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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신간] 신아연의 '내 안에 개있다'

환하되 눈부시지 않은, 일상의 옷 같은..

 

책 소개

'내 안에 개있다'는 작가 특유의 사유와 통찰로 평범한 일상에 ‘태깔나는’ 비상(非常)의 옷을 해 입힌 책이다. 그러나 그 옷은 환하되 눈부시지 않다. 무덤덤하거나 뒤엉킨 일상을 담담하고 당당하게 만든다.

작가 신아연은 누에가 실을 잣듯이 일상을 재료로 끊임없이 글을 지어내며 정직한 내면과 마주한다. 오직 온전하게 제 삶을 살기 위해 저 혼자 바스락거릴 뿐인데 시나브로 주변까지 정갈하고 고즈넉하게 물들여 놓는다. 그의 글은 구겨진 채 펴지고, 얼룩진 채 깨끗해지는 묘한 역설을 자아내며, 그와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스스로를 의연하고 대견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다.

작가는 1992년에 호주로 이민 가 2013년에 ‘보따리’를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21년 전 쌌던 ‘이민 보따리’를 뜻하지 않게 모국에서 풀면서 다시금 파닥거리며 생명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곤두박질 친 일상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 ‘그때 거기’가 아닌 ‘지금 여기’를 살아내고 있다. 지나간 ‘저것’, 혹은 아직 오지 않은 ‘그것’이, 소박하지만 소중한 지금 ‘이것’을 질식시켜서는 안 된다는 자세가 음전하고 깊다. 그는 그런 삶의 자세를 충직한 ‘개’로 묘사하고 있다. ‘저것’이 아닌 ‘이것’을 섬기는 ‘개 같은’ 자세로 매일 매일의 삶을 오롯이 보듬겠단다.

작가는 치과계와도 인연이 깊다. 열린치과봉사회의 '열린뜻'에 10년이 넘도록 칼럼을 연재해왔고, 그런 인연으로 덴틴에도 '신아연의 공감'이란 코너를 통해 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그는 이미 치과계에 적잖은 충성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 매니아들에겐 그의 이번 출간이 무척 반가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작가는 이제 어쩔 수 없이 보따리를 새로 싸야 한다.

“권태롭지 않으면 불안한, 살아있는 한 떨쳐 낼 수 없는 실존적 한계인 이 두 축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순간이 제게는 글쓰기입니다. 더구나 가정을 잃고 난 후에는 글이 밥이 되어야 하는 상황인지라 이 짓을 그만 두려야 그만 둘 수 없게 되었습니다.”

책을 내면서 그가 한 말이다. 아마도 신아연은 이제 ‘글 보따리’를 꾸릴 모양이다. 누군가 그의 글을 “한 사람의 일기가 모두의 일기가 되었다.”는 말로 정의했다. 이 책을 소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 듯 싶다.

<내 안에 개있다 / 신아연 著 / 책과나무 刊 / 2016년 1월 15일 발행 / 284 페이지 / 정가 14,000원>


저자 소개

신아연(Shin, Ayoun)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호주로 이민 가 21년을 살다 3년 전에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호주에 사는 동안 호주동아일보와 호주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한국의 신문, 잡지, 방송사 등과 온라인으로 함께 일했다. 한국에 다시 온 후 중앙일보, 여성중앙, 자유칼럼그룹, 자생한방병원, 메인 에이지, 열린치과봉사회, 과학과 기술 등에 글을 썼거나 쓰고 있다.
에세이집 『글 쓰는 여자, 밥 짓는 여자』, 『아버지는 판사, 아들은 주방보조』, 『심심한 천국 재밌는 지옥』, 『자식으로 산다는 것(공저)』을 냈다.
블로그: 스스로 바로 서야지, 세워져서는 안 된다
http://blog.naver.com/jinwonkyuwon
이메일: shinayoun@daum.net


목차

또 책을 내면서

PART ❶ 

공감

지하철의 서글픈 초상
가난해서 착한 사람들
징하다, 스마트폰!
나를 키운 인큐베이터
글이 어떻게 밥이 되나요?
빵만으론 질식한다
공짜 글은 안 씁니다
공짜 강연은 안 합니다
나는야, 조선족 사토라레
내일 일은 난 몰라요
가족 잃은 사람들의 한가위
가발점에서
영혼의 방귀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더위조차 더위 먹었던 지난 더위
저는 살아야겠습니다

 

PART ❷ 

배려

글 쓰는 여자, 밥 짓는 여자
등 좀 밀어 주실래요?
한산도 제승당 나비 구조 사건
무재칠시
내 생의 ‘유리구두’
자생하는 사랑의 한의학
화창한 봄날의 ‘무심 죄’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 주례 서기 딱 좋은 나인데!
새것, 오래된 것, 빌린 것
사랑의 언어
손짓하는 홈스쿨링의 유혹
지폐의 추억
시(10)월(月)애(愛)
이름값을 한다는데
돌이 될 수 있다면

 

PART ❸

동행

나 좀 늙게 내버려 둬!
누구 고생시키려고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그러기에 밥 좀 해 주지
그날의 팔순 잔치
이혼하면 증오일까
죽기 전 가장 많이 하는 후회 Top5
꽃조차 바쁜 사회
생명, 사랑 그리고 동행
글을 묻는 그대에게
사각턱 유죄?!
그저 오늘만을 위해
내 안에 개있다
이 마지막 날에
저어하는 마음
한여름의 세밑

 

PART ❹

상생

나의 모교 방문 낙망기
거소증과 코리안 드림
세월호가 세월 속에 가라앉지 않으려면
‘재미있는 지옥’을 언제까지
‘얼’빠진 ‘을’의 나라
거미줄 단상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주민들께
‘갑질’하는 대형 교회
‘갑질’ 반칙, 호주 ‘옐로카드’
나 편한 대로 ‘라쇼몽 효과’
죽은 한글의 사회
‘강남 스타일’로 한복 부활을
포털 변소, 싸지른 댓글
욕하면서 배운다고
조선족과 외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