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16.6℃
  • 흐림강릉 14.8℃
  • 흐림서울 17.9℃
  • 구름많음대전 14.9℃
  • 구름많음대구 17.1℃
  • 구름많음울산 17.3℃
  • 구름많음광주 15.8℃
  • 구름많음부산 18.3℃
  • 구름많음고창 ℃
  • 구름조금제주 18.2℃
  • 흐림강화 16.4℃
  • 흐림보은 13.6℃
  • 구름조금금산 12.0℃
  • 구름조금강진군 14.3℃
  • 구름조금경주시 15.0℃
  • 맑음거제 17.8℃
기상청 제공

최상묵 칼럼

"구강과 음식 문화"

[최상묵의 NON TROPPO]-<39>

 

 

요즈음 음식 요리법, 요리사, 맛있는 음식만들기 등 음식과 요리가 대세이다. 그러나 막상 그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찾아 볼수가 없다.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 자체만의 가치가 몰두한 나머지 그 음식을 어떻게 가장 효율성 있게 잘 처리해야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음식의 효율적인 처리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구강(口腔)이며 그 속에 있는 치아의 역할이다.

구강은 신체()의 문()이다. 모든 음식물(영양분)은 입속을 통해서 신체로 함입 되면서 입속에서 음식물의 소화기능 일부를 담당하게 된다. 구강은 제2의 소화기관이다

음식물을 입속에서 어떻게 잘 분쇄하고 타액과 어우러져 어떤 형태로 위장으로 넘겨주느냐에 따라 소화기능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구강은 건강의 원론적 기구라고 생각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음식물을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 위장의 탓으로만 생각하지 막상 치아의 기능 부실로 인한 일차적인 소화기능의 미흡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신체의 건강과 치아의 건강은 따로따로라고 생각한다. 모든 생물은 음식으로부터 태어나고 음식물에 의해서 살아가고 성장하고 있다. 음식물은 모든 것의 으뜸이다. 음식물은 신체의 모든 질병의 약()이라고 할 수 있다. 먹는다는 행위는 신체를 조직화 하는 힘을 부여하는 원천이 되는 일이다.

그 원천적인 일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 바로 구강의 역할이다. 많은 질병이 사실은 식사내용과 식사습관에 의해서 생겨난다. 위장과 관련된 암(), 당뇨병, 위궤양, 고혈압, 심장장애, 콜레스테롤 혈증 등 대다수의 현대 문명병의 주류들이 바로 그릇된 음식물과 나쁜 식생활 습관과 관련되어 생기는 병이다.

 

옛날 원시인들은 생식을 주로 했기 때문에 턱뼈가 발달했으며 질병도 별로 없었다. 인간들이 가공식품 발달로 인해 씹기를 게을리 하면서 이런 질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요즈음 식사나 음식물에 대한 정보가 지나치게 넘쳐 음식물로 병을 고쳐보려는 의학도 생겨나고 있으며, 영양이나 식사에 대해 지나친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고 꼬집는 학자들도 있다.

하루치의 이상적인 양()의 일람표를 만들어 영양소를 공급하려고 노력하는 생물은 지상에서 인간 말고는 없다. 숲에 사는 새들이 비타민 D가 부족 되는 일이 있을까?

 

풀만 먹고 자란 황소의 고기를 가장 영양이 높은 음식으로 쳐주고 있다. 영양(음식)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은 인간을 조류나 파충류 또는 포유류 보다 특별한 대우를 하면서 생식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스스로가 오랫동안 나쁜 습관을 스스로가 만들어 버린 셈이다.

이것을 먹어라, 이것은 맛있다, 이것은 몸에 좋다하는 잡다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사이에 올바른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본능이 둔해져 버리면서 오히려 건강을 나쁘게 하는 모순을 범하게 된 것이다. 지나친 식사요법이나 건강식에 대한 강박관념은 그 자체가 병()이다. 즉 잘못된 식사요법이 명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건강에 유의하는 사람은 식()을 조절하고

    근심되는 일은 없애고 정신에 수고를 끼치거나

    영혼을 괴롭게 하는 일만 없다면

    어찌 병()이 나겠는가?

 

    심신을 보양하려는 사람은 공복을 느낄 때만 먹고

    절대로 만복해서는 안되며, 만복하였을 때 공복을 느끼고

    공복하였을 때 만복을 느끼도록 할 것이다.

 

                                                                         -중국고의서에서-

 

아무리 좋은 음식도 그림의 떡이란 말이 있듯이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말한다. 그것은 곧 구강의 부실, 치아기능의 상실된 경우가 된 것이다.

먹는 일과 치아와 신체의 건강은 같은 맥락을 갖고 있는 불가피성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치과의료는 건강(Heath) 보다 미용(Cosmetic)이나 불편(discomfort)한 개념으로 생하면서 치과치료를 받으면서도 자신이 질병을 가지고 있다거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식물(영양소)이 건강의 원초적 단위라면 그 단위를 전 단계 처리 조정하는 방()이 아니라 구강(口腔)이다. 따라서 구강의 중요성도 그만치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음식물에 대한 인간의 자세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훌륭한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결합을 의미하고 자연이 인간르 잘 부양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현상이다.

 

   -보리밥 풋나물을 잘 맞추어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앉아 노니노라

                                            그 남은 여 남은 일이야 부러운줄 있으랴-

                                                                                         尹善道(윤선도)









글: 최상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덴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