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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배급문제를 토의한 후 6시에 폐회..'

[朝鮮齒界로 읽는 해방일기 2] 8.15 직후의 치과계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아 조선의 치과계는 환희 속에서 당면 문제에 대응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치과계 최초의 종합지로 1946년 5월 1일에 발간된 『朝鮮齒界』 창간호에는 당시 치과계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였고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 생생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연재하면서 70년 전 선배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당시의 맞춤법이 지금과 적잖이 다르지만 원문 그대로 두었습니다.  <정리: 조영수>


 
8․15 후 치과의사회의 동향 
            서병서<경기도 치과의사회 총무부 위원. 同 한성지부회 서무부 위원>

작년 8월 15일, 이 날은 우리 삼천만 동포가 역사적 해방의 깁붐과 즐거움을 늣긴 날이다. 과거 사십년간 일본제국주의의 압박과 멸시는 재론할 여지조차 없을만치 甚하였거니와 보건후생적인 치과계에도 소위 대동아전쟁이 이러나자 강압적 정책은 益甚하였다. 즉 우리 白衣 동포의 同樂者로 조직된 한성치과의사회를 강제적 명령 하에 해산시키고 韓日合倂 식으로 日人 치과의사회에 편입을 강요하야 조선인을 구속하고 압박하고 멸시함으로써 치과의사회란 그들의 독무대로 醜技를 연출하고 있었든 것이다.

물론 표면으로는 內鮮一體니 무엇이니 하여 명목상 일부 韓人을 役員으로 참가케 하였으나 會의 운영은 日人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는 것이 원칙이고 韓人의 사정과 의견 주장은 돌보지 않었으며 의료용 金 배급에 있어서도 예상할 수 없을만치 차별적이었다.

눈이 업고, 입이 업고, 귀가 업는 우리는 아니였건만 오즉 弱小 민족의 悲哀와 쓰라림을 참어가면서 앞날이 오기를 마음속 깊이 바라고 痛憤과 反感, 인내로서 지내왔든 것이다.

그러든 중 1945년 8월 15일 하로 아츰 이슬로 살어진 일본 제국주의는 영원히 이 땅에서 물너가고 그네들은 우리 삼천리 강산에서 쪽겨 나가게 된 운명에 到達하고야 말았다. 인제는 우리의 삼천리강산 우리의 것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인제는 우리의 손으로 우리 치과계를 건설하고 앞으로 우리 무궁화 삼천리 강산에 보건후생사업을 위하야 두 주먹을 부루잡고 일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을 우리 치과의사로서 한사람 빠짐업시 늣기든 것이다.

 

9월 5일, 在 漢城市 치과의사 몇 분의 發起로 오후 3시 시내 수송공립국민학교 一敎室에 在京 치과의사들을 소집하게 되었다. 마츰 큰 비로 출석 성적이 염려되였으나 정각 전에 雨中을 불구하고 수십명의 치과의사가 참석하야 우리끼리만이 처음 모이게 된 그 깁븜이 형용할 수 없을만치 컷엇다. 우리들의 모임을 감시하고 구속하든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이다.

場內는 성스럽고 긴장한 공기가 충만하야 참석한 치과의사의 올곧은 희망에 빗나고 있다. 정각이 되자 발기인 측의 간단한 인사가 있었고 이어서 앞으로 결성된 조선치과의사회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전국을 망라한 조선치과의사회와 한성치과의사회를 탄생식힐 意義 깊고 중요한 역할을 가진 母體를 구성하게 되었다.

준비위원 선거는 銓衡制로 하게 되어 의장 文箕玉씨가 高啓薰 趙基沆 兩氏 외 2인과 淺見무식한 이 사람을 전형위원으로 지명 선출하야 別室에서 신중히 전형한 결과 다음 諸氏를 준비위원에 선출하였다.
박명진, 안종서, 조명호, 이유경, 정보라, 문기옥, 李逈柱, 安炳植, 김용진, 이동환.

선출된 위원이 또 다시 별실에서 준비위원장에 문기옥씨를 選擧하였다. 조선 치과계의 원로격이신 문기옥씨의 위원장 취임은 마음 든든한 적임일 뿐 아니라 훌륭한 會를 탄생식힐 자신만만한 산파역이다. 준비위원장의 소개가 있자 雨雷와 같은 박수와 환호는 장내를 진동하였다. 탄생할 會의 명칭은 투표 결과 조선치과의사회와 同 漢城支部會라고 가결. 가급적 속히 창립총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폐회.

 

 

조선치과의사회

그동안 준비위원장 문기옥씨 이하 각 위원들은 부서를 결정하고 다방면의 교섭, 회칙 초안 작성 등을 하야 12월 9일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총회와 한성치과의사회 창립총회를 개최한다는 보도가 라디오 방송과 在京 각 新聞紙上을 통해서 수일간 보도되었다. 전국 치과의사는 물론 일반 의료 관계자 또는 일반사회 각 방면에서 고대하든 뉴 - 스였다.

서기 1945년 12월 9일, 이 날은 우리 치과계의 역사적인 날이다. 장소는 전국 유일무이한 우리 모교 경성치전 대강당이다. 정각이 되자 안병식씨 개회 선언, 애국가 제창 후 문기옥씨가 경과보고를 겸한 개회사를 하고 의장에 문기옥씨를 추천하였다.

회칙 작성의 수고를 한 안병식씨가 초안을 낭독하는대로 熱心한 토의를 거듭하야 無修正으로 통과되었다. 토의사항으로 들어가기 전에 임원선거가 있었다. 임원선거는 전형제를 채택하야 박명진, 조명호, 이유경, 정보라, 문기옥, 홍사근, 김철용, 이창용, 임영준, 이양숙, 方晏子 제씨를 전형위원에 선임, 별실에서 전형한 결과 위원에

문기옥, 안종서, 이유경, 정보라, 조명호, 박명진, 안병식, 방안자, 김문조, 정도성, 임영준, 朴扶榮, 朴東奭 제씨, 평의원에 박명진, 趙昊衍, 박용덕, 정용국, 원제신, 이양숙, 홍사근, 최의종, 趙基沆, 이형주 제씨.

토의사항은

가. 치과의술 연구 건
나. 치과의사검정시험에 관한 건
다. 치과재료기계에 관한 건
라. 보건후생당국에 치과부문을 置하고 책임자로 치과의사를 置할 것
마. 치과의사법 제정에 관한 건
바. 유급사무원을 회에 置할 것
사. 非치과의사 취체에 관한 건
아. 치과의사회관 설치에 관한 건
자. 기타 건

이상 여러 가지를 토의한 결과 가결한 것도 있고 위원에 一任한 것도 있으며 기타 건은 金 배급문제를 토의한 후 6시에 폐회. 기념촬영을 하고 6시 30분부터 雅敍園에서 懇親會가 있었다. 여흥에 들어가 각자 소개를 하고 여러분이 특기를 발휘하야 興味津津하였다. 특히 이날 재료상 조합에서 점심 대접을 하야 일동 감사히 생각하였다.

 

한성지부회

한성치과의사회는 시간관계로 不得己 次週로 연기하여 12월 16일 오후 2시부터 경성치전에서 개최하였다. 총회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개회선언 (안병식씨)
1. 애국가 奉唱
1. 개회사 (문기옥씨)
1. 창립준비위원장 경과보고 (문기옥씨)
1. 회칙초안 검토
1. 위원 선거
1. 기타 사항
1. 만세 봉창
1. 폐회사

建國 途上 공사간 분주한 회원들이것만 40여명이 출석하야 새 출발의 意氣를 昻揚하는 바 있었다. 회칙은 일부수정을 가하고 통과. 위원 선거는 전형제를 가결하야 회원의 口頭 呼名으로 문기옥, 김문조, 임영준, 박명진, 홍사근 5씨를 전형위원에 선출. 별실에서 신중히 전형하야 다음 같이 임원을 선거하였다.

위원장 김용진씨, 부위원장 김연권씨, 위원에 朴正湜씨, 김기천씨, 이성민씨, 최의종씨, 이동환씨, 김종옥씨, 이형주씨, 홍사근씨, 조기항씨, 서병서씨, 평의원 朴琦用씨, 임영준씨, 김문조씨, 안병식씨, 김정희씨.
평의원 김정희씨는 임원 중의 홍일점으로 그 활약이 기대된다.

기타 사항으로 金 배급건에 대하야는 희망수량 기록 제출하고 배급량은 均一制를 一致 可決하였다. 일제 시대에 차별적 배급을 분개한 회원 일동의 심리를 여실히 露呈한 것으로 셍각한다.

재료건에 대하야 임영준씨의 조사 보고가 있었고 일본인 치과의원 매매 건에 대하여는 적극적 조사를 위원에게 一任하기로 만장일치 가결하였다.

대한독립만세, 한성지부회 만세를 부르고 문기옥씨의 폐회사가 있은 다음 역사적 창립총회의 막을 닺고 희망에 넘치는 조선치과계에 新發足을 하게 되었다.

                                                  정리 : 조영수<전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

 

 

'朝鮮齒界'는 해방된 조국의 첫 치과전문지로 1946년 5월에 탄생했습니다. 발행인은 황영기, 편집장은 최효봉 그리고 발행처는 조선치계사로 되어 있습니다. 표지까지 110쪽 정도의 분량이지만, 이 안에는 해방을 맞은 한국 치과계의 박동이 느껴지는 글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각 지역치과의사회 소식은 물론 치과의무행정에 대한 소감 그리고 당시의 임상과 치과기재상공에 관한 이야기까지.. 덴틴은 광복 70년을 맞아 이 소중한 사료들을 연재의 형식으로 독자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치과계 각 분야가 70연 전의 초심을 회복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연재를 기획하고 직접 정리까지 맡아주신 조영수 선생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