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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칼럼

진화가 실수한 작품 ‘인간’

[최상묵의 NON TROPPO]-<46>



진화현상은 10억년을 거쳐 일어난 사건인데 지금 우리가 그것에 대해 불평이나 불만을 늘어 놓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모든 생명들이 과정을 관찰한 많은 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속에 많은 허점이 발견된다고 한다. 물론 인간도 그중에서 예외일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은 어느 생물도 추종할 없는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는 특수한 ()으로 진화해온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과는 달리 말할 있고, 생각할 있으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상호 토론도 하며 예술적 능력을 갖추어 많은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어느 다른 생물도 우리와 비슷하게 있는 종은 없다.

우리들이 가진 유전형질은 생물이 존재하기 전부터 진화해온 것이기 때문에 유전 형질 자체가 조잡한 오점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명석한 두뇌를 뽐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멍청하기도 하다, 인간의 마음도 두뇌 못지 않게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다마 사실을 깨닫지 못하거나 그런 결함들은 그냥 받아 들이고 있다. 일정 기준치에 미치는 기억력이나, 시도때도 없이 폭팔 하는 감정의 실체, 편견에 사로잡히는 집년 등에 대해서 우리 자신에게 매우 관용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의 일상적인 관습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훌륭한 지능과 자비심을 갖춘 어느 설계자의 작품이라면 우리들의 생각도 언제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미래에 대한 설계도 치밀하게 운영하는 영리한 ()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계획되고 치밀하게 조작된 일들을 어떤 순간적인 유혹이나 만족감을 위해 쉽사리 내 팽겨 치기도 하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인간의 신체에 웅장하고 수려한 진화의 본보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며 또한 부족하다 싶은 본보기가 허다하다. 인간의 척추가 4개의 기둥이 균등하게 버팀목을 하여 몸무게를 분산 시켰으면 좋았을 개의 기둥으로 전체를 지탱하도록 만들어 척추는 엄청난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직립보행 때문에 선체로 손을 자유롭게 늘릴 있게 되기도 했다. 치아는 썩게 만들고, 사랑니는 나와서 말썽을 피우며, 털이 없는 매끈한 피부는 베이고, 물리기 쉽고 햇빛에 쉽게 타도록 되어 있는 아쉬움이 있다. 진화의 목표지점이 산에 비유한다면 산의 정상에 못미치는 어느 지점에서 진화가 고착되는 일이 허다했다.


진화는 완벽의 문제가 아니라적당히 만족하기 머무르기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같다. 진화는 아름답기도 하고, 세련 되기도 하며, 또한 부실하고, 멍청한 것도 있는 것이다. 절묘와 날림의 양면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 진화의 세계 , 생물의 세계이다. 인간도 진화의 최적의 수준에 미치는 설계를 갖게 원인은 우연의 결과이기도 하고 유전물질에 내포되어 있는 시간(역사) 때문일 수도 있다.


근래에 와서 사람의 마음과 행도의 연구를 진화론에 적용하여 연구하는 진화심리학에 곤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간의 마음오 진화의 산물인가?’ 자연선택이 오랜 세월동안 지속적으로 적용해서 생물의 기능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부분만 선택해 진화시키는 경향에 따라 인간의 마음도 이러한 자연 선택은 적응의 산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 모두 생물학적 자연선택의 적응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전자 만을 증식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진화 심리학을 통해서 증명함으로서 생물학과 문화를 잇는 다리역할을 하는 인간의 마음의 계통발생학적 역사를 찾는 작업의 필요성을 가지게 것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오늘날 우리의 뇌는 180만년에서 1만년전까지 지속되어 혼적세 환경에 적응되었던 뇌라고 주장하면서 혼적세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적응된 인간의 심리기재들이기 때문에 불안전하고 어처구니없이 조잡한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자동차 사고로 죽는 일은 빈번하지만 거미나 뱀에 물려 죽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동차보다 거미, 뱀을 무서워하는 현상은 오래된 환경에서 인간의 뇌가 진화를 통해 습득한 학습효과가 오늘날의 환경에 부정확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사소한 오류를 범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심각한 고장을 일으킨다. 인간의 정신적 목표달성에 방해가 되는 체계적인 결함이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고 의도 하지만 마음은 이따금 다른 곳에 있고 생각이 다른 곳을 배회하곤 한다. 또한 우리는 정신이 멀쩡한데도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뒤로 물러서곤 한다. 뒤로 미루는 행동은 전형적인 자기조절의 실패이다. 우리는 일을 미룬다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것보다 먼저 해야 것을 뒤로 미룬다는데 있다. 미루는 이유는 그것을 즐기기 않는다는 뜻이고 그것이 지금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기회가 되면 우리가 싫은 것을 뒤로 미루고 재미있는 것을 즐긴다.

진화는 우리에게 분별 있는 목표를 세우기 위해 충분한 지적 능력을 주었거나 그것은 관철하기에 충분한 의지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때때로 아니 흔히 통제력을 잃게 되는 인지적 멍청함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흥분만 하면 자기 제어 장치가 가동되지 않는 어설픈 상태를 만드는 일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언제나 자기가 옳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확증편향의 본능적인 심리상태를 내비치는 경향이 허다하며,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났을 그에 대한 불쾌한 과거의 기억들을 함께 떠올리게 만드는 맥락의존적인 기억을 동원하는 나쁜 습관을 가진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우연과 진화의 산물이라면 사려 깊은 창조자의 작품이 아니란 사실이 밝혀진 이쯤에서 이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리에게 던질 질문이 있다.


그럼, 우리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글: 최상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덴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