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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자초지종 (自初至終)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54>


   H 일보 칼럼 ‘메아리’에 의하면,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에서 MBC 해직 PD 최승호 감독은 ‘주범’ MB에게 “김재철 MBC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 공영방송을 망쳤다”고 돌 직구(?)를 날린다.  MB의 당연한 대답“그 사람한테 물어보세요.”에 헛웃음이 나온단다.  관객 감상평에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많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회의록에 노조원 기자·PD의 업무배제를 ‘작당’하는 공범자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단다.  팩트를 곧잘 잊어버리는 국민이니까 잠깐 경과를 되돌아보자.  먼저 앵커·해외특파원·지역방송국사장 등의 경력이 하나도 없는 ‘카메라출동’ 기자출신의 48세 노조위원장 최문순씨가, 파업주도와 해직을 거쳐, 느닷없이 매출 1조5천억 직원 3,400의 대기업 MBC 사장이 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

 다음으로 3년 임기가 끝난 2008년 8월에, 출범 초기의 MB정부를 위협한 ‘광우병쇠고기 촛불난동’을 MBC가 유도하였다.  많은 국민이 집단최면에 속았는데, 주연 중 한분인 수의사 박상표씨가 년 전에 자살한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MBC 신뢰도를 치명적으로 망친 것은 바로 ‘거짓’ 선동방송이었다.  셋째, 영화는 감독놀음이요 완성도는 편집이 좌우하는데, 아무리 다큐멘터리라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감상평은, 필름과 현실세계를 구분 못하는 미성년자의 시각이다.  그래서 미성년자는 요금을 반만 받고, 영유아는 무료다.


   조금 깊이 따져보자.  첫째, 김재철 인사가 낙하산이면, 경력미달 최문순의 사장 취임은 김정은 핵실험에 비견될 대형 사고다.  둘째, 광우병사태는 국제사회에서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를, 국민 가슴에는 아물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 기능(Gate-keeping 등)을 재정비하는 일이 김재철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셋째, 그 사태는 대한민국을 적폐청산 대상으로 보는 일부 좌파들에게 “조금만 더 밀면 되는데, 아깝이...” 라는 학습효과를 남겼고, 이는 ‘세월 호’와 박근혜의 불통시대를 경과하면서, 언젠가는 성공을 보장해줄 자산으로 진화하였다. 

 소위 보수 세력은 비커 속의 개구리처럼, 야금야금 뜨거워지는 물의 온도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치명적인 중화상을 입었다. 


   광우병 사태의 뇌관이자 장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요, 그렇게 몰아간 원흉이 MB 라는 확신이었다.  자존심 강한 사람이 자괴감에 치를 떨었다는 것이다.

 신념에 의한 예외를 빼고는, 정신과에서는 자살을 부정적으로 보며, 많은 종교가 교리에 어긋난 행동으로 판단한다.  자살하는 절박한 심경을 누가 알리요 마는, 노 대통령 취임 초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으로 시작, 다음 해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안상영 부산시장·박태영 전남 지사로 이어졌고, 3년째에 이수일 전 국정원차장이 자살한 ‘자살공화국’ 시절이 있었다.  이들이 ‘정부기관’인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도, 노대통령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차장의 ‘도청’혐의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닮았으니, 잠깐 살펴보자.  투표 당일 선거운동은 불법이다. 

 16대 대선 기간은 물론 투표당일, 젊은이들의 ‘참여 독려’로 SNS에 불이 났다. 

 나이 들어 SNS에 미숙한 보수층에서, 적어도 이 신무기의 일방적인 왜곡선전만은 막자는 여론이 있었다.  고심 끝에 잘못 선택한 대응 방법이 바로 댓글사건이다.

 이제 와서 과거를 뒤져 난도질하고 귀책사유를 따지는 일은 부질없다.  자초지종을 따지면 모든 것이 자신의 업보이기 때문이다.  종일 편파방송만 하는 ‘종편’이라는 우스개처럼, 이제부터라도 편파·왜곡 언론을 바로잡고 검찰을 수족처럼 부려 복수에 골몰하는 낡은 관행을 벗어나,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시대’를 열자.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