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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서부의 악역 2 : 산 증거인 한국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80>


   대전고는 1960년 전국 취주악(Brass band)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김종석 선생님 지도 아래 도서관 뒤 공터에서 피나는 연습을 하여, 우리 동기들은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1882 초연)과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1899 초연) 멜로디를 줄줄 외웠다.  국민의 가슴을 뛰게 하는 웅장한 애국 음악이다.  소 강국 핀란드에서 시벨리우스는 세종대왕만큼 추앙을 받는다.  1812년은 나폴레옹이 쿠트초프의 초토화 작전에 꺾여 퇴각한 러시아 승리의 해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으로 부와 명예를 함께 얻었다. 

 유럽이 전화에 휘말린 틈을 타서, 미국은 영국 연방인 캐나다를 정복하려고 침략을 하지만, 모든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투마다 죽을 쑨다.  캐나다의 1812년 백악관 방화는 침략전쟁이 철퇴를 맞은 한 장면일 뿐이다.  설령 트럼프가 조금 모자란 악역일지라도, 결코 말해서는 안 되는 적반하장의 망발이었다.


   최근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트럼프의 메시지가 SNS에 퍼지고 있다.  내용은 북미회담 및 6·13 지방선거 결과에 실망한 어느 아재가 분하고 속상해서 만든 것 같은데, 우리가 과거 능동적으로 행동해본 적이 있느냐는 지적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  조선조의 무수한 외침과 한일합병과 6·25 남침전쟁 당시 국군의 전투상황 등 구구절절이 옳다.  다만 몇 가지는 분명히 해두자.  첫째, 조선 극혐(極嫌)의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태프트를 일본 가쓰라에게 보내어, “너는 조선 먹어라, 나는 필리핀 먹지.”라는 밀약을 하고(1905), 이것이 일본의 조선 병탄 시발점이었다.  둘째, 조선을 일본에서 해방시켰다는데, 사실은 36년 전 합병당한 조선을 아예 일본제국의 일부로 간주, 미·소 연합국이 사이좋게 분할 점령하여 일본군 무장해제를 한 것 아닌가?  셋째, 김일성 남침 때 미국이 주로 전투를 맡아, 35,000 젊은이가 목숨을 잃어가며 공산주의 팽창을 막아준 것에, 우리는 진정으로 감사한다.  소련군 대위 김일성을 앞세워 소련이 제작 감독한 작품 북조선이, 미군정 책임 하에 자유 민주선거를 거쳐 탄생한 대한민국을 무력흡수 한다면, 냉전시대 미국의 자유진영 리더십은 끝장이다.  학생들이 실패한 일진회에 빵을 배달할까? 

 대한민국을 에치슨 라인에서 제외하여 침략의 빌미를 준 것도 미국이다.  넷째,  박정희 대통령의 성공적인 경영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에 유례없는 비약적인 성장을 했고, 그것은 미국이 옳았다는 산 증거다.  마침 개방을 시작한 TV로 88 올림픽이 중계되자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은 경악했다.  지상천국이라던 북조선 실상과 처음 보는 화려하고 활기찬 서울의 극명한 대조.  소련과 동구의 천지개벽에 일등공로자는 88 올림픽이다.  트럼프는 미군주둔·훈련비용이 비싸다고 불평하지만, 세계적인 명품회사의 논현동 전시장은, 천문학적인 집세에도 군소리 한마디 없다.


   Pax Romana의 천년제국은 세금 단일화·단순화·소액화가 그 기반으로,  5%가 넘는 세금은 없었다.  몽고제국은 좀 더 작았고, 유럽의 왕들은 영향력이 떨어지는 국경에서 통행세 뜯는 산적 같은 토호들에게, 남작(Baron) 작위를 주며 유통에 협조를 구했다.  Pax Americana의 미국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제 몫(보호 비)을 챙겼다. 

 플라자 협정 후 동구권 해체·중동전쟁·셰일가스로 유가를 좌우하다가, 금융위기를 거쳐 시진핑이 미국을 모방한 Pax Sinica에 시동을 걸자(일대일로·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기겁을 한다.  패닉현상에 따른 인기영합·국수주의는 빗나간 애국심으로, 흔히 전체주의독재로 이어진다.  경찰역할은 사양한다면서 최소 25%의 통과 세를 뜯는(Rip-off) 보복적 관세는, 소탐대실(Penny-wise & pound-foolish)의 전형으로, 소말리아 해적을 닮았다.  백여 년 간 세계를 이끌던 미국의 위상은 어디 갔는가?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