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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학술

'이 케이스엔 즉시식립일까, 딜레이드일까?'

SID2015가 펼친 두 편의 100분 토론

지난 일요일(6일)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신흥 주최 ‘SID 2015’는 개원의들에겐 무척 흥미로운 학술행사였다. 'All About Extraction Socket'이란 주제 자체가 요즘의 개원가를 잘 반영한 데다 시종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집중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만 하다.

우선 오전 Back to the Basic 세션에서 ▲나만의 임플란트를 위한 발치 노하우(권용대 교수) ▲나만의 발치와 드릴링 노하우(이동현 원장) ▲나만의 Suture 노하우(박정철 교수) ▲나만의 Impression 노하우(심준성 교수, 김성균 교수, 김양수 원장) ▲발치 후 어떤 변화가..(함병도 원장) 등 ‘나만의 노하우’ 시리즈를 통해 발치와 관련한 기본 술식들을 순차적으로, 알기 쉽게 전달했다.

특히 함병도 원장은 발치와 치유과정을 1주차, 2주차, 3주차로 나누면서 ‘방사선 영상으로 골조직의 형성을 관찰하려면 발치 후 최소 6~8주가 지나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는데, 발치와의 치유기간과 상태는 결국 즉시식립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오후에 진행된 두편의 100분 토론이었다. 첫 번째 토론은 Socket Preservation을 ‘선호한다’(조영준 원장)와 ‘선호하지 않는다’(김현종 원장)의 대결로 펼쳐졌다.

대결은 강연 전에 전자투표로 청중들의 선호 여부를 확인한 다음 토론 후 똑 같은 질문을 던져 선호도가 어느쪽으로 이동했는지를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령, 토론 전엔 ‘선호하지 않는다’가 많았는데 토론 후 반대 쪽으로 청중들의 기호가 이동했다면 ‘선호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는 식이다.

조영준 원장과 김현종 원장의 대결은 ‘Socket Preservation을 선호한다’가 강연 전 51.3%에서 강연 후 60.8%로, 9% 가량 더 지지를 얻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Immediate Placement를 두고 오상윤 원장(선호)과 허인식 원장(비선호)이 맞붙은 두 번째 100분 토론은 좀 더 박진감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오 원장은 “두 번의 수술을 한번에 끝낼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술식을 단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고, 허 원장은 “한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스스로 임상능력의 좌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섰다. 

두 연자는 상대방의 주장을 면전에서 반박하는 모험까지 감행하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사회자 김도영 원장도 청중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토론의 흐름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 종결 후 확인 한 청중들의 반응은 소구치와 대구치의 경우를 구분해 나타났다. 소구치에선 ‘발치즉시식립 선호’가 51.3%에서 54.9%로 조금 늘어났지만, 대구치의 경우는 발치즉시식립의 선호도가 소폭 줄어든 대신 발치후 3~4개월 경과 후 식립하겠다는 의견이 47.3%에서 63.1%로 크게 높아졌다.

 

토론은 예정 보다 10여분이 지난 오후 5시 10분경 끝이 났지만, 이 시간까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느 학술행사와는 달리 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치과의사들의 비율도 다소 낮아 보였다. 주제 자체가 임상 현장의 고민을 콕 찝은 결과가 아닌가 여겨진다.



올 해로 6회째인 SID의 인기비결에 관해 말해둘 것이 있다. 그 첫째는 업체 주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사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강연에 등장하는 임상케이스에서 조차 신흥 제품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둘째는 행사의 전체 프레임을 조직위원회에 전적으로 일임한다는 점이다. 어떤 테마에 어떤 연자를 섭외해 어떤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든 회사 측은 일절 신경쓰지 않는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조직위원회를 통해 모든 걸 결정하고 진행한다. 4회째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규성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준비하는 쪽도 듣는 쪽도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셋째는 SID가 등록비를 받는 유료강연이란 점이다. 물론 참가자들이 누릴 혜택도 적지 않지만, 적으나마 값을 치러고 듣는 강연은 듣는 이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결과를 만든다. 이런 점에서 신흥의 SID는 장래 치과계의 학술적 자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주최측은 “앞으로도 참석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명품 심포지엄을 만들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