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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 칼럼

수영장과 소아치과 (2)

[권훈 원장의 소아치과 에세이]-⑭

  • 권훈
  • 등록 2013.08.02 11:41:22


수영장에 다양한 종류들의 놀이 시설들이 추가되면서 진화되어 요즘은 워터 파크라고 불리운다. 그중에서 필자는 커다란 물통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이 시원하고 재미있다. 족히 10미터 이상 되는 위치에 매달려 있는 물통에 점점 물이 고이다가 어느 정도 물이 차면 알람이 울리고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선사한다. 물폭탄을 맞으면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무척 즐거워한다. 치과에서도 워터파크의 물폭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사람들은 매우 괴롭고 고통스러워한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물통에 담겨진 물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곧 물폭탄이 터지기 일보 직전인 경우도 있고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자 다른 양의 물을 담은 물통을 가지고 치과에 내원하면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적절한 교육, 예방 및 치료를 통하여 환자들이 돈폭탄을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책무라 할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는 아이가 수영장에 처음으로 갈 때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을 치과 첫 방문과 연관지어 언급했었고, 이번에는 수영장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아이들에 대한 행동조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물이 차가운 수영장에서 3명의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각각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줄 수 있다. 먼저 물을 좋아하는 아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10분간 휴식을 위해 잠깐 수영장을 폐쇄하는 동안에도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 게다가 약간 쌀쌀해서 아이의 입술이 파래져도 마냥 즐겁게 물놀이만을 한다. 한편 수영장을 싫어하는 아이는 발끝을 물에 살짝 한번 담궈 보고는 차갑다며 나는 절대 물 안에는 안 들어 갈거야!” “수영장 싫어 빨리 집에 가자!” 라고 징징대면서 엄마를 계속 보채기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중간에 해당하는 아이는 몇 십분 동안은 물속에서 그런대로 잘 놀다 물 밖으로 나와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엄마, 배고파,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 하지만 두 번째 아이처럼 집에 가자고 울거나 보채지는 않고 집에 갈 시간이 될 때까지 절대 물에는 안 들어가고 수영장 밖에서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세 가지 유형의 반응이 있을 것이고 약간 특이한 경우들을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치과에서도 수영장과 비슷하게 대략 세 가지 유형의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첫째로 치과를 좋아하는 아이(Cooperative). 세상에 치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냐라고 반문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13년간의 소아치과 개원 경험에 의하면 약간의 불안감은 있지만 대체로 치료에 협조적인 아이들을 필자는 이 범주에 포함시킨다. 두 번째로는 치과를 싫어하는 아이(Lacking Cooperative ability). 하루에도 몇 번 씩 만나고 사람의 인내심의 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마지막으로 1번과 2번의 중간 아이(Potentially Cooperative). 이 그룹의 아이들에게 소아치과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행동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잠재적으로 협조적인 아이를 협조적인 아이로 변하게 하는 것이 치과의사가 정복해야 할 과제이다.

 

치과에 협조적인 아이를 치료하는 경우에도 항상 Tell-Show-DoTender-Loving-Care의 원칙을 항상 지켜야 한다. 왜냐하면 협조적인 아이도 언제든지 비협조적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치과에 완전히 비협조적인 아이에겐 약물을 이용한 행동조절이 요즘 많이 사용된다. 필자가 외국 학회에서 알게 된 문구에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Drug do nothing to help children become a good patient. -Dr. Kramer-" 소아치과에서 의식하 진정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약물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얻으면서 약물이 갖추어야할 이상적인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약물을 이용한 행동조절을 하는 경우 입춘이 지난 호숫가의 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항상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과의사에게 도전적인 과제인 잠재적으로 협조적인 아이Wright는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였는데 각각의 특징과 대처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Uncontrolled

1. 주로 미취학 아동인 3-6세에서 나타난다.

2. tantrum이 관찰됨(화를 내면서 팔다리를 발버둥치고 목이 터져라 울면서 치료를 거부함)

3. 탠트럼이 진정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린 후 대화를 통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 한다.

 

2. Defiant(반항적인)

1. 모든 연령에서 관찰된다.

2. 고집이 센 편이지만 대체적으로 협조적인 편이다.

3. UnderstandingFirmness가 필요하고 Struggling은 절대 안된다.

 

3. Timid(겁많은)

1. 과잉 보호된 아이에서 관찰되며 수줍어하며 머뭇거리지만 협조적이다.

2. 잘못 접근하면 바로 비협조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3.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 Tense-cooperative

1. 7세 이상에서 나타나며 협조적과 비협조적의 딱 중간에 해당된다.

2. 야구의 너클볼같은 양상을 보이며 치료를 거부하지 않지만 무척 긴장되어 있다.

3. 조심성을 가져야 되고 섣불리 판단하여 접근시 낭패를 볼 수 있다.

 

5. Whining(흐느껴움)

1. 치료를 거부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한다.

2. 울기는 하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3. 성직자와 같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가 울지 않으면서 치료를 받으면 그 치과의사 아이를 잘 다루고 정말 명의로세.”라고 칭찬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HOME(Hand Over Mouth Exercise)을 사용하면 이처럼 고요함을 유지하면서 치료할 수 도 있다. 그래도 진짜 명의라 할 수 있을까요?

 

소아치과에서 이상적인 행동조절이란 아이로 하여금 치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이 조금씩이라도 천천히 스며들게 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정의하고 싶다. 아이가 치료 받을 만하고 다음에 치과에 또 올 만하게끔 느끼도록 하면 그 의사는 Best D.D.S.일 것이다. 한 술 더 떠 아이가 치료 받는 것을 재미있어 하고, 치과에 가고 싶어 하고, 집에서 칫솔질하는 것까지 즐겁게 만든다면 그 의사는 Best of the Best .D.D.S.라 할 수 있다.



필자 약력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소아치과 수련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겸임교수
미래아동치과 원장
대한소아치과학회 광주, 전남 지부장
hoonkweon@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