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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메르스는 지나갔지만.. 이번엔 지원·보상 '차별'

실질지원책 직접 피해 의료기관에만 집중

MERS 마지막 자가격리자 1명이 27일 0시를 기해 격리해제 됐다. 이로써 격리치료중인 양성환자 1명을 제외하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68일만에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종결됐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감염원이 될 수 있는 마지막 양성 환자 1명은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 더 이상 메르스가 전파될 위험은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8일 이후 공식적인 종식 선언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두달간의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국내 전 산업이 피해를 입었지만, 특히 의료계는 태평양에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온 슈퍼태풍을 맨몸으로 막아 선 외딴 섬처럼, 온통 할퀴고 패인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게 됐다. 메르스 환자들과 직접 부대낀 일부 병원들은 물론 환자들의 발길이 끊긴 의료산업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이다.

치과의 경우 메르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자가격리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환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자기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치과를 찾을 수 있고, 전 과정이 구강내에서 이뤄지는 치과치료의 특성상 이 경우 의료진은 물론 주변 환자들까지 감염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원가는 부랴부랴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는 등 대응 태세에 나섰지만, 이미 민심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죽을 병이 아닌 이상 병원에 가는 자체를 기피했으므로, 치과치료는 두말하면 잔소리가 되어 버린 꼴이다.

치과의료정책연구소가 메르스 피해지역 3곳과 청정지역 1곳의 치과 40곳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의 환자 추이를 조사했더니 평균 환자감소율 22%에 치료비 감소율도 19%나 됐다. 특히 메르스 피해지역의 경우 치과당 평균 137명의 환자가 줄어들어 평균 1,317만원의 매출감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동네치과에서 월 1,300만원의 매출 손실은 거의 치명적이나 마찬가지이다.

다행히 7월 들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긴 했지만, 일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메르스 공포는 여전했으므로 결국 치과계도 긴~ 고난의 시기를 국민들과 함께 어렵게 버텨낸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은 좀 달랐다. 사태가 진정되자 수습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병원 폐쇄 등 직접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안이었다. 치과까지 곁다리로 낄 수 있는 지원책이래야 진료비를 보름 정도 앞당겨 지급해 주는 조기지급과 메디칼론 이자율 인하 정도가 고작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복지부는 최근 '메르스 확산에 따른 의료기관 경영난 지원에 모두 2조3천억원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보상이 필요한 특별한 경우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메르스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모두 떠안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환자 감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수시로 기구들을 멸균하고, 치과내부를 표면소독하는 등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해온 치과병의원들의 선의마저 차별받아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이번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게 된 의료기관이 있다면, 그래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병원이든 치과든 모두가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