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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덴탈씨어터 '미안한 마음으로 위안부 할머니를 기억해야'

17회 정기 공연 ‘일곱집매’ 호응 속 마무리

 

누군가로부터 치부되었는지는 모를 소외계층’. 흔히 사람들은 소외계층을 동정의 시선과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란 판단만으로 바라본다.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이들에게는 봉사정신이 투철한 집단에서만 돌봄이 가능하고, 그들과의 소통만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르게 생각하면 소외계층이 생겨난 이유가 우리들 때문 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치과계의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인의 모임 덴탈씨어터(회장 박승구, 이하 연사모)는 지난 2일까지 대학로 연동교회 가나의 집 열림홀에서 정기공연을 진행했다. 덴탈씨어터가 17회 정기공연으로 선정한 작품은 이양구 작가의 작품 일곱집매이다. 이 작품은 2012년 서울연극제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세상에 알려졌다.

작가는 이 작품을 기지촌 할머니들의 삶을 직접 드러나길 바랐지만, 기지촌 할머니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첫 의도대로 구성할 수 없었다고 회유한다. 일곱집매에 닮긴 기지촌은 외화벌이라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한 곳에 모여든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평택 안정리에 자리한 기지촌. 미군 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이 좁은 방 7개에 모여 몸 하나 겨우 누이며 살아가는 곳이다. 각각의 사연 속에 모인 미군 위안부 여성들은 삽십여 년째 한 곳에만 머무르고 있다. 미군과의 사이에 아들 마이클을 낳았지만 입양을 보내고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순영(허경기 원장) 할머니, 클럽 일을 하며 술로 과거를 견디는 화자(박해란) 할머니, 자신도 입양아지만 논문으로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한국 땅을 찾은 고하나(황지영 원장), 필리핀에서 돈을 벌기 위해 기지촌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써니(허세미 원장) , 그리고 순영 할머니의 아들 마이클(양승재)이 채우고 있다.

 

 

극은 고하나가 안정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을 들여다본다. 순영 할머니는 혼혈아를 낳고 세상의 편견 때문에 키우지 못하고 입양 보내며 어미로서 숨어 지내는 모습의 애환을 이야기하고, 클럽에서 일하며 자신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함께 머무르는 할머니들의 녹록치 않은 삶까지 나누는 화자 할머니는 '위안부엔 온 것은 내 스스로 자발적으로 온 것이다. 함부로 나를 강제로 피해자로 규정짓지 말라. 삶이 그렇게 쉽게 훼손 될 수 없다'며 사회적 편견에 맞선다. 하지만 그 목소리조차 들으려는 이들이 적은 것에 한탄하면서 말이다.

이양구 작가는 "이 작품속의 성은 안보의 수단으로 쓰였다. 즉 국가주의와 여성 인권의 문제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전쟁에서 여자들을 위안부로 쓰는 방식이 여성들을 피해자로 만들었고, 이들이 개인의 인권조차 보장 받지 못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양구 작가는 작품을 통해 기지촌 문제가 전쟁과 미군 기지로 연결되는 폭력의 구조 그리고 역사적 구조로 설명하려했다.

안정리를 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없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강제로 피해자 그리고 연민의 대상으로 불쌍하게 바리보기 보단, 우리들이 겪은 상처에도 자신을 드러내고 국가의 사죄보상, 책임자처벌 등에 의미를 두면 한다. 이는 자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범적인 시민이고 파서다라고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덴탈씨어터 박승구 회장은 잊고 있었던 과거와 현재의 풍경을 고통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그때의 양공주들은 가난하고 병든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으며, 양공주를 생산했던 기지촌은 다른 피부색, 다른 눈동자의 여자들로 채워져있다는 것이 미안하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래서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할 그녀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눌 기회로 공연에 올렸다며 공연의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