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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국가대표 SIDEX, 국제화의 방향 다시 점검해야

자발적 참가자 늘지 않으면 국제화는 '헛구호'

 
SIDEX 2018이 지난 24일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다. 늘 느끼는 거지만, SIDEX는 대한민국 치과계의 활력을 알리는 쇼케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1만5600여명이 함께 한 올해는 물론 그 이상이었다. 그러므로 866명의 외국인 참가자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채널을 통해 SIDEX 2018 소식을 접하게 될 세계 치과인 모두가 모던하고 성숙한 치과기자재전시회로 이번 행사를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SIDEX의 가장 큰 강점은 교육과 전시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과 임상간 균형이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자연스럽게 왁자지껄하지 않은 전시회, 따분하지 않은 임상세미나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잡혀 버렸다. 이같은 SIDEX만의 색깔은 참가자들을 무척 편안하게 해준다. 보다가 지치면 강연을 듣고, 듣다가 따분해지면 다시 전시장으로 나오면 그 뿐이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아무래도 판매보다 홍보가 우선이다. SIDEX가 비교적 점잖은 전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은 어느 부스를 방문하든 친절하고 성실한 상담을 기대할 수 있고 또 원하면 즉석에서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참가자 각자의 결정에 의해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전시장의 어느 누구도 구매를 유인하거나 앞장서 권유하지 않는다. 소위 떨이 시장같은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전시 공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얘기이다. 그러므로 전시장엔 큰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마이크를 이용한 부스 강연이나 발걸음을 잡는 흥겨운 이벤트성 소음을 제외하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옆사람과 대화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이다.

공식적인 쉼터가 없는 것이 유일한 흠이지만, 이 부분은 대신 전시업체들이 해결해주고 있다. 부스 내에 방문객들이 쉬면서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도록 공간을 할애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가 출출해진 관람객들을 위해 빵이나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기특한 업체도 눈에 띄었다.  



이런 품격있는 행사를 국내용 잔치에 머물게 하긴 너무 아깝다. 보다 많은 세계의 치과가족들이 SIDEX를 찾아 질 좋고 저렴한 국산 제품을 둘러보고, 또 필요한 강연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조직위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왜 SIDEX의 국제화는 이처럼 더딜까? 행사기간 중 조직위는 고문단과 자문단 그리고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SIDEX 발전 포럼'까지 열었지만, 여기에서도 건의사항 수준의 지엽적인 아이디어만 거론됐을 뿐 장기적인 SIDEX의 발전을 추구하는 큰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SIDEX 조직위는 한 해 1억여원의 예산을 해외전시회 참가비와 해외 홍보비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교류 차원의 각국 치과의사회 관계자들이나 업체가 초청한 인원들을 빼면 해외에서 직접 SIDEX를 찾는 자발적 참가자 수는 그다지 늘어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자발적 참가자 수를 늘이려면 결국 SIDEX에 참가한 사람들이 귀국해 주위에 자신의 경험을 알리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고, 이렇게 보면 앞으론 해외 홍보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경험자들이 SNS를 통해 전파하는 사용후기는 다른 어떤 정보보다 예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 치과전시회도 마찬가지여서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가보고 싶은 전시회'가 되기도 하고, '가선 안 될 전시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발적 해외 참가자 숫자를 늘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들이 불편없이 SIDEX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다. 하지만 전시장에선 통역 도우미는 물론 영어나 중국어로 된 안내판 하나 볼 수가 없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지 않으면 국제화는 헛된 구호에 그치고 만다. 그러므로 외국 치과의사회와의 릴레이 간담회보다 개별 참가자들의 불편을 살피는 일에  SIDEX 조직위는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이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그곳 치과의사들에게 즐겁고 유익했던 SIDEX에서의 경험을 전하는 홍보대사역을 자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