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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New Age] 국내 뉴에이지의 대명사 이루마 Yiruma

천재가 아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오늘을 이루어 가는 이루마






옛말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기대에 비해 실속이 없을 때 그런 비유를 들어서 말하곤 하는데요?  뉴에이지 음악을 소개하겠다고 큰소리 쳐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계획했던바와 다르게 늦장 부리게 되었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이다보니 늦어졌습니다만, 좀 더 부지런히 좋은 정보를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지면을 빌어 송구한 마음을 먼저 전합니다.


많은 뉴에이지 음악과 뮤지션 가운데 어떤 음악을, 어떤 뮤지션을 먼저 소개 해야 할까 적잖은 고민을 했습니다.  뉴에이지의 역사와 함께한 올드한 아티스트를? 가장 최근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아티스트를? 아니면 국외 뮤지션? 국내 뮤지션? 이것 저것 참 많은 고민을 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시간만 허비하고 애당초 계획했던대로 국내 뉴에이지 뮤지션을 먼저 소개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의 정서와 문화가 무엇보다 소중한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애국심이 뛰어난것은 아니고 그저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문화가 세계의 문화를 지배하게 될것이라는 다소 소녀틱한 발상으로 이루마의 음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표현을 붙이기에 이루마는 가장 제격인 뮤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데뷔 15년 되는 이루마의 음악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그의 음악에 걸맞는 이름의 가치와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내 뉴에이지 뮤지션으로는 독보적으로 해외에서 음반이 발매되고 있으며 드물게 해외 뮤지션에 의해 이루마의 음악을 연주한 음반이 발매되는 일도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활동을 통해 한국 뉴에이지의 역사속에서 이루마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이루마 보다 훨씬 먼저 뉴에이지라는 장르의 음악을 시작한 뮤지션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이루마는 시대적인 흐름에 있어서 때와 시기를 아주 잘 만난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20주년 기념 음반을 발매했던 조지 윈스턴의 December 음반의 Thanksgiving과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이 메스컴을 통해 뜨겁게 전파될 때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대중의 입맛에 맞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출현한 이루마의 음악은 당시로써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출발했으나 자신의 음악적 한계에 부딪쳐 고뇌할 당시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작곡했던 곡을 시디로 만들어 전해주면서 그의 뉴에이지 음악 작곡 인생은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의 데뷔 음반 Love Scene(2001년) 발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즈음, 국내 뉴에이지 시장은 태동의 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순수한 청년의 이미지와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소유한 그의 음악은 음반 시장을 삽시간에 뜨겁게 달구지는 않았지만 시대적 코드에 맞춰 가랑비 옷젖듯 서서히 스며들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데뷔 음반과 비슷한 시기에 발매한 2집 피아노 솔로 음반 First Love(2001년)의 River Flows In You와 When The Love Falls는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 마음속의 강이 흐르고, 사랑에 빠졌을 때... 그렇습니다.  세상이 비로소 그의 음악에 빠져들때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어 런던에서의 삶과 일상, 휴식, 가족등의 테마로 구성한 3집 From The Yellow Room(2003년)은 드라마 여름향기 ost  'Kiss the Rain'이 수록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음악 활동을 하게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영국으로 돌아가기전, 스페셜 음반 Nocturnal Lights...They Scatter(2004)를 발매했는데,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음악과 보컬곡이 수록된 독특한 음반으로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 고뇌의 출발이 되었던 음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2005년 어느 봄날에 발매된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Destiny of Love"  음반을 통해 그는 중대 고백을 하게 됩니다.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진 일기장과 같은 이 음반을 통해 음악에 대한 고뇌의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납니다. 피아니스트이기전에 작곡가로써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노라고... 비록 이 앨범이 마지막 피아노 솔로 앨범이라 할지라도 Overture(그의 데뷔 음반 Love Scene의 첫 곡 타이틀)를 연주하던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하더라도 제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꺼라고... 4집에서 새로운 이야기을 들려줄꺼라고 고백합니다.










그 고백이 반영된 음반이 그해 겨울에 발매 됩니다.  그의 내면의 음악 세계에 조용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Poem과 Music의 합성어 Peomusic 이란 타이틀의 4집 음반을 통해 "나는 음악 시인이다 라고... 나에겐 글이 음악이었고 음악은 시처럼 다가왔다고, 나만의 글들로 한 편의 영화를 들려주고 싶다"던 수줍은 고백과 함께 4집 음반이 발매 되었습니다.  Peomusic 발매와 때를 맞춰 2달 동안 무려 20회에 걸친 전국투어 공연은 그의 이름을 국내 뉴에이지 음악계에 확실히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군입대를 즈음하여 그에게 확연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Nocturnal Lights...They Scatter (2004)스페셜 음반에서 이미 예고 되었던 바람이지만, 그는 자신안의 또 다른 뮤즈를 찾으려 몸부림을 쳤던것 같습니다.  감성적 피아노 솔로 음악에서 탈피하고자 고뇌했던 결과물로 서정적인 선율이 아닌 미니멀리즘이 투영된 *프리패어드 기법을 활용한 5집 h.i.s monologue : One Day Diary... 19th September(2006년) 음반은 당시로써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어! 이루마 음악 맞나!  귀를 의심케 하는 음반이었습니다. 예술가로써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고, 어떤 단편 영화의 배경음악이며,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고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솔직 담백한 고백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이루마의 감성적 피아노 선율을 기대했던 필자로써는 아쉬움이 컸던건 사실입니다.  진솔한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우선 아쉬웠고, 실험적인 음악 성향으로 발전해 나갈것이라는 예감 때문인지 그 시기부터 이루마의 음악을 멀리했던것 같습니다.  또 그 즈음에 국내 뉴에이지 음악계에 프라하, 메이세컨, 박종훈, 이지수등 하나 둘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히 그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2년이 지난 2008년 10월에 피아노와 나의 첫 만남을 테마로 한 6집 'PNONI(2008년)'가 발매되었습니다.  "유치원에 갈래? 피아노를 배울래?" 라고 물었을 때, 망설임없이 피아노를 택했던 어린시절로의 피아노 여행을 떠나는 음반입니다.  그의 감성 피아노를 기다리고 있었던 마니아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음반이였습니다만, 뉴에이지 음악의 홍수 속에서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음반들과 신선한 사운드, 뉴에이지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리울만큼 소리의 영역이 넓혀져 있는 뉴에이지 음반 시장에서 그의 음악은 그리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피아노 솔로 음반에 대한 반가움과 약간의 씁쓸함이 교차되었던것 같습니다. 처음 피아노를 접했을 때의 순수함과 같이 앨범 구성은 기존의 음반과 달리 매우 조촐했고 음악은 따뜻했습니다.


2011년 이루마의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The Best : Reminiscent 10th Anniversary (2011년) 음반이 발매되었을뿐 그의 정규 음반은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그에게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 'TV 예술무대', '이루마의 골든디스크', 수요예술무대'등 방송 진행자로도 활동했으며, 영화와 드라마 사운드 트랙에서 가요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콘서트를 통해 소통하고자 대중을 찾았습니다. 음악 외에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5년만에 정규 음반 7집 "기억에 머무르다 (Stay in Memory) (2012년)"가 발매되었고, 8집 "Blind Film (2013년)"이 발매되었는데, 두 개의 음반은 이루마 음악의 절정판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성숙하고 황홀하게 아름다운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음반이였습니다.  해외에서도 그의 음악은 두각을 나타냈고, 그의 곡을 연주하는 해외 아티스트가 늘어났으며, 네덜란드 현대 음악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예로렌 반 빈은 이루마의 베스트 음악을 연주한 "Yiruma: Piano Works 'River Flows in You(2014년)' 음반을 발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억에 머무르다 (Stay in Memory)" 음반을 통해서 그는 모든것을 내려 놓고 연주한다고, 오랜 시간의 아픔과 고민 그리고 여러 생각들을 이번 음반을 통해 내려 놓고 싶었다고, 바람도 빛도 초침도 모든게 멈춘 시간... 그렇게 기억에 머루르고 싶다는 고백이 모던한 피아노 선율에 그대로 녹아들었습니다.  스스로를 감동시키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소리들이 그의 심장을 통해 걸러지고 그의 손가락 마디를 빌어 채워지고 그의 귀를 통해 다시 한 번 공명되어 고즈넉하게 흘렀습니다.  









그 흐름은 Blind Film으로 이어지면서 그의 음악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자신안의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면 음악에서 무의식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라는 겸손함과 암전된 상태에서 피아노 치는 느낌으로 그리하여 자신안의 빛을,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빛을 찾으며 연주하는 그의 감성은 절제와 클래시컬함과 모던함이 어우러져 진한 삶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별을 위해 이 음악을 바친다"는 글로 마무리되는 Blind Film 음반은 한 단계 도약한 자리에서 회고하는 지난 날 그의 음악 세계을 위한 이별과도 같습니다.


2014년에 미국에서 동시 발매된 스페셜 재즈 음반 Atmosfera (2014년) 을 통해 다시 한 번 음악가로서의 끊임없는 탐구심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그리하여 이루마가 한국 뉴에이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는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 뉴에이지 음악의 중심에 있고 15년의 활동을 통해 그는 음악으로, 그의 삶으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의 음반은 북클릿의 구성, 디자인과 사진, 글의 내용까지 아트적인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음반 구석 구석 이루마의 깨알같은 진솔한 고백이 빠질리 없고, 그것은 이루마의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팬들에 대한 깊은 배려에서 출발하고 있다는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반 소장의 기쁨을 주는 깨알 감동을 놓치지 않는것이 이루마 음반의 특징이며, 그것은 그의 음악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것 같습니다.  자신안의 내면의 세계를 피아노 건반위에 담아 놓았지만 결국은 소통을 위해 그는 피아노라는 악기를 택했고, 소통하는 가운데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이루마표 뉴에이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선 공연을 통해서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결국 자신을 위해서 하는것이고 클래식도 재즈도 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있노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그는 음악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음악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잘 살아온 사람으로 인정 받기를 원하고,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고 새로운 면을 보이고 발전시켜 나가기위해 노력한 작곡가이면서 뮤지션입니다. 한계에 부딪쳤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다보니 그 한계를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얘기하는 이루마는 천재가 아니라 최선의 노력으로 오늘을 일구어낸 뮤지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름값을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루마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15년 뉴에이지 음악인으로써 그의 이름에 걸맞게 쉼없이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루마' 했던 뜻을 차곡 차곡 이루어 가고 있는걸 보면 뉴에이지 마니아로써 그의 그런 노력들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그리하여 다음 음반도 설렘으로 기다리게 됩니다.  빨리 그의 감성을 만나고 싶습니다.  










The Very Best of Yiruma~Piano Greatest Hits (Full ALbum)