내려가자 제대로 치료받았는지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치과가 행복해야 환자도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만큼 행복한 삶은 없다고들 합니다. 치과의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떤 직업적 영감을 주고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정부기관이 매년 조사하는 인기직업 순위에선 한참이나 등위가 밀린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마저 잘 안다는 듯 한의원 다음은 치과라고 지들끼리 수군거립니다. 정말 행복하지 않은 풍경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말입니다. 찾다 보면 이런 저런 핑계 대지 않고 꾸준히 페이스를 지켜가는 대견스러운 동네 치과들도 적지 않습니다. 주위보다 훨씬 비싼 치료비에도 불구하고 대기실이 비지 않는 신통력을 그들은 곧잘 부립니다.

비결이 뭘까요? 들어 보면 그 비결 역시 행복 요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진심을 보여라가 이들의 공통된 주문인데, 진심이란 곧 가치의 존중과 몰입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먼저 치과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환자들도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자 그럼, 치과를 어떻게 행복하게 할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