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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칼럼

도대체 그 환자는 왜 안 오는 거야?

[이정우 원장의 실전경영학] ⑩- 경쟁자 분석

<후배들을 위한 경영학 실전 적용 토론 >

 

후배님. 요즘 경기가 참 어렵다고 하지? 그런데도 참 신기한 것은 되는 병원은 잘 된다는 거야. 우리 병원은 환자가 없어서 직원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일상인데, 옆 병원은 환자가 대기시간이 길다고 짜증낸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말이야. 그렇다고 후배님 병원이 그렇게 잘 못해주는 병원도 아닌데 말이지. 더구나 치료 잘 받던 환자들도 급한 치료를 마친 후에는 그 치료는 다음에 상황이 되면 할께요라고 말하고는 연락 주고 오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고 말이지그렇다면 도대체 그 환자는 왜 치료를 미루는 걸까?

 

병원간의 경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C analysis’라는 것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구. 여기서 얘기하는 3C라 하면 Competitor(경쟁자), Company(회사), Customer(고객)를 말하지. 오늘은 환자가 우리 병원에 오지 않는 것을 설명해주는 Competitor에 대한 얘기를 해 주려해. 경쟁자라면 당연히 우리 병원 옆에 있는 치과를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말고도 더 있다니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5 Forces’라고 하여 경쟁자가 다섯 종류가 있다고 지적했어. 후배님이 알고 있는 경쟁자는 바로 그 첫 번째 경쟁자인 나의 라이벌치과인 것이지. 당장 눈에 띄고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옆 치과 말이야.

라이벌 치과는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환자가 없는거냐구. 그건 후배님이 알고 있는 라이벌이 꼭 치과가 아닌 것들도 있기 때문이야. 그게 무슨 소린가 싶지?

 

그 전에 우선 확인해야 할 개념으로 가처분소득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도록 할게. 가처분소득이란 수입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돈을 말하지. 사실 월급을 받는다고 그 돈을 내가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 당연히 휴대폰 요금, 적금, 전기세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있고, 그것들이 모두 나간 후에야 내가 쓸 수 있는 여윳돈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지. 사람들은 그 여윳돈으로 치과치료도 받는 것이잖아. 그러니 내 라이벌은 휴대폰일 수도 있고, 성형수술일 수도 있고, 라식수술일 수도 있는 셈이지. 그래서 나오는 말이 환자에게 치과의 치료를 팔지 말고 가치를 팔아라.”라고 하잖아.

 

두 번째 경쟁자는 대체재(substitute).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야매라 말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약 먹고 버티는 사람도 있으니 약국도 포함되고, 치과 문제를 한의원에 가서 통증치료만 하기도 하는 사람도 있으니 한의원도 대체재에 해당하는 경쟁자인 셈이지.

이런 대체재로서의 경쟁자는 그것이 올바른 대체재임을 우리가 교육하고 홍보하지 않으면 환자들은 대체재에 의지하면서 쉽게 치과에 오는 것을 포기하겠지. 더구나 환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이런 대체재들이 가격도 착하니 치과에 찾아오기가 부담되는 것이지.

 

세 번째 경쟁자는 신규 진입자(New Entrants). 모 선배님의 분석에 의하면 어느 업종도 일년에 천 명 정도의 신규진입자가 매년 쏟아져 들어오는 업종이 없다고 하더군. 그러다 보니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더구나 이런 신규 진입자들은 젊은 패기와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려 하니 내가 경쟁하는데 힘들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말이야.

이렇게 말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신규 진입자인 후배님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것이 잘하는 짓인 셈이지???^^;(그건 다 뜻이 있어서 하는 일이니 앞으로 이런 얘기 안 해줄까봐 걱정하진 말라구)

 

네 번째 경쟁자는 공급자(supplier)라 얘기하는 정책 당국이야. 이 사람들은 내가 비보험으로 받고 싶은 진료도 무조건 정책이니 보험적용해주라고 하질 않나, 요즘 들어 틀니 공부를 열심히 하고 틀니 환자가 늘어 돈 좀 되나 했더니 틀니를 보험에 적용시켜버리고 무조건 해 주라 하니 난감한 셈이지. 정치하는 사람들은 더구나 이렇게 과잉인 치과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치과대학을 신설해야 한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참 한탄스럽지. 안타까운 건 이런 공급자들은 워낙 힘이 강해서 내가 컨트롤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야. 그러면 이들에 대응하는 자세는? 당연히 눈치를 잘 보고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지^^

 

마지막 경쟁자는 고객(Customer)이야. 고객이 무슨 경쟁자냐구? 고객이라 칭하는 우리 환자들은 나와 라이벌의 경쟁을 한걸음 떨어져 지켜보고 있다고. 그리고는 그 경쟁을 격화시키지. 누가 더 싸게 공급하나 쳐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옆 치과에서는 임플란트를 80만원에 해 준다던데요라고 하면서 나를 미치게 만들어서 내 가격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말이야. 심한 경우엔 환자들도 모여서 집단으로 내 병원에 흥정을 해 오기도 해. “우리 모임에 사람들이 얼마가 있는데, 모두 이리 오라 할 테니 임플란트를 얼마에 해 달라는 식으로 말이지. 그러고 보니 이런 고객들하고 도 경쟁하려니 참 피곤하지?^^;

 

경쟁자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결국 도달하는 결론이 있어. 경영 세미나로 꽤 유명하신 정**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기도 한데, “경영이론을 떠나서 결국 성공하는 확실한 방법은 경쟁이 없는 곳에서 개원을 하라는 것이지. 사실 후배님이 지금 있는 병원에서 병원이 잘 안된다고 힘들어 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지. 병원을 잘되게 하고 싶다면 경쟁이 없는 곳에서, 적어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곳에서 개원하면 되. 그런 곳이 어디 있냐구? 왜 없어. 지금도 지방 어느 곳에 가면 치과 없는 곳은 많다구. 문제는 후배님이 그런 곳에 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 웃자는 얘기인 거 알지?

 

후배님이 지방 도서 벽지에 가서 개원할 생각이 아니라면 결국 병원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 경영이론으로 무장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난 그런 부분에서 후배님께 조금이나마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도우미인 셈이고. 그런 의미에서 다음엔 우리 후배님 병원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 더운 여름, 환자 없을 때 치열하게 공부해 보자구.

 

[주]개원가의 경영 현실이 갈수록 힘들다고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잘되는 병원은 경기와 무관하게 잘 되지요. 그 병원은 어떤 이유로 잘되고 있나? 이건 참 궁금한 주제이지요. 개원을 앞두고 있고, 개원을 진행 중인 후배 선생님들을 위하여 본인이 먼저 개원한 11년차 선배로, 경영을 공부해 본 선배로서 제가 경영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던 실무 이론을 중심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형식의 칼럼을 제공하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 합니다.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의견 주실 분은 dentmast@gmail.com 으로 문의 주시면 함께 공부해 보려 합니다.

 

글: 이정우 원장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졸
가천의대 길병원 치과보철과 인턴, 레지던트
육군 제 1사단, 제3군수지원사령부 치과군의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경영정보학 석사, 박사졸
서울치대, 경희치대 외래교수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