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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칼 빼든 최남섭 협회장 '문책성 업무조정' 단행

전 현직 갈등요인은 '자금'.. 임원들이 눈치볼 일 아니다

임기 후반기를 맞은 최남섭 협회장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업무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조정은 특히 선출직 부회장을 포함한 집행부 내 핵심 보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부 반발도 예상된다.

최남섭 협회장은 지난 15일 협회회관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기타안건으로 업무조정안을 상정하고, 최치원 공보이사를 군무에, 이충규 군무이사를 공보에 순환 배치했다. <표 참조>

또 부회장들의 담당업무도 조정해 장영준 부회장이 맡고 있던 경영정책을 마경화 부회장에게, 안민호 부회장이 맡아온 국제 업무를 이지나 부회장에게 각각 이관하는 한편 총무, 공보, 기획 업무는 협회장이 직접 관장키로 했다. 지금까지 공보 부문은 안민호 부회장이, 기획 부문은 김영만 부회장이 각각 맡아 왔었다.

최남섭 협회장은 이번 업무조정과 관련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연관해 회원들에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사회의 분위기도 일신하자는 의미에서 부회장과 일부 이사의 담당 업무를 조정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후반기에는 특히 각 부회장들이 그간의 회무경험을 살려 업무능력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최 협회장이 언급한 일련의 사태란 1인시위를 둘러싼 일부 임원들의 돌발행동과 전체 이사 명의로 발표된 대회원 호소문, 모 분회의 협회장 탄핵설 등을 가르키는데, 결국 '이대로는 집행부를 끌고 갈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공보, 기획 업무를 직접 관장하는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남섭 협회장은 업무조정안 상정에 앞선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그동안의 불편했던 심기를 가감없이 풀어냈다. 다음은 협회장 모두발언 요약.

 

최근 (임원들도) 안팎으로 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사태에 대해 협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한 점 인정하지만, 나름대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이사회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능력과 노력 부족으로 이사들이 회원들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점 임직원 모두에게 사과드린다. 마찬가지로 일부 임원의 이사회의 의결에 반하는 행위들에 대해서도 분명히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책임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모 분회에선 협회장 탄핵에 관한 성명서를 채택, 발표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내용을 보면 ▲직선제 공약을 실행할 의지가 없고 ▲전문의제 대의원총회 결의사항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뒷거래를 통해 다수개방을 추진 중이며 ▲1인1개소법을 사수할 의지는 물론 사무장치과(유디치과)를 척결할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등이다.

이 문건을 보면서 왜 이렇게 바깥에서 지속적으로 집행부를 공격하고, 심지어 협회장을 탄핵하겠다고까지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는 성명서의 내용이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이렇게 바깥에서 회무와 관련해 지적을 하는데도 그동안 우리 집행부는 어떻게 대처해왔는가? 지난 1년반 동안 사무장치과 척결위원회에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면 위원회 사업 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썼고, 왜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지금에 이르도록 외부의 근거없는 공격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답도 하지 않은데 대해 (해당 위원회에)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 집행부는 어느 집행부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심지어 이사들은 간신배라고 조롱 당하고, 협회장은 사치와 향락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는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과연 이 집행부의 정체성이 뭔지 궁금하다. 그동안은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봉합하면서 집행부가 끝나는 날까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앞으로는 협회장 중심으로 소신있게 대처해 나갈 생각이다.

일부 임원들은 전 현직 회장간의 갈등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도 하는데, 전 현직 갈등과 집행부 업무가 무슨 상관인가? 많은 사람들이 전 현직 갈등이 집행부 내 균열을 불러 마치 협회에 큰일이라도 날듯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전 현직간에 갈등이 있더라도 현 집행부 임원들이 그 눈치를 본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직으로서 본인의 소임에 충실하면 자기 할 일을 다 한 것이 될 뿐, 갈등 때문에 눈치가 보여 할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건 이유가 되질 않는다.

전 현직 회장간 갈등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선거를 떠나 생각하면 이로 인해 협회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갈등의 주된 이유는 '자금'이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재임기간 사용한 돈에 대해 이를 모두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법률문제에서도 비용을 보상받고 싶어한다. 협회장으로서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 돈은 성금이 아닌 회원들의 회비이다. 저는 단지 회원들의 회비를 지켜 나가고 싶을 뿐이다.

다시 간곡히 부탁드리건대 선거와 관련해 전 현직 회장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판단하거나 외부에 발설하는 일이 이 집행부 내에선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같은 협회장의 발언 내용으로 볼 때 이번 업무조정은 단순히 분위기 쇄신용이 아니라 문책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치협 정기이사회에는 마경화 부회장과 최치원 공보이사를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으며, 업무조정안 상정을 묻는 표결에선 8명만 반대(2명은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