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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칼럼

직원들이 내 맘같지 않아서...

[이정우 원장의 실전경영학]⑫ - Herzberg의 동기위생 이론

 

벌써 찬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하네. 후배님은 명절이 있어 근무일수도 적고 매출도 떨어지는9월을 잘 보내셨는지? 추석 명절을 보내고 찬바람이 심해질 즈음이면 들려오는 소식이 있지. 어느 직원이 맘이 흔들리고 있다고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그도 아니면 연말에 있을 월급 인상에 대해 슬슬 고민을 하게 되지. 요즘 들어 경기도 어려워서 내 수익은 자꾸 떨어져 가는데 직원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월급 올려달란 얘기를 해 대니 야속하지. 몇 만원 더 준다는 친구들 얘기에 혹해서 그동안 잘 키워 놓았더니 훌쩍 떠나버리는 직원들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더 이상 이 친구들한테 정주고 마음 주고 돈 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리게 되지.

개원가에 세번째 막내 원장으로 처음 입문했을 때는 나도 잘 몰랐다네. 그때만 해도 나조차 거의 직원 수준의 원장이었고, 직원들도 그런 내게 서로 힘든 얘기를 털어 놓기도 하고 친하게 지냈거든. 그런데, 일년여 후 내가 대표가 된 후부터는 그렇게 친하게 맘을 다 얘기하던 직원들이 내게 거리감을 보이는 거야. 같은 직원이 아니란 것이지. 지금 후배님은 당연히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퇴사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대표원장일 테니 직원들하고 아주 친해지기는 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 전제라구.

병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사람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나는 일찌감치 생각했어. 우선 급한 것은 화성출신인 내게 금성에서 온여직원들을 통솔해 줄 수 있는 나와 맘이 맞는 왕언니 실장이었지. 또 다른 사람은 진료 이외의 행정 일을 맡아 줄 수 있는 남자 경영지원실장.

마지막은 마음이 맞는 동업의사였지. 이 세 사람이 확실하면 당연히 병원 잘될거라 생각되지 않아? 물론 후배님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혼자서도 이 세 사람의 역할을 다 잘 해낼 수 있다면 병원 키우는데 문제가 없을 거야.

하지만 난 좀 부족해서 이런 사람이 필요하더라구.^^;

 

왕언니 진료실장은 병원이 잘 굴러가는데 핵심인재야. 개인적으로 미* 네트워크의 박광* 원장님을 만나 뵌 적이 있어. 이분 만나 뵙고 몇 가지 놀랐고, 그 중 내가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어. 이분은 개원 초 혼자 병원을 꾸릴 때 만났던 실장이 엄청나게 커진 지금 네트워크 병원에서도 박 원장님의 실장으로 함께 하고 계신다는 거야. 병원이 커진 만큼 그 실장의 역할도 커졌겠지. 그 상황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는 확실하고 그 과정에 진료 이외의 많은 사람 문제들을 그 실장이 잘 챙겨주었기에 오늘의 박 원장님이 계시다고 술회하시더군. 역시 나의 오른팔 진료실장이 제일 중요한 거라 확인하는 자리였어.^^

 

그런 실장을 후배님은 데리고 있나? 그렇다면 사실 고민할 것도 없다구. 병원 일을 실장이 알아서 잘 처리해 줄 테니 말이야. 문제는 그렇지 않고 직원이 계속 바뀐다는 것인데내 생각으론 직원이 계속 바뀐다면 그 가장 큰 원인은 후배님 본인의 마인드 문제야. 똑똑한 직원일수록 급여 문제는 둘째이고 본인이 함께 일하는 상사와 마음이 맞지 않으면 새로운 직장을 찾아 간다구. 어쩌면 남아있는 직원은 그저 그렇고 다른데서 그만큼 대우받기도 어려운 직원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믿음직한 실장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월급보다는 성장을 신경 써주는 것이 방법이지. 이런 혜안을 내게 주신 F. Herzberg는 후배님이 잘 아는 욕구 5단계 설을 얘기한 Maslow와 함께 동기부여이론에 나오는 유명한 분이야. 이분의 동기부여 이론이 내가 보기엔 가장 쉽고 병원에 적용하기에 현실적인 이론이다 싶어. 간략히 소개하지. 이분의 이론은 동기위생이론이라고도 얘기하는데, 사람의 동기부여를 위한 요인에는 동기요인위생요인이 있다는 말이야. 동기요인이라 하면 성장, 발전, 인정 등을 꼽을 수 있지. 위생요인은 급여수준, 인센티브, 복리후생 등을 말하고. 그래서 실제로 사람의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것은 위생요인이 아닌 동기요인이라는 것이 핵심이지.

 

병원 생활에 만족해야 열심히 일하지 않겠어? 동기위생이론에 따르면 그동안 후배님이 신경 써 왔던 급여, 인센티브, 복지 등은 불만을 없애주는 요인이지 만족을 높여주는 요인은 아니란 것이야. 동기요인만이 만족을 높여주는 요인이란 것인데, 그래서 성공한 병원 원장님들은 직원들의 업무적 성장에 신경을 많이 쓰지. 사실 이런 내용을 몰랐을 땐 나도 월급 더 주고, 심지어 기숙사를 만들어줄까까지 고민했었는데, 그래봐야 떠날 사람은 떠나더라구.

 

결국 이론을 적용해서 신입 때부터 적극적으로 교육해주고, 본인의 꿈을 찾는 교육도 시켜주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지금은 이직하는 직원이 거의 없고, 오히려 출산하고도 계속 나와서 일하는 직원이 셋이나 된다니까^^.

 

직원들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마인드가 중요해. 대부분 안되는 병원 원장들이 가진 생각은 직원은 내가 돈 주고 부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야. 그 생각을 직원들이 모를까? 후배님이 페이닥터로, 공보의로 일할 때를 생각해보라구. 그 상사로 있던 원장님이 내게 어떤 생각으로 대해 주었는지, 그 상사와 같이 오랫동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직원들이 내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같이 일하고 있는지 상상이 될거야. 사실 이게 제일 힘든 일이기도 한데, 병원을 후배님 혼자서 키울 수는 없고 직원들과 함께 키우고 싶다면 생각을 바꾸고 말을 바꾸고 행동으로 옮겨 보라구. 직원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될거야. 당장 직원들에게 후배님의 그런 마음의 변화를 얘기해 보라구. 그러다가 생기는 시행착오가 있다면 내게 상담해 주고.^^

 

 

 

 

 

 

글: 이정우 원장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졸

가천의대 길병원 치과보철과 인턴, 레지던트.

육군 제 1사단, 3군수지원사령부 치과군의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경영정보학 석사, 박사졸.

서울치대, 경희치대 외래교수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