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의 은퇴기념메달 공개행사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서 두 차례 연기되었고, 마지막 아이스쇼공연은 팬 및 초청 외국선수와의 약속에 맞추어 예정대로 열렸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좀 더 화려하게 보내주지 못한 점이 미안하고, 성금 1억 원의 기부에 감사한다. 재위 7년 동안 그녀가 피겨 스케이팅을 힘과 곡예의 스포츠로부터 드라마틱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사실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소치에서는 강한 러시아, 짜르의 재림을 꿈꾸는 푸틴의 음모로 은메달에 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빠르게·높게·힘차게”라는 올림픽정신에 걸맞도록, 여왕의 좀 더 과감한 프로그램을 기대했던 심사위원들의 실망감 더하기 주최국의 텃세쯤으로 너그럽게 해석하자.시상식 때의 미소는 의연하였고, 다음날 갈라 쇼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존 레논의 반전(反戰)송 “Imagine”이 잔잔히 흐르는 가운데, 세계의 평화대사가 되겠다는(IOC 선수위원) 그녀의 결연한 의지가 보는 이의 가슴에 촉촉하게 스며들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심미적인 배점이 높은 피겨뿐 아니라, 예의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에서도 정상에 올라 온 국민을 열광시켰다. 이상화, 박승희
재미동포들이 모금을 해서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냈다고 한다(5월 11일 자). 전 국민이 애도하는 “세월호의 비극”을 들어, “진실을 밝혀라. 왜 한국인들은 박대통령에게 분노하는가?” 이어서, “3백 명 이상이 배안에 갇혔는데 한명도 구조되지 못한 구조작업은 (0 rescued), 정부의 무능과 태만을 보여주었다”라며 꾸짖고 있다.타이틀은 “진실규명(Bring the truth to light)”이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사고회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사주(主)요 경영책임자인 유병언 회장의 진술부터 받는 것이 순서다. 또 지난 4월 25일부터 백악관사이트에 올려 서명을 받고 있다는 “구원파와 청해진 주주에 대한 수사중단 촉구” 청원을 광고주들이 몰랐을 리가 없다.생전에 김정일이 이 신문에 자화자찬 광고를 실어 만인의 웃음을 샀던 일이 있다.진실을 밝히라는 “애국자”들이 정작 위에 말한 청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반박이 없으니, 필자가 기가 막혀 한참을 웃다가, 문득 김정일 광고가 생각난 것이다.태평양전쟁 중 무수한 전함이 격침당하면서, 바다로 뛰어든 사람을 인접 호위함이 구조하는 노하우가 축적되었다. 그러나 시속 6노트의 조류, 가시거리 30Cm의 탁한
2. 선거 현장에서 선거 뒷 다마(後 談話)처럼 맥 풀리는 얘기도 없다. 평범한 민초는 공무원이 제일 무섭고, 공무원은 국회의원만 없으면 신이 내린 직장이며, 국회의원은 선거만 없으면 해 먹을 만 하다니, 제일 무서운 것은 역시 선거인 것이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그냥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이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라니까.그래서 선거 때는 벼라 별 말싸움 몸싸움으로 다투지만, 승패가 갈린 뒤에는 피차 주고받을 말이 없어지고, 유권자도 더 이상 말발이 서지 않아 입을 닫는다. 그래도 한마디 짚고 넘어갈 이유는, 첫째 다음 선거를 위한 교훈 하나쯤은 건져야 하겠고, 둘째 미국 어느 시에서 ‘일본해’에 ‘동해’를 병기하도록 결의한 것처럼, 당선자로부터 공약에 대한 ‘짱’을 확실히 박아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6일 선거인단에 의한 최초의 협회장 선거에서 제일 큰 관심사는 역시 투표율이었다. 마감시간 오후 6시가 가까워지면서 한때 천 명이 넘으리라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최종집계 1,481 중 980명으로 66,2%, 치과의사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합격점 투표율이었다. 열정적인 정견발표는 세 분 후보 모두가 치과계의 든든한 재목임을
1. 합동정견발표회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다섯 차례 헌법을 개정하여, 1987년 제6공화국으로 다시 태어났다. 4·19 혁명, 5·16 쿠데타, 10월 유신, 신군부 쿠데타, 그리고 6·29 선언이 그 계기였다. 이제 대의원총회 결의로 “선거인단제도”를 채택, 첫 선거를 맞으니 말하자면 “새 공화국”이 태어나는 셈이다. 본인은 직선제는 물론 선거인단제도에도 반대하지만, 중지를 모은 제도인 만큼 최소한 2, 3회는 시행해봐야 한다고 믿는다.이 제도의 장점은 첫째 지역별·연령별·성별로 “쏠림현상”이 배제되어 대표성에 하자가 없는 “무작위 추출”이고, 둘째 그 숫자가 본래의 목적대로 대의원총회의 “결정권을 희석”하는 동시에, 셋째 경제성까지 갖춘 최소한의 적정수준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세 후보 공통인 “직선제 관철 공약”은 유감이다. 첫째, 그것이 소신이라면 이 선거를 보이콧하고 계속 투쟁함이 옳다. 의총 결의에 대한 정면 거부이니까.둘째, 어느 계층의 표를 겨냥한 것이라면 그건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셋째, 정해놓고 해보기도 전에 고치자는 주장은, 기본 상식이나 예의에 어긋나며 꼴만 사납다.지난 4월 17일 대전에서 세 후보를 초청, 중부권 3개 지부(충북·충남·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난중일기’의 저자 충무공이 만약 현직대통령이셨다면,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안현수 선수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체육계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라는 말 대신, “바야흐로 출전 중이니 조용히 덮어두고, 반드시 귀국 후에 조사하라.” 했을 것이다.순발력과 승부욕과 배짱을 다투는 쇼트트랙에서, 시합 전 긴장으로 위염을 앓고 잠을 설치는 판에, 본국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문은 선수·임원 모두를 주눅 들게 하지 않았을까? 1992년 김기훈 이래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쇼트트랙은, 접촉 확률이 높은 급커브의 연속으로, 한국인의 뛰어난(?) ‘새치기 솜씨’에 빗대어 짓궂은 농담이 떠돌았고, 일본계 미국선수 오노는 가해자가 교묘하게 피해자로 둔갑하여, “허리우드 액션”이라는 파울 이름의 원조가 되었다. 그래도 인사이드 파고들기와 막판 폭발적 체력으로 아웃에서 추월하기, 결승선에서 날(blade) 들이밀기 등 우리 선수가 개발한 독창적 테크닉이 많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이 필요할 만큼 치열한 자리다툼과 신체접촉으로 작전 즉 견제와 악역이 필요한데다가, 연금과 병역의 특혜가 따르므로,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하여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 조합원님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로 우리 대전·충남 치과의사신협이 어느덧 18회 정기총회를 맞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다섯 명의 대표가 일주일간 치과 셔터를 내리고 연수원에 들어가 교육을 받던 일과, 수료식 전날 밤의 촛불행진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데, 드디어 성년이 되었으니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더불어 제5대 김형식 이사장님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 자산 2백억을 달성하고 3%의 출자금 배당까지 이루었으니 더 더욱 축하할 일입니다. 큰 이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 모험성이 강한 Project Financing은 거들 떠 보지도 않고, 규모가 클지라도 비조합원에 대한 금융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으며, 조합원유치를 위한 과다지출을 자제하는 소신경영,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얼핏 건너지 않는 신중함으로 일관해온 역사가, 비록 발은 느릴지 모르나 큰 사고 없이 꾸준히 성장해온 비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성원해주신 조합원 여러분과 열심히 일해오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조합이 추구해온 정체성 지키기, 공동체의식 갖기, 항상 기본으로 되돌아가기가, 장기불황과 분열이라는 어려움을 맞아 치과 의료계 전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화병”으로 푼다면, 그중 으뜸은 “배 아픈 병”이며, 이는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비교(질투)에 사로잡히면 그 누구도 행복할 수가 없다.5천만 중에 1등이라고 자타가 인정해도, 2등보다 못한 구석이 한 곳 쯤은 있을 것 아닌가. 바로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인 이유다. 불행하게도 불평등을 증폭하여 질투를 부채질하고, 갈등을 조장하여 정치적인 이득과 이념적인 승리를 꾀하는 무리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들은 화합을 깨뜨려 전 국민을 앵그리 버드로 만드는 “증오 바이러스”다. 심지어 종교로 위장하고 학자를 가장한 바이러스는 없는가? 있다면 그 방법은 부정선거보다 더 부정하고, 그 이득과 승리는 거짓된 것이다. 바이러스에 휘둘리는 한 행복지수가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정상적인 인체에서 암세포로 변환할 소질은 항상 존재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한다는 것은 대체의학자들의 주장만이 아니다. 사망예정일(?)을 받아둔 말기 암환자의 기적적인 치유를, “엔돌핀 같은 물질이 쏟아져 나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런 논리 속에서 행복지수를 업그레이드할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최고의
“안녕하십니까?”는,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에서 온 것이란다. 조선조에만 왜구침략이 수백 차례요, 큰 왜구 도요토미 때는 전 백성이 목숨 지키기에 바빴으며, 이어 양대 호란(胡亂)을 치렀다. 서민들은 질병과 기근에 곯고 양반과 아전의 수탈에 시달리다가 일제 폭정 하에 들어갔고, 해방이 되자마자 동족상잔의 6·25까지 겪었으니, 평생에 두 다리 뻗고 편히 잠든 날이 몇 밤이나 되었을까? 그래서 ”밤새 안녕?“이요 ”진지 잡수셨습니까“ 한다. 고대생 주현우(27)씨가 쓴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에 반응이 뜨거웠다. 복수어미(複數語尾) ”들“을 따뜻하게 읽기도 한다. ”나“보다는 겸손과 동료의식이 담긴 ”우리“라는 대명사를 선호하는 국민정서에 들어맞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조폭이 자릿세 뜯으려고 점포에 들려 건들건들 겁주는 말투를 닮았다. 카메라나 관중 앞에서도 흔히 ”안녕하십니까?“ 하지 ”들“을 붙이지 않는다. 최소한 무게 있고 진정성을 담은 말 본세와는 달리 빈정대는(sarcastic) 어감이 있다. 온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맞고 젊은 세대의 좌절과 분노도 분명하다. 그러나 이성과 논리의 잣대로는 원인제공자를 특정할 수
“나를 파월장병 사병묘역에 묻어 달라.”는 고 채명신 장군의 유언을 받아들여, 장성에 관한 관례를 깨고 화장을 하여 안장한 일은, 다시 한 번 국민을 감동시켰다. 이를 계기로 남들이 못한 일을 실천에 옮긴 고인의 뜻을 살려, 국립묘지의 군인묘역에 “신분의 차별”을 없애자는 주장이 있다. 사후에도 생전 계급에 따라 예우하는 ‘이상한’ 구획조성이요, 나라사랑에도 귀천이 있느냐는 것이다. 웃어넘기기에는 꽤 심각하고 동조하는 분들도 있다하니 이를 검토해보자. 첫째 전통 지키기 차원이다.나라마다 역사와 문화에 따라 장례의식은 달라진다. 국립현충원은 영국인 누구나가 묻히고 싶어 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처럼(여기에도 눕느냐 서서 묻히느냐는 구별이 있다고 한다) 중요한 문화유산이다(heritage). 국내외의 참배객, 특히 VVIP는 반드시 찾는 명소를 뒤엎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둘째, 군대생활의 마무리는 제대·전역·퇴역 등 형태가 다양하다. 단기 또는 의무 복무로 전역·제대하여 천수(天壽)를 마친 사람은 현충원에 못 들어가고, 대략 30년 전후의 청춘을 바친 장성과 현역신분으로 전사 또는 순직한 젊은 넋들만 안장된다. 이것도 차별이란 말인가? 그것은 제한된 공간이기에,
자유·평등·박애를 내걸고 집권한 프랑스 혁명지도부는, “평등” 이념의 과잉으로 훈장(勳章)을 없앤다. 왕실과 귀족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에 질겁한 주변왕국들의 압박과 공포정치의 피비린내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프랑스 국민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나폴레옹을 황제로 옹립하고, 황제는 거의 전 유럽을 상대로 한 전쟁에 국민을 동원하기 위하여 그동안 밀렸던 훈장까지 대량생산한다. 그후 프랑스정부가 수여한 훈장 숫자는 세계의 금메달 깜일 것이다. 아니, 더 많은 나라들이 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 그리고 공산국가들, 하나같이 독재국가다. 종주국인 소련보다 훨씬 더 평등한 공산주의의 이상을 실현하겠다던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훈장은 고사하고 계급장까지 없애려 했다. 정치장교 우선으로 기초체력이 허약해진 중국군은 한층 더 부실해져서, 해장꺼리로 만만히 본 베트남에게 큰 코를 다치고 나서야 계급장을 복원한다. “평등”을 입에 달고 살았던 마오쩌둥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금언(金言)과 인민을 “공포와 선군정치”로 가두어놓고 굶기고 처형하는 북한 늙은 군인들이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훈장이, “평등을 가장”한 그들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