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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칼럼

의료는 숭고한 봉사와 헌신이라고?

[이정우 원장의 실전경영학] ⑨- 서비스의 기본특성!

    

후배님. 개원을 해 보니 역시 힘들다는 것이 현실로 느껴지지? 사실 요즘은 잘나간다는 병원들도 예전에 비해 훨씬 힘들다고 해. 워낙 경기가 어렵잖아. 그런데, 후배님은 안그럴테지만 가끔은 치과의료라는 것이 숭고한 봉사와 헌신이지 어떻게 서비스인가? 마케팅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라는 관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시지. 실제 병원의 마케팅이라는 말을 쓰는 것조차도 조금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도 있어. 그건 바로 치과대학이지.

 

거긴 아직도 약간은 보수적이거든. 요즘은 경영이라는 강의를 개설하고 교실까지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 등 치과대학 내에서도 기존 관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야. 심지어 요즈음은 치위생과에서도 병원 관리학이라는 명칭의 강좌를 통해 경영강의를 운영하고 있지. 어쩌다보니 나도 그 강의와 관련해서 대학에 관여가 되어 있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서 그런 관점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근거를 얘기해 주려해. 서비스의 기본 특성이라는 것인데,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야. 왜냐하면 후배님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병원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갖춰지려면 적어도 의료가 서비스 산업의 일부이다는 개념을 인정해야 하거든^^. 그래서 간략히 얘기해 주자면 서비스 상품은 일반 상품과 달리 네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 그것은 바로 무형성(intangibility), 비분리성(inseparability), 이질성(heterogeneity), 소멸성(perishability)이라고 하는 특성이지.

 

무형성(intangibility)이라 하면 형태가 없다는 말이야. 예를 들면 명품가방이라고 하면 가방이라고 하는 형태의 상품이 있는 반면, 치과의료 서비스라고 하면 이것은 강의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어떤 형태가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지. 그래서 몇몇 개념 있는 의사들은 이러한 의료 서비스의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보여주는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가 없기 때문에 필요한 생각이지. 그래서 그런 노력의 결과 소아치과의 특성을 살리는 인테리어라던가, 철저한 소독 서비스를 강조하는 홍보판을 병원 구석구석에 만들어 붙이는 등 적어도 만질 수는 없어도 보여주는 노력을 하고 있지. 어쨌든 그런 노력이 없으면 우리가 시간, 노력, 비용을 들여가며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고객들이 몰라주잖아^^;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기껏 해 놓고도 헛일이 되는 셈이니 노력할만한 일이지?

 

비분리성(inseparability)이라 하면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뜻이야. 이것은 미용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머리를 컷트 하는 과정에 고객이 있어야 하고 그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느냐를 반영해서 자세를 잡아줘야 제대로 깎아줄 수 있다는 말이지. 치과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그래서 이런 개념이 있는 원장님들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치료보다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분들과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상담을 하고, 그 내용을 적고, 의견을 반영하여 치료를 제공하고 있지. 이건 고객의 관여도를 높인다고도 이야기 하는 부분인데, 고객이 관여를 많이 할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거든^^

 

이질성(heterogeneity)이라 하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같지 않다는 말이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이라 품질이 균일하지 않지. 쉽게 생각하면 전날 여러 잔 하고 늦게 자서 피곤한 날과 그렇지 않고 푹 쉰 날의 수술 서비스가 같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히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의식 있는 원장님들은 다음날 스케줄을 확인하고 중요한 진료가 있기 전 날은 술 약속도 안잡고 계시고, 더 나아가 서비스의 표준화까지 생각하고 노력하고 계시지^^

 

소멸성(perishability)은 판매되지 않은 서비스는 사라진다는 말이야. , 상품은 재고화가 가능하며 나중에 팔아도 되는데,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지. 불행히도 요즘 치과들이 불경기에 시달리다보니 치료비를 할인해서라도 치료를 제공하려는 노력까지 하고 있는데, ‘놀면 뭐하냐 덤핑이라도 팔자는 생각인데, 이건 참 안타까운 일이야. 더구나 그런 식으로 덤핑 치과가 늘어나다 보면 고객들은 준거가격(기준이 되는 가격)’이 점차 내려가서, 오히려 제 값 내고 치료받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그게 당장 나타나는 것이 환자들이 대부분 내과, 피부과 등에 가서는 그러지 않는데, 치과에 와서는 치료비를 깎으려 들잖아. 이건 준거가격이 내려가 있고, 소멸성 때문에 싸게라도 치과 상품을 파는 것이 낫다는 것을 환자들도 안다는 얘기거든

 

 

어때? 이렇게 특성을 따져보니 서비스는 일반 상품과 다르지? 적어도 봉사와 헌신으로만 생각할 수 없고, 판매되어야 하는 하나의 상품이라는 개념이 이젠 확실해 졌으리라 생각해.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의료서비스에도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거라구. 일찌감치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원장님들은 이미 앞서 얘기했던 것 외에도 많은 노력을 병원에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야. 그러니 후배님이 이제서야 본인은 치과 상품만 준비된 채로 시장에 들어오니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철저히 마인드를 바꾸고 서비스 마케팅을 후배님 병원에 도입할 생각을 해 보라구. 환자 없는 시간에 인터넷 보면서 시간 죽이고 있지 말고 내가 추천하는 이유재 교수님의 서비스 마케팅 교재라도 한번 사서 읽어보라구. 치과 전공서적에 비하면 별로 비싸지도 않아. 힘내!!!^^

 

 

 [주]개원가의 경영 현실이 갈수록 힘들다고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잘되는 병원은 경기와 무관하게 잘 되지요. 그 병원은 어떤 이유로 잘되고 있나? 이건 참 궁금한 주제이지요. 개원을 앞두고 있고, 개원을 진행 중인 후배 선생님들을 위하여 본인이 먼저 개원한 11년차 선배로, 경영을 공부해 본 선배로서 제가 경영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던 실무 이론을 중심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형식의 칼럼을 제공하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 합니다.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의견 주실 분은 dentmast@gmail.com 으로 문의 주시면 함께 공부해 보려 합니다.

 

 

글: 이정우 원장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졸
가천의대 길병원 치과보철과 인턴, 레지던트
육군 제 1사단, 제3군수지원사령부 치과군의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경영정보학 석사, 박사졸
서울치대, 경희치대 외래교수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