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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칼럼

먼저 우리들의 건강을

[최상묵의 NON TROPPO]-⑪


주위의 동료치과의사의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거나 또는 무슨 병환이나 치명적인 질환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놀라움과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필자는 최근에 절친한 친구(이상철 교수, 최부병 교수, 김일봉 박사)를 타계로 보낸 바 있었다. 그 비보의 내용이 단순한 노환(老患)에 의해서 오래 신음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기직업에 활력있고 정열적으로 일해오던 분들이 갑자기 당하게 되는 우발적인 경우는 더 충격적이고 놀라움이 더욱 크다.


치과의사란 직업 때문에 겪어야하는 특수환경에 노출돼 있는 우리들만의 고충과 애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치과치료행위만큼 특이하고 힘드는 일도 드물 것이라 생각된다. 구강(口腔)이라는 좁은 공간내에서 행해지는 복잡하고 섬세하고 난해한 작업에 한치의 소홀함이나 실수도 용서될 수 없는 정확함과 과학성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작업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는 우리들만의 고충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환자들과 가장 긴밀한 간격에서 접촉하면서 치료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호흡기질환에 대한 무방비상태라던가 구강이라는 특수환경 때문에 완전무균처리를 할 수 없는 불안감, 자주 찍어대야하는 방사선촬영의 노출이나 수은이나 합성수지같은 특수재료에 의한 유독성은 매우 심각한 것이다. 또한 고속회전으로 치아삭제시에 일어나는 미세분말의 확산으로 눈이나 호흡기에 대한 위험성, 고속터빈의 초음파에 의한 청각유해 등은 항상 우리를 호시탐탐 위해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치과치료는 그 치료의 특징으로 치료결과가 증거주의적 성격을 띄고 있어 치료결과에 대한 예후에 대한 불안감이나 예측불허의 변수 때문에 어떤 종류의 의료행위에 비해 매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임엔 틀림없다. 우리들이 이런 사실을 막연히 느끼고 또 알고 있으면서 그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 아무도 일깨워주는 정보가 없음에 항상 안타까워하고 있을 뿐이다.

여하튼 우리들의 건강을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된다는 사실은 분명할 진데 그 방법에 있어 좀더 과학적으로, 통계적으로 연구 검토되어져야 할 치과의사직업병(Dental Occupational Diseases)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연구는 대한치과의사협회차원에서 체계적인 연구를 해 그 대책과 예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건강을 보살피기에 앞서 우리 모두 먼저 우리들의 건강에 대한 자각심과 대책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건강해야만 환자들의 건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 최상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덴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