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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미 투(美 鬪) 4 : 여우와 곰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70>

 

   골프 장타대회에서(World Long Drive, Nevada)에서, 여성은 342야드(Chloe Garner) 남성은 436야드(Ryan Liswick)로 각각 우승했다.  남녀 맞수대결에서는, 대략 파 3는 30 파 4는 60 파 5는 120야드 정도, 여성이 앞에 나가 치도록 한다.  체격 즉 근골(筋骨; 2, 30%)의 격차를 보정해주는 것이다.  남자대회에 나간 장타의 미셀위는 컷오프 당했고, 전설의 소렌스탐은 아예 출전을 포기하였다.  존경받는 테니스의 마가렛 코트여사가, “여자 프로에 왜 그리 레즈(동성애자)가 많은지.”라며 혀를 찼다.

 빌리 진 킹은 좀 덜하지만 나브라틸로바의 용모나 체격은 남자 중에도 상 남자다.
 올림픽약물검사는 주로 근육강화제(Anabolic Steroid)를 찾는데, 시작은 여자선수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는 공산국가의 부정행위였다.  제 버릇을 못 고친 러시아는 여전히 올림픽에서 찬밥 신세다.  1·4후퇴로 헤어져 도쿄 역에서 13년 만에 눈물의 상봉을 한 신금단 부녀를 기억하는가?  북한 단거리육상선수로 세계신기록 11개 국제대회 금메달 28개를 자랑했던 신금단의 용모와 체격은 천상 남자, 조금 에누리를 해도 중성이었다.  Frailty, thy name is woman!  애초부터 남녀 간에 힘겨루기나 주먹다짐은, 신의 대본에는 없는 장면이다 (성차별은 종교의 기본?).


   The Fair Sex!  좁은 어깨에 짧은 목, 작은 키에 큰 엉덩이...  “여성이 아름답다 하는 것은 남성 호르몬에 취한 착시현상이다.”  쇼펜하우어던가 키르케고르던가. 

 그러나 적당한 마블링(지방)으로 부드럽게 빚어진 여체의 곡선미는, 역사상 종교화라는 이름을 빙자한 누드 작품의 단골 오브제였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어차피 시니컬한 비관론자들뿐이다.  아름다운 것은 좋은 것이지만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은 ‘보는 사람’이기에, 억울하지만 전자는 객체(오브제)요 후자가 주체가 된다.

 헐리웃의 여성스타 출연료 1위인 에마 톰슨이 남녀를 합산하면 15위란다.  스토리 중심에는 남자가 있고 여배우 역할은 대부분 종속적이며, 영화팬들은 주로 여성이라는 공식을 피해가기 어렵다.  천문학적인 제작비는 많은 투자자를 필요로 하고, 투자자들은 출연진의 티킷 파워(관객 동원력)에 민감한 탓이다.  테니스의 남녀 간 ‘상금격차’를 무너뜨린 빌리 진 킹은 여권신장의 영웅이지만, 여자도 준결승부터 5-세트 매치를 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골프도 가끔씩 하루를 줄여 사흘 만에 끝내는 LPGA 상금이 부지런히 남자를 따라가고 있다.  체력소모와 작업(?)강도의 차이를 인기로 커버하고, 인기의 저변에는 알게 모르게 여성의 ‘성적매력’이라는 요소가 숨어있다.  스포츠팬은 역시 남자가 많기 때문인가. 


   프로는 늘 버디를 노리지만 아마는 줄파만 해도 이긴다.  젊은이가 2온이 워낙 멀어 3펏을 하고, 거리는 짧아도 3온을 갖다 붙여 1펏으로 이긴 늙은이가, 놀리는 멘트, “된 똥만 똥인감?  지린 똥도 똥이여” 또는 “늙은이가 무슨 힘이 있나?  꾀로 하지.”  여우와 곰의 대결이다.  체력과 교제반경이 다르고 신변관리에 품이 더 들어가는 태생적 격차를 무릅쓰고, 급이 다른 선수 간에 격투기로 맞장 뜨자는 요구는 비합리적이다. 

 자고로 경국지색이라 하였고, 시인 화가에게 역사에 남을 창작의욕을 불러일으킨 여인들이 있었다.  남자는 롤 모델이 될지언정 뮤즈가 되기는 어렵다.  소 몰고 가던 노인이 목숨을 건 암벽등반을 하고(獻花歌), 용왕마저 이성을 잃었던, 신라 시절 수로부인의 일화가 전해오지 않는가?  세기적인 예술가 철학자 군인 정치가들에게, 뮤즈란 신을 대신하여 창조적인 상상력을 북돋아 주었다.  남자들에게는 창작이 공격본능의 승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육의 비대칭을 바로잡아주는 ‘역할분담’까지 망가뜨릴 만큼 격렬한 미투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