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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측에 수평으로 길게 누은 23번 치아를 뽑다'

열치 해외진료팀 전용선 원장.. "생전 처음 보는 케이스"

열린치과봉사회(회장 안성훈) 해외봉사팀이 지난 현충일 연휴를 이용, 인도네시아 진료를 다녀왔다. 매 분기마다 5년째이니 벌써 횟수로는 스무번째이다.

짧은 일정이지만 이번에도 열치 봉사단은 153명을 진료하고 돌아왔다. 신덕재 팀장과 송덕한, 채규삼, 전용선, 이원태 원장 그리고 김순미, 안상임, 유희자, 최선영, 임지연, 장예슬 치위생사와 이용기 기공소장 등 12명의 봉사자가 합심한 결과이다.

열린치과봉사회는 자카르타에서 70여 km 떨어진 사당 라야지역 다다인도네시아 공장에 고정진료소를 두고 있다.

열치 봉사팀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환자들은 이 공장에서 일하는 현지인 근로자와 그 가족들. 특히 가족 환자들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모여드는데, 섬이 많은 이 나라의 특성상 하루나 이틀을 꼬박 이동해 겨우 진료소에 당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현지에서 5년차 열치진료팀의 신뢰도는 높다.

 

 

전용선 원장이 치료한 Ia(여, 22세)씨도 그런 경우이다.

Ia 씨는 상악 오른쪽 3번 치아가 라비알쪽에 길게 옆으로 누운 채 드러나 있다. 젊은 나이에 오죽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교정으로 해결해 보려고 현지 치과를 찾았으나 '위험해서 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한국 진료팀의 방문 소식은 구세주나 마찬가지였다. 서둘러 진료신청을 한 후 당일 새벽같이 집을 나서 마침내 오랜 소망의 순간을 맞았다. 이날의 발치 담당 전용선 원장과 마주 앉은 것.

개원 18년차의 전 원장도 처음 보는 케이스라 순간 당황했지만, 젊은 Ia 씨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X-Ray도 없는 열악한 진료 환경임에도 발치를 결심하고, 찬찬히 문제의 치아를 살펴봤다. 다행히 뿌리가 그다지 깊지는 않은 듯 보였다.

마취를 하고, 잇몸을 절개하자 길게 누은 23번 치아가 몸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컸으므로 혹 정상치아의 뿌리마저 흔들리게 될까 김순미 봉사자가 단단히 아랫 치아들을 받치고, 전 원장은 힘을 조절해가며 위에서 아래로 조금씩 엘리베이팅을 했다. 그리곤 마침내 포셉으로 치아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27~28mm는 족히 될만치 큰 놈이었다. 봉합을 마치고 거울을 건네자 환자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애쓴 두 사람, 전 원장과 김 선생에게 얼굴 가득 고마움을 전했다.

 

 

치주를 전공한 전용선 원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진료를 따라 나섰다가 첫 환자로 횡으로 누은 덧니 발치를 경험하게 됐다. 여건상 치료를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마음놓고 웃지도 못했을 젊은 여성환자를 생각하니 도저히 안된다는 말을 못하겠더라고 했다.

"송곳니가 덧니처럼 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대부분 설측에 바로 서서 나거든요. 이번 처럼 라비알 쪽에 옆으로 누워 난 경우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골 협착이 없어 다행이었고.., 뽑은 자리가 약간 들어가 보이기는 하지만 금방 새 뼈가 차오를 걸로 봐요. 현지 치과에서 실밥을 잘 뽑을 수 있도록 신경써서 봉합했으니 별 일은 없을 거에요."

전 원장은 '기회가 되면 한번 더 해외진료에 참여해 Ia 씨의 경과를 확인하고 싶다'면서 '노련한 어시스트가 없었다면 아마 힘든 시술이 됐을 것'이라는 말로 함께 땀흘린 김순미 선생에게 공을 돌렸다.

이번 20차 해외진료팀은 스케일링 54케이스, 발치 109케이스, 레진충전 13케이스, PFM장착 24유닛, 지르코니아 장착 23유닛, 메탈장착 5유닛, RPD 장착 2상, 지르코니아 인상채득 53유닛, PFM 인상채득 10유닛, 메탈 인상채득 3유닛, RPD 인상채득 4상, 자켓크라운 66유닛 등의 진료실적을 올리고 지난 7일 아침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다음 21차 해외진료는 추석연휴 기간인 9월 14~17일에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