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치료는 2년 내외가 소요되는 장기간의 치료입니다. 이 기간 동안 교정의는 원하는 치아 이동을 얻기 위해 다양한 교정 장치를 이용하게 되며, 또한 여러 방향 및 크기의 힘을 치아에 적용하게 됩니다. 대게는 교정의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정 장치 및 교정력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다양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정의가 원치 않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반응을 흔히 교정치료의 부작용이라고 합니다.
교정 진료 시 나타나는 가장 흔하고도 중요한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충치입니다.
상기 환자는 15세의 남자입니다. 덧니 및 입술돌출 해소를 위해 발치교정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초진 사진에서 상악 전치부 치은연 가까이에 White spot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구강위생관리에 대해 충분히 강조하였고 충치 발생 시 심미보철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음을 설명한 후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매번 내원 시 마다 철저한 위생관리를 시행하고 불소도포를 시행하였으나 다수 치아에서 white spot이 커지는 양상을 보였고, 특히 #23 치아에서는 와동이 형성되어 어쩔 수 없이 조기에 교정치료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위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천적으로 이가 잘 썩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환자분의 구강 위생관리가 너무 안 되어 다수 치아에 white spot이 발생하였습니다.
보통 교정치료 시작 전에 구강 위생관리를 시행하며, 교정장치 부착 후 철저한 구강위생관리 교육을 시행합니다. 또한 매번 내원 시마다 스켈링 및 Air-flow 등을 이용한 전문적 위생관리를 시행하거나 불소를 도포하여 충치를 예방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충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선천적으로 이가 약하거나, 치아표면이 불규칙하거나, 코로 숨을 잘 못 쉬고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입니다. 입으로 숨을 쉬면 치아 표면이 건조해져 끈적거리게 되고 이로 인해 치태(플라그 /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혼합된 물질) 침착이 심해지게 됩니다. 이상의 경우가 아닌데도 충치가 발생한 경우는 대부분 환자분의 위생 관리가 안 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매 내원 시마다 철저한 위생관리를 시행했다는 내용과 그에 대한 교육을 시행했다는 내용을 잘 기록해둬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보호자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직접 보여드리고 위생관리에 대한 교육을 같이 들으시도록 하는 것이 차 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교정 진료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부작용으로 치은 퇴축 및 blak triangle의 발생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흔히 성인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이 환자는 상악 성장이 다소 부족하고 상악궁이 협소하여 전체적으로 이가 거꾸로 물리는 Total crossbite Case 였습니다. 수술을 권유드렸으나 환자분께서 거부하시어 교정치료만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상악은 악궁 확장을 위해 SARPE (Sugically Assisted Rapid Palatal Expansion)를 시행하였고, 하악은 반대교합 해소를 위해 양측 소구치를 발거하였습니다. 상, 하악 모두 악궁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여러 치아의 치은이 퇴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3 치아의 퇴축이 현저합니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하지 않고 치료를 시작했다면 환자분과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치열을 확장하는 치료가 계획된 경우, 그리고 환자분의 잇몸이 얇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은 퇴축 가능성에 대해 미리 설명을 드려야 합니다.
26세 여자환자입니다. 전치부 불규칙 및 입술돌출 해소를 위해 소구치 4개를 발거하고 배열하였습니다. 이가 가지런해지는 과정에서 치아 사이에 있던 잇몸뼈가 내려간 부위가 노출되었습니다. 이런 공간을 Black triangle (검은색의 삼각형 공간)이라고 합니다. 성인 환자에서 불규칙을 해소하는 경우 흔하게 나타나며 환자분들은 이 공간을 치아 사이가 벌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치료 전에 미리 설명하지 않고 들어가면 차 후 낭패를 보기 쉬운 경우입니다. Black triangle은 그 양이 크지 않으면 치아 사이를 삭제하고 모아줌으로써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 환자처럼 크게 발생한 경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보철치료를 통해 개선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 시작 전에 환자분께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정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난감한 부작용은 치근이 짧아지는 경우입니다.
교정치료의 특성상 치아를 이동시키다 보면 거의 모든 환자에서 치근이 다소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 환자처럼 흡수되는 양이 미비한 경우 임상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양이 현저한 경우가 있습니다. 치근이 뾰족하거나 휘어져 있는 경우, 이미 치근의 흡수가 있는 경우 또는 외상 경험이 있는 치아, 그리고 부갑상선 질환 등의 전신적 질환을 가진 경우 등입니다. 한번 흡수된 치근은 다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초진 시 치근에 대한 검사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그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치근 흡수 가능성이 있는 치아에 대해서는 환자분께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정치료와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턱관절 질환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 환자는 초진 시 턱관절 흡수 양상이 관찰된 경우입니다. 가운데 사진은 구강내과 치료 후 재진단 시행 시의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은 입술돌출 해소를 위해 발치교정을 시행하여 공간폐쇄를 거의 마무리 한 단계의 사진입니다. 이 환자에서 보듯이 초진 시 턱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하악은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게 되고, 정확한 기준이 없으므로 정확한 치료계획을 세우기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구강내과적 치료를 통해 턱관절 위치를 안정화 시킨 후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바로 교정치료에 들어가는 경우 다음 내원 시 생각지 못한 위치로 이동해 있는 하악을 발견할 수도 있게 됩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교정치료와 턱관절 질환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교정치료에 의해 턱관절 질환이 발생하기도 어려우며, 반대로 교정치료를 통해 턱관절 질환을 치료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교정력에 의해 턱관절의 불편감이 발생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하악을 앞으로 당기는 힘 즉 II급 고무줄을 사용하는 경우 환자분들이 턱관절 불편감을 자주 호소합니다.
또한 턱관절 질환을 가진 환자는 몇 가지 특징적인 공통점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턱관절 환자들은 턱을 괴거나 앞으로 쭈욱 내밀고 있는 등의 습관을 가졌거나, 질긴 음식을 좋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꽈악 물거나 밤에 이를 가는 등, 턱관절에 위해한 요소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전치부 교합이 매우 깊어 하악의 전방, 측방으로의 이동이 방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환자를 진단하는 경우 턱관절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꼭 필요합니다.
이상에서 설명한 경우 이외에도 교정치료를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부작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신이 아닌 이상 이런 부작용을 치료 전에 모두 예상하고 방지한다는 것을 불가능 합니다. 따라서 차 후 있을지 모를 법적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먼저 치료 전에 환자의 자료를 신중히 검토하여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잘 기록하고 환자나 보호자분께 이에 대한 설명 및 대처 방법을 설명해야 하며 이에 대한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나 보호자 분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매 치료 단계마다 충분히 설명하고 문제점이 발생한 경우 그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며 이에 대한 향 후 치료 계획에 대해서도 정확히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혹여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로 간에 신뢰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글: 윤순동
보건복지부장관인정 교정전문의
미국치과교정학회(AAO) 인터내셔널 멤버
세계치과교정의사연맹(WFO) Fellow
대한설측교정학회 회원
Damon User group 정회원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교정과 인턴, 레지던트
연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박사과정 (교정학 전공)
전) 연세우일치과병원 교정과 과장
현) 가지런e 교정치과 네트워크 원장(천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