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AG 女복싱 '데비의 눈물'

  • 등록 2014.10.06 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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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서러움이 더 큰 서러움에게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한 외국인 선수가 시상대에서 한사코 메달을 목에 걸길 거부하더군요. 그 선수는 울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 같은 기쁨의 눈물이 아니라 그건 분명히 서러움의 눈물이었습니다. 잠시 후 그 선수는 은메달 시상대의 한국 선수에게 다가가 자신이 받은 동메달을 건내고선 관중들을 향해 양팔을 번쩍 치켜 올렸습니다.

이 선수는 한국의 박진아와 여자 라이트급 준결승에서 맞붙은 인도의 사리타 데비였습니다. 경기를 보지 못한 저는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경기 영상을 다시 찾아 봤습니다. 아마추어인 제가 승패에 대해 얘기할 건 아니지만, 그냥 느낌으론 데비 선수가 잘했습니다. 물론 전문가인 심판들이 보기엔 박진아 선수가 우세했을 수도 있겠지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고 보면 데비 선수는 충분히 억울해 할만 했습니다.

우린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을 기억합니다. 신아람 선수의 펜싱에선 '그 길었던 1초'에 온 국민이 분노했습니다. 그런 우리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인도 선수 데비에게 눈물을 강요할 수 있을까요? 스포츠의 최대 덕목은 공정한 룰과 공정한 결과입니다. 룰에 따라 공정하게 겨뤄 얻는 승패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저를 감동시킨 건 경기가 아니라 바로 데비의 눈물이었습니다.

그 받아 들이기 힘든 상황을 그녀는 눈물로서 한사코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인도로 돌아간 그녀가 며칠 전 국제복싱협회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더군요, 부끄럽게도..

"미안합니다. 그런 일이 있게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아참! 제가 박진아 선수를 잊고 있었군요. 내가 관여하지 않은 일로 빚어진 그 당황스런 상황을 용케 참아낸 박 선수에게도 위로와 박수를 보냅니다.   

 


   
 

정태식 기자 clib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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