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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인공지능 3 : 손익계산서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04>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은 1983년 2월 ‘도쿄 선언’에서, 반도체산업 진출계획을 발표하였다.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3천억 원 투자로 기억하는데, 일본재계의 반응은 싸늘하였다.  제3차 산업혁명인 ‘IT 산업의 쌀’을 내다본 혜안으로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컸고, 현재 나라살림의 20%를 떠받들고 있다.  그때 년 수출 629억 달러를 상상이나 했을까? 

 구글회장은 알파고를 만든 창업 4년차의 작은 회사 딥마인드를, 그 창의성과 기술력만 보고 4억 파운드(5,440억 원)에 샀다(2014).  허사비스는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터 활용을 위하여 회사를 팔고 스스로 ‘고용 사장’이 되었으니, 그 회장의 배짱과 그 사장의 능력이 환상적으로 만난 것이다.

 

   구글은 이세돌과 알파고 5번 기의 승자 상금만 백만 달러를 걸었다.  4승1패로 승리한 알파고는 상금 $123만 전액을 기부하였고, 1승을 건진 이세돌은 17만 달러(2억 원)를 받았다.  그러나 구글의 실제 흥행목적이 무엇인지를 모를 사람은 없다.

 첫째 뉴욕증시에서 구글의 주가총액은 대국 전날부터 제5국 사이에(3월 8일-15일) 5% 이상, 58조원이 늘어났다.  둘째 이번 승리로 구글은, 1) 인터넷 검색과 2) 스마트폰 운영체계에 이어 3) 인공지능 시장까지 3관왕(Triple Crown)이 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싹쓸이 했을 뿐더러, 더 무서운 사실은 바둑에서 이기건 지건  결과는 대동소이(大同小異)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질려야 질 수 없는 완벽한 시나리오 아래 2년 만에 투자액의 100배를 벌었고, 투자·인력·시설에 이어 전 세계의 평판까지 장악하여, 앞으로 10여 년간 어떤 경쟁업체도 도전할 수 없게 만든 세기의 도박(Betting)이었다. 

 이세돌이 프로생활 20년 동안 벌은 상금총액은 66억 7천만 원으로 2위, 1위 이창호가 97억이며, 조훈현의 38억 9천만이 3위다.  한 대회 최고상금은 잉창치 배의 $40만(4억 2천만 원)다.  2014년 바둑계를 뜨겁게 달군 이세돌 대 쿠리 10번기는, 59년 만의 이벤트답게 10억 원의 상금을 걸었고, 6승 2패 이세돌의 4월승으로 8국 만에 끝나 바둑사상 최고인 상금 5백만 위안(8억 8,400만원)을, 쿠리는 여비 조로 20만 위안(3,400만 원)을 받았다.  년 수입 기록은 이창호의 10억 2천만 원이었는데(2001), 금년 이세돌의 알파고 대전으로 이 기록은 이미 깨어졌다.

 이번 시합에서 이세돌이 거둔 소득은, 첫째 지고서도 받은 2억 원이라는 거금이다.

 둘째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 CF수입만 20억 원쯤 된다고 한다.  셋째 인공지능에 맞서는 인류의 대전사(代戰士)요 고군분투하는 의지의 사나이로서, 바둑을 모르는 시민들까지 그 매력에 끌려, 아이돌 스타를 능가하는 인기(Fandom)를 누렸다.  결론적으로 구글에 이용당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윈 /윈의 이벤트였다.

 

   이세돌 뿐인가?  최고수 프로기사가 알파고에 패하는 경우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바둑계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21세기의 패러다임, 즉 수익 모델은, 부가가치 창출보다 감성 마케팅에 있음을 증명해준다.  둘째 현대바둑의 메카는 서울, 코리아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셋째 바둑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미래 산업의 길잡이로서, 문화예술적 컨텐츠의 원천인 ‘한류(韓流)’에 집중되는 범세계적인 시선이 느껴진다.  대한민국에게는 대박이다.  지난 3월 중국의 모 회사원 6천명이 인천·서울에 놀러와, 치맥을 들고 ‘별 그대’를 연호한 것이 좋은 예다. 

 광역단체마다 준비된 MICE(Meeting·Incentive·Convention·Entertainment) 담당부서가 열심히 뛴 보람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수익창출과 고용증대에도 효자가 될 이 대박의 불씨를 키우고 이어가기 위하여, 범국민적인 발상의 전환과  분발, 그리고 현명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