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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영의 호주 치과의사 이야기

호주 치과의사들의 근무환경은 어떨까?

[백문영의 호주치과의사 이야기]- <7>


한국에서 일하시는 치과의사 분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호주 치과의 근무 환경이에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호주 치과의 근무 환경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 해 드릴려고해요.

우선 개인병원은 병원 원장님과 페이닥터간의 계약에 따라서 근무환경이나 조건이 천차 만별인데요, 보통 페이닥터들은 인센티브(insentive)를 받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인센티브는 주로 지역이나 병원에 따라서 페이닥터가 벌어 들이는 수익의 약 38%에서 45% 정도로 다양하게 정해져요. 시골 병원일 경우에는 교통비용이나, 차 그리고 집까지 병원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요.
휴가는 일년에 보통 한달 정도지만, 이것 역시 정하기 나름이에요. 물론 인센티브를 받는 페이닥터들의 휴가는 대부분 무급이죠. 근무시간 역시 다양하고, 토요일 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국립병원은 공무원이다 보니깐 직급과 년차에 따라 일정한 봉급을 받아요. 국립병원도 주마다 차이가 조금씩 나기 때문에 여기 칼럼에서는 저희 퀸즐랜드주 국립병원 근무 환경 및 조건을 기준으로 이야기 해 드릴께요.
호주에서도 한국처럼 많은 치과의사들이 대도시를 선호하다 보니, 소도시에서 일할 경우 rural insentive를 지급해요. 대도시에서는 기본급만 받고, 도시가 작을수록 기본급의 7.5% 부터 많게는 30%까지 더 나와요. 그리고 치과 관련 공부, 즉 세미나를 들을수 있도록 매년 3,000불 정도 지원금이 나오고요. 국립병원에서는 직원 봉급 외에 치과의사 봉급의 12%를 따로 연금회사에 넣어주고 있어요.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38시간을 기본으로 해요. 근무시간보다 일을 더 해야할 경우 추가로 일한 시간을 모았다가 휴가로 쓸 수도 있고요, 본인이 원하면 돈으로 받을수도 있어요. 유급휴가는 일년에 한 달, 병가는 일년에 2주 그리고 치과 관련 세미나 등에 참가할 수 있도록 일년에 3일씩 휴가를 줘요. 그리고 국립병원에서 7년 이상 근무 시 추가로 long service leave 라고 하는 휴가가 매년 2주씩 더 나와요. 
여성분들은 임신휴가가 유급으로 3개월이 보장되어 있고 그 이후 본인이 원할 경우 추가로 무급으로 2년까지 더 쉴수 있게 해 줍니다. 모든 휴가는 본인이 원하면 휴가기간 동안 임금을 절반만 받고 휴가 기간을 2배로 늘릴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또, 작은 도시에서 근무할 경우 집은 대체로 병원에서 제공해 주고요, 공무원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세금혜택도 받을 수 있어요. 또 해마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임금이 올라요.


휴가를 신청할 때는 주로 4주에서 6주 전에 통보하면 시기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어요. 병가는 사전 통보없이도 본인이나 가족 등이 아플 경우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고요. 하지만 병가로 3일 이상 빠질 시에는 병원에서 진단서라든지 관련 서류 등이 필요해요. 퇴사 시 남은 휴가는 돈으로 돌려주지만, 병가는 그냥 없어져서 많은 직원들이 월요일날이나 금요일 아니면 휴가 전후로 빠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보통 하루 일과는 8시에 시작해서 5시까지 이어지고요, 진료시간은 8시 반부터 4시까지 그리고  오전과 오후에 10분씩 쉬는 시간으로 morning tea 시간과 afternoon tea 시간이 있어요.
점심시간은 30분으로 비교적 짧고요. 모든 진료는 사전 예약을 받고 진료를 하며, 하루에 보통 12명에서 15명의 환자를 봐요. 업무 강도는 한국 병원이나 호주의 다른 개인병원에 비해 약한 편인 것 같아요.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호주에서는 치과의사 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들도 고용주들이 오히려 근무시간에 굉장히 민감한데요, 호주는 법적으로 근무시간 보다 일을 더할 경우(over time) 기본급에 2배 가까운 임금을 지급해야 해서 고용주들이 직원들 일하는 시간을 정확히 해줘요.
제가 대학다닐 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도 보통 10분에서 15분 일찍 와서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매니저들이 정색을 하곤 하더라고요. 일을 일찍 시작하면 그만큼 돈을 더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녁 6시 이후에 일을 하게 되면 기본급에 1.25배, 토요일은 1.5배, 일요일은 1.75배, 공휴일은 2배를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해요.
흥미로은 점은 주말이나 휴일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어도 대부분의 호주 친구들은 일을 잘 안하려고 해요. 이러한 이유로 호주 공휴일은 한국과는 반대로 대부분의 백화점이나 식당들이 전부 문을 닫아요.
한국과 좀 차이가 많죠? 



백문영은 2010년 호주 퀸즐랜드 치과 대학(University of Queensland)을 졸업하고, 2011년 호주 타운즈빌(Townsville)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차터스 타워스(Charters Towers)에서 senior 치과의사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 사람이며,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저자가 사는 이곳부터 800km 내륙 까지는 치과의사가 없기 때문에 250km 떨어진 휴인던(Hughenden)과 400km 떨어져있는 리치몬드(Richmond)까지 맡고 있다. 

Email: imbaikga@hotmail.com 
Blog: http://blog.naver.com/imbaikga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