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석창인의 밥집 이야기

선지해장국과 아웃풋

[석창인의 밥집 이야기]- <81>

식사를 하고 있는데 누가 밥맛없는 얘기를 꺼내면 "밥 먹는데 X 얘기 하냐?"고 주변에서 면박을 줍니다. 실제로 말이 많은 사람은 자기 말에 탄력이 붙으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방언'이 줄줄 흘러나오는데 이럴 땐 스스로 제어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특히나 그런 사람 입에서 느닷없이 '배설'에 관한 단어가 밥상 앞에서 마구 튀어 나오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작정을 하고 음식 이야기와 화장실 이야기를 함께 해보겠습니다.


요즘은 화장실이 재래식(푸세식)이 아니라 대부분은 양변기이고, 또 비데까지 달려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중간 단계인 화식(일본식) 변기도 있습니다. 지금도 공중화장실은 화식이 꽤 많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오래 전 뉴델리공항에서 화장실을 들렀는데, 남녀 구분이야 당연하지만 또 다른 구분도 있었습니다. 소위, internationa과  domestic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내국인은 도메스틱으로 외국인은 인터내셔널로 가서 일을 보라는 것이겠지요. 또 제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인도 사람은 용변 후 종이 대신 손가락과 물로 해결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국말 잘하는 인도 가이드가 자기네는 손과 물로 해결하기 때문에 마찰이 적어 인도 사람들한테는 치질이 거의 없다는 등의 확인 곤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도메스틱 화장실엔 실제 화식 스타일 변기와 수도꼭지 그리고 작은 간장종지만 있더군요. 그런데 인도의 가정집 스타일 식당에서 보니 손가락으로 밥을 뭉쳐 먹던데? 그건 이렇습니다. 밥은 오른손으로!! 뒤는 왼손으로!!


어쨌거나 재래식이나 화식은 불행히도 '쪼그려 쏴' 자세입니다. 고혈압 환자나 지체부자유자들에겐 고문이나 다름없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식 화장실은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기의 ‘그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더러운 걸 왜 확인을 하냐고요? 자신의 질병 여부와 건강을 체크하는데 가장 간편한 것이 용변 상태를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외국순방 경호는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대통령은 주로 자국 브랜드 호텔에 묵습니다. 물론 도청방지 및 각종 보안 확인은 미국 대사관과 CIA에서 미리 하겠지요. 더하여 대통령이 화장실에서 본 용변까지도 전부 회수하여 미국으로 가져간답니다. 소변과 대변을 통하여 그 사람의 건강상태 및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러시아나 중국 등과 같은 적대국가에 갈 때는 더욱 신경을 쓴다는군요.


소변의 경우에도 혼탁도, 컬러, 거품, 혈뇨 등 볼 것이 많습니다. 비타민 한 알 먹고 소변을 보거나 맥주를 마시고 소변을 보면 극명하게 색이 대비됩니다. ‘큰 놈’은 더하지요. 이를 병리학교실에 가져다주면 각종 의학정보를 확인 할 수도 있고, 간단히 혈변 유무나 컬러 등을 통해서도 간이 예측을 할 수가 있습지요.

푸세식에서는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확인이 불가하지만, 화식이나 양변기에서는 어느 정도 체크가 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양변기에 파란색의 세정제를 넣는 경우입니다. 게다가 강력 비데라도 쓰면 확인이 조금 곤란해지죠.
 


오늘의 주제는 선지해장국과 혈변에 대한 것입니다.

선지는 소의 피를 굳힌 것이니 당연히 혈변이 나와야 정상입니다. 그것도 색이 검어야죠. 간혹 선지해장국을 먹은 사실을 잊어먹고 확인을 했다간 “허걱!” 하고 놀랄 수도 있습니다. 선지해장국에 들어가는 선지는 이미 피가 산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검을 수밖에 없습니다.(레드와인을 많이 마신 다음의 그 색도 검습니다.)


감별진단을 해야 할 것은 상부위장관 그러니까 식도나 위출혈이 있을 경우입니다. 이때도 혈변의 색이 검습니다. 소화기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피 속의 헤모글로빈에 들어 있는 철분이 산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혹시 붉은 혈변이 나왔다면 이는 대장, 직장이나 항문 주위의 출혈로 봐야겠지요.

오늘 밥맛 떨어지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실 선지해장국을 먹은 사실을 모르고 일을 봤다가 제가 스스로 놀란 적이 있어서 드리는 말입니다. 어쨌든 자기 건강을 위해서 가끔 앞 놈이건 뒷 놈이건 확인을 해보는 버릇을 들이자는 것이죠.
 

수원 유치회관 선지해장국은 방송에도 여러번 나온 모양입니다.

 

해장국과 별도로 선지덩어리를 별도로 줍니다.


적당히 투하를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다음날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는 것이죠.


레드와인도 치사량에 가깝게 마시면 다음날 놀라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글: 석창인

에스엔유치과병원 대표원장

음식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